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경복궁 옆 송현광장, 이건희미술관 외엔 어떤 시설도 안 지어”
오세훈 시장 “경복궁 옆 송현광장, 이건희미술관 외엔 어떤 시설도 안 지어”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5.0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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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는 디자인, 제일 의미 있어”…시민 위한 공간 약속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현재 녹지광장으로 활용 중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미술관 외에 다른 시설물은 짓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관 ’하늘소’ 개장식에서 환영사를 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제공=서울시)

서울시는 3일 열린송현녹지광장(종로구 송현동)에서 오는 9월 열릴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관 <하늘소(所)> 개장식을 개최했다. 개장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유창수 행정2부시장, 강병근 서울비엔날레 운영위원장(서울시 총괄건축가), 도시건축 분야 문화교류 협약국 대사를 비롯하여 조병수 총감독 외 전시 큐레이터 등 총 2백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서 오세훈 시장은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비어있는 곳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라며 “완전히 비워놓고 싶은게 바람이고 욕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 (광장에) 이건희미술관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많은 분이 즐길 수 있는 컬렉션 외에는 어떤 시설도 들어올 수 없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는 다짐을 분명하게 밝힌다”라며 “디자인 중에 제일 의미 있는 디자인이 아무것도 안 하는 비어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여러 차례 (시청)부서에서도 외부에서도 무엇은 여기 세우겠다고 하는데 미리 원칙을 천명하는 만큼, 어떤 시도도 없었으면(한다)”이라며 “요청이 있을 때 거절하는 것도 큰 일이라 미리 말씀드린다”라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경복궁 동편에 위치한 송현동 부지는 3만7천여 제곱미터로 서울광장의 3배에 이른다. 과거 주한미국대사관 직원사택이 들어서 외교부지로 쓰이다가 2006년에 삼성생명이 매입했고, 다시 한진그룹이 이듬해 한옥호텔 부지로 이를 사들인 바 있다. 그러나 송현동 부지가 여러 규제로 묶여 있어 개발이 지지부진하자 서울시가 2021년 한진그룹에 가락동 성동구치소 부지를 주는 조건으로 교환한 뒤 공원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시민들에게 녹지광장으로 임시 개방됐다.

2년간 개방 후 문을 닫는 광장의 동쪽에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을 전시하는 이건희미술관이 들어선다. 시는 미술관을 중심으로 송현문화공원을 꾸며 이 부지를 다시금 시민에게 개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