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국민 함께하는 ‘청완 예초의’
4년 만에 국민 함께하는 ‘청완 예초의’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3.2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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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원릉(健元陵) 봉분 예초의, 4월 6일 진행
2010년부터 매년 한식마다 거행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健元陵)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靑薍, 청완)를 자르는 ‘청완 예초의’(靑薍 刈草儀) 행사가 개최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조선왕릉동부지구관리소(소장 김용욱)는 오는 4월 6일 한식(寒食)을 맞아, 오전 9시 30분부터 구리 동구릉 내 건원릉에서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행사는 팬데믹 이후 다시 관람객이 참여하는 가운데서 진행될 예정이다.

▲2022년 예초의 거행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2년 예초의 거행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건원릉은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봉분이 억새로 덮여있는 봉분이다.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에 따르면 태조(太祖, 1335~1408년)의 유언에 따라 고향인 함흥의 억새를 옮겨와 봉분을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인조실록(인조 7년 3월 19일)을 살펴보면, 태조의 유교(遺敎)에 따라 청완(억새)을 사초로 썼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고, 건원능지(1631년, 능상사초편)에서도 태조의 유명(遺命)으로 함흥에서 옮겨왔다는 기록과 한식에 예초하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예로부터 건원릉 억새는 1년에 한번 한식날 예초(刈草, 풀베기)를 했는데, 문화재청은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듬해인 2010년부터 매년 한식날에 억새를 베는 ‘청완 예초의’ 거행하고 있다.

‘청완 예초의’는 봉분의 억새를 베는 ‘예초의(刈草儀)’와 1년간 자란 억새를 제거했음을 알리는 ‘고유제(告由祭, 중대한 일의 이전이나 이후에, 일에 대한 사유를 고하는 제사)’로 진행된다. 제사 후에는 조선왕릉 제향(祭享)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복(飮福) 행사도 함께 열린다.

▲2022년 예초 완료 모습
▲2022년 예초 완료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올해는 관람객들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더욱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간 ‘청완 예초의’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반 관람객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의식을 최소화해 자체적으로 진행해왔다.

‘청완 예초의’는 관람객 누구나 참관 할 수 있으며, 고유제에 직접 참여(체험)하고자 할 경우 오는 4월 4일까지 조선왕릉 누리집(http://royal.cha.go.kr, 참여마당-문화행사)에서 신청할 수 있다. 성인 6명까지 선착순으로 1인씩 신청 받을 예정이다. 더 자세한 사항은 조선왕릉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화(☎ 031-563-2909)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