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D폴더: 한국 근현대미술가들의 아카이브와 작품》展 개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D폴더: 한국 근현대미술가들의 아카이브와 작품》展 개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3.0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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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현대미술가 아카이브 공개, 4.28까지
‘달진(D)아카이브‘ 소개, 첫 개괄 전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컴퓨터 내 중요 문서를 저장 해두곤 하는 D드라이브를 떠올릴 수 있는 ‘D폴더’라는 제목으로 기획된 전시가 개최된다. 한국 근현대작가 아카이브로 준비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D폴더: 한국 근현대미술가들의 아카이브와 작품》전시다.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4월 28일까지 개최된다.

▲고희동, 유천경유(幽泉徑雨), 종이에 수묵담채,189×51cm, 1932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고희동, 유천경유(幽泉徑雨), 종이에 수묵담채,189×51cm, 1932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2023년을 여는 전시로 박물관 소장품 기반의 《D폴더: 한국 근현대미술가들의 아카이브와 작품》전시를 준비했다. “D폴더”는 김달진 관장이 50여 년간 수집해온 자료들을 한국 근현대작가별로 축적하고 있는 아카이브의 이름으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의미하는 달진(Daljin)의 ‘D’와 자료(Document)의 ‘D’를 붙여 만든 명칭이다. 현재까지 335명의 작가별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를 위해 1850년대생 작가부터 1970년대생 작가까지 시기별 한국 근현대미술가들을 선별했다.

이번 전시는 D폴더를 처음 소개하는 개괄적인 전시로, 335명의 작가목록과 자료의 목록화가 완료된 89명의 작가파일 그리고 신문스크랩, 전시리플릿, 사진, 드로잉, 친필원고, 방명록 등의 아카이브 70여 점과 작품 16점을 선보인다. 전시된 D폴더 작가의 아카이브와 작품들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거시적으로 조명하는 기획이다.

▲한묵, 홍익대학교 교수 시절 사진 (뒷줄 두 번째 이봉상, 한묵), 8×10cm, 1960년 경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주요 출품작은 한국 최초의 서양화 유학생이었던 ▲고희동(1886-1965)의 수묵담채화 〈유천경유(幽泉徑雨)〉(1932), 《춘곡고희동선생 화필 생애 50년 기념 작품전람회》 목록(1957), 「우리나라 최초의 유화. 고희동 화백 자화상 발견 - 동경 유학시절과 1915년에 그린 2점」기사 (대한일보, 1972.11.28.)가 있다. 근대 서화계를 이끌고 1907년 천연당사진관을 개설했던 서화가 김규진의 아들로 몇 권의 저서를 내며 ‘동양화’를 ‘한국화’로 명칭 변경을 주창했고 경주와 남해안에서 사생을 보여주는 ▲김영기(1911-2003)의 수채화 〈충무시 풍경〉(1967) 등도 주요 작품이다.

김규진에게 전통 회화를 사사한 ▲이응노(1904-1989)의 수묵화〈만이추성〉(1932), 1958년 도불 이전 1950년대 화풍의 변화를 알 수 있는 《고암 이응노 동양화개인전람회》 목록(1955), 단행본 『동양화의 감상과 기법』(1955)이 출품되고, 1950년대 이후 한국의 추상회화를 견인했던 ▲한묵(1914-2016)의 판화 〈나선(Spirales) No.1〉(1972), 문학지 표지화(『문학예술』 1955.12월호) 등도 볼 수 있다. 1세대 사실주의 화가인 ▲김형구(1922-2015)의 유화 〈혜화동 풍경〉(1961), 혜화동 화실 사진(1964년경), 설악산 등지의 풍경 스케치북(1989)도 공개된다.

▲김구림, 1/24초의 의미, 단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10분, 1969
▲김구림, 1/24초의 의미, 단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10분, 1969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한국현대미술의 기치를 올렸던 ▲박서보(1931- )의 〈묘법〉 판화 에스키스 드로잉(2001), 반 국전을 선언했던《4인전》(1956) 리플릿,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1970년대 전후 실험미술을 선도한 ▲김구림(1936‒)의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 〈1/24초의 의미〉(1969)가 소개된다. 이와 함께 실험미술 최전방인 제4집단 결성과 활동을 함께 한 정찬승을 김구림이 동판화로 작업한 〈정찬승상〉(1975) 등 현재도 화단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뉴미디어 작가 ▲정연두(鄭然斗, 1969-)의 사진 〈내사랑 지니〉 #7-1,2(2001), 등도 주목할 수 있다.

▲정연두, 내사랑 지니 #7-2, 디지털 C프린트, 63×52cm, 2001 (
▲정연두, 내사랑 지니 #7-2, 디지털 C프린트, 63×52cm, 2001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김달진 박물관장은 “이 전시를 통해 한 작가의 더욱 심도있는 방향으로 연구와 박물관이 소장한 풍부한 아카이브들이 공유되기를 바란다. 매월 한 명 씩을 서울아트가이드에 연재 중이다” 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각 구성별로 전시되는 89점의 작가 파일과 스크랩 자료, 아카이브 70여 점과 16점의 작품들은 하나의 오브제로서 그리고 의미를 갖는 기록물로서 전시하며, 각각의 자료들이 독립된 것으로 때로는 서로 연결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 지점들은 관람자의 기억과 지적인 상상을 통해 작가와 작품세계, 한국 근현대미술의 새로운 세계를 열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전시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