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세종시서 백제 한성기 고분 발견 ‘4~5세기경 유력 지방세력 존재 추정’
문화재청, 세종시서 백제 한성기 고분 발견 ‘4~5세기경 유력 지방세력 존재 추정’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3.22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장 큰 1호분서 왕 하사 물품 출토
문화재청 “유적보존과 개발 상생방안 마련할 것”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세종시에서 발견된 백제 한성기에 조성된 거대한 다곽식 적석분에 대한 발굴 조사 성과가 공개된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시작해 최근 발굴이 끝난 ‘세종 스마트그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부지 내 유적’에 대해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와 함께 22일 현장공개를 실시한다.

▲1호분과 2~5호분 전경
▲1호분과 2~5호분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다곽식 적석분은 ‘하나의 무덤 봉분 안에 다수의 매장시설(시신안장시설)을 둔 방식’으로 ‘돌을 쌓아 만든 무덤’을 뜻한다. 발굴 조사 결과, 주요 유구인 백제 한성기 고분 5기는 주변이 조망되는 해발 약 109m 높이의 구릉 정상부에 위치하며, 주변에서 이들 고분의 추정 진입로와 집터 등 40여기의 유구가 함께 확인됐다.

구릉 정상부 중앙에 가장 큰 규모로 조성돼 있는 1호분은 봉분의 최대 규모가 직경 약 58m, 높이는 약 6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돌로 쌓은 거대한 봉분 내부에는 목곽(관과 부장품을 넣기 위해 구덩이 또는 지면에 나무로 만든 시설) 및 석곽(관과 부장품을 넣기 위해 구덩이 혹은 지면에 돌로 만든 시설) 등 다양한 매장시설이 다수 설치돼 있다.

▲1호분 6ȣ 석곽 유물 출토상태 (사진=문화재청 제공)

유적의 보존을 위해 고분 내부조사를 완료하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시설은 목관(곽) 5기와 석곽 10기 등이며, 내부에서 크고 작은 항아리류와 개배(뚜껑이 있는 접시), 삼족기(발이 세 개 달린 그릇) 등 백제의 전형적인 토기들과 고리자루큰칼, 재갈, 화살촉 등 무기, 마구 등의 부장품이 출토됐다. 특히, 1호분 중 가장 규모가 큰 8호 석곽에서는 위세품(왕이 지방세력의 수장에게 힘을 과시하고 세력권에 편입하면서 지방에 있는 수장의 위신을 세워주기 위해 하사하는 귀한 물품)인 금제가는고리귀걸이(금제세환이식) 한 쌍도 출토됐다.

1호분의 서쪽사면에 맞닿아 조성돼 있는 2~5호분은 직경 20m 내외, 높이 2.5m 내외의 작은 규모들로, 여러 겹의 돌로 쌓여진 1호분과 달리 흙을 이용해 봉분을 조성하고 소수의 매장시설(2~6기)을 갖추고 있어 1호분보다 낮은 위상을 지니는 것으로 파악된다.

▲2호분 지상식의 목관석곽이 연접된 후 커다란 하나의 봉분과 주구를 형성하였다
▲2호분 지상식의 목관석곽이 연접된 후 커다란 하나의 봉분과 주구를 형성했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매장시설과 부장품, 출토된 유구 등으로 미루어 보아 고분은 4~5세기경(백제 한성기)에 축조된 것으로 파악되며, 이를 통해 지역의 유력한 지방세력이 존재하였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한편, 당시 고분 축조를 위한 토목기술 및 묘역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유적이다.

문화재청은 “유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유적보존과 개발에 대한 상생방안을 모색했으며, 유적이 확인된 구릉을 중심으로 유적을 보존조치했다”라며 “추후 정밀지표조사를 통해 추가 고분의 발견 가능성과 유적의 명확한 범위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하여 문화재 지정과 해당 유적에 대한 학술조사를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