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기·신장식 2인전 《경계없는 울림_산에서 산으로》, 백두대간과 인왕산이 만나는 자락
민정기·신장식 2인전 《경계없는 울림_산에서 산으로》, 백두대간과 인왕산이 만나는 자락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5.0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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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프로젝트 갤러리, 5.5~27
점점 옅어지고 있는 분단 현실 일깨워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불과 5년 전만 해도 한반도엔 평화의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장엔 신장식 작가의 <금강산>, 로비엔 민정식 작가의 <북한산> 작품이 전시됐었다. 5년 전 그 시간을 기억하며, 다다프로젝트가 민정기·신장식 2인전을 기획했다. 《경계없는 울림_산에서 산으로》라는 제목의 전시는 다다프로젝트 갤러리에서 오는 5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된다.

▲민정기, 세검정 (사진=다다프로젝트 제공)
▲민정기, 세검정 (사진=다다프로젝트 제공)

전시는 ‘분단 현실의 국토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민정기·신장식 작가의 풍경화 작품을 선보이며, 우리의 발로는 만날 수 없는 곳을 작품 안에 담아 보인다. 신장식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북쪽의 금강산으로부터 남으로 설악산을 거치는 백두대간의 자연주의적 실경에 작가의 감각적 형식을 더한 “북에서 남으로”와 같은 동선(動線)을 선보이고, 민정기는 서울 인왕산과 세검정 주변 삶의 풍경과 역사적 공간을 한 화면에서 기운(氣運)으로 병립한 산수를 공개한다. 두 작가의 풍경에 대한 관점과 형상의 조우는 우리에게 질문에 대한 답을 어렴풋하게 전하고 있다.

이번 전시 서문을 맡은 김진하 미술평론가는 점점 옅어지고 있는 분단 현실에 대한 인식, 점점 더 넘어서기 어려워지고 있는 분단을 언급하며, 지금 이 시점에선 분단 역사와 분단 현실에 대한 미적 대안을 추출 해내야 한다고 말한다.

▲신장식, 금강산 (사진=다다프로젝트 제공)

김 평론가는 “그래서 더 아쉬운 거다. 5년 전 우리 모두 기대했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중이라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단이 고착되어 보이는 듯한 지금의 이 난맥상은, 긴 역사에서 보자면 한낱 촌음과 같은 시간이자 잠시 도착된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든 문화예술이든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하는 과정인가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니까. 미술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어 그는 “한반도 동쪽 산악지대의 금강산과 백두대간, 그리고 서쪽 서울의 인왕산이 서로 다른 미적 형식과 언어로 조우하는 그곳에서 상호 이질적인 두 작가의 풍경이 어떻게 긴장과 이완을 동반하면서 어울림 한판을 벌일지 궁금하다. 그리고 또 어떻게 우리들에게 감성적이고도 인문적으로 분단에 관한 미의식과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하다”라며 이번 전시가 불러일으킬 새로운 인식의 창에 대해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전시는 비록 ‘분단’에 대해 우회적이고 소극적으로 그 방향을 제안하고 있지만, 민정기·신장식 작가가 선보이고 있는 풍경은 관람객들에게 잊고 있던 분단 현실과 인식을 일깨워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