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회고하고 토크로 추억하다”…故 한상근 10주기 추념행사 개최
“영상으로 회고하고 토크로 추억하다”…故 한상근 10주기 추념행사 개최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4.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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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9 오후 7시, 아카데미아인 (춤인문학습원)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2013년 4월 타계한 무용창작가 한상근의 10주기를 맞아 그의 춤세계를 기리는 모임이 오는 29일 뉴미디어댄스H포럼 주최로 개최된다.

▲고(故) 한상근 선생의 (왼쪽부터)<적색경보>(1987), <비가> 공연 모습
▲고(故) 한상근 선생의 (왼쪽부터)<적색경보>(1987), <비가> 공연 모습

한국무용 계열에서 현대적 춤을 남다르게 탐색하면서 〈적색경보〉, 〈비행〉, 〈꽃신〉 등 다수의 수작을 남긴 한상근을 회고하며 작품 영상과 비평가 및 지인들의 마음을 담은 토크를 긴 시간 나누면서 그의 춤세계가 갖는 오늘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고 한상근 선생은 우리의 전통춤을 현대화시키는데 주력했던 안무가였다. 특히 1987년, 그의 대표적인 문제작으로 손꼽히는 창작무용 <적색경보>는 당시의 무용계에 이슈를 불러일으키면서 충격을 던져준, 실험성이 강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통춤과 현대춤의 경계를 뛰어넘으며 한국 현대춤을 개척해갔던 그는 “전통춤은 멀리서 보는 것보단 가까이에서 보면 아름다운 손짓과 발짓을 다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며 “소극장 무대는 전통춤을 알리는데 최고의 장소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지역의 전통춤 살리기에 대한 의욕은 새로운 실험의 무대로 이어졌다.

2013년 4월, 홀연히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주었던 고 한상근 선생은 침체하였던 대전의 춤 문화에 불을 지폈던 대전문화예술의 게릴라로 알려져 왔다. 그는 2001년부터 6년간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하면서, 대전 시민들을 위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공연을 펼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안양예술학교와 한양대학교 무용과, 중앙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고인은 서울시립무용단 수석 안무자를 거친 이후,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퇴임한 후에도 한남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거치며 학문에 몰두하면서  공연예술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했고 창원시립무용단 예술감독 및 지방 무용단의 주요 안무자 활동, 지역 춤 운동의 선두주자로 활약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대전의 후배 및 무용인들에 의해 매년 꾸준하게 이어져 온 <명작을 그리다> 공연은 어느덧 한국 전통예술 공연프로그램의 상징이 되면서 대전지역에서 주목을 받는 매력적인 공연으로 뿌리를 굳건히 심어갔다.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발족한 ‘명작을 그리다’ 추진위원회는 고 한상근 선생 10주기 기념공연을 지난 15일 개최했다. 대전 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열린 <2023 열세번째 이야기, –뿌리를 내리다>은 전통과 창작의 융합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으며, 오프닝으로 ‘한상근의 현대춤을 찾아서’라는 춤영상도 상영됐다. 한상근의 혁신적이면서도 현대적 안무의 현대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무초>, <꽃신>, <사랑한다는 것, 그 일곱가지 빛깔>, <우화등선>, <갑사로 가는 길> 등의 춤영상과 함께 춘앵전, 도살풀이춤 등 전통춤, <북위 37도 동경 127도> 등 창작춤으로 이어지는 다양하고 풍성한 공연무대가 펼쳐졌다.

이날 자리에서 <명작을 그리다> 한상우 추진위원장은 “한국 전통춤이 최상의 예술로서 지속가능한 춤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전통문화와 전통예술이 갖는 멋과 진정성을 시민들에게 선사하겠다”라고 밝혔다. 

▲인터뷰를 하는 생전의 한상근 선생
▲인터뷰를 하는 생전의 한상근 선생

대전에 이어 서울에서도 고인을 기리기 위한 자리가 이어진다. 10주기 추념행사 <2023년 오늘, 영상. 토크로 만나는 한상근의 춤세계>의 1부는 한상근의 춤 영상이 상영될 예정이며, 2부는 고인을 추억하면서 한상근의 문제작들을 영상 및 사진으로 살펴며 회고담을 펼쳐낸다. 이날 상영될 <한상근의 현대춤을 찾아서>의 춤 영상과 사진은 고 한상근의 부인인 이공희 영화감독이 편집하여 제작했다. 러닝타임은 8분 24초이다. 

2013년 2월에 '류(流)와 파(派)의 경계'를 허물고, 장기공연으로 1달간 첫 번째 <명작을 그리다> 공연을 기획하여 이끌어갔던 고 한상근 선생은 지역의 창작춤과 전통춤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고, 전통춤의 보급을 위해 소극장을 무대로 한 색다른 연출까지 겸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이른바 한국전통춤의 르네상스를 향한 새로운 동력의 에너지를 쏟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23년 오늘, 영상. 토크로 만나는 한상근의 춤세계>는 오는 29일 오후 7시 서울 아카데미아인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