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사과 씨앗 같은 것》, 백남준을 쉽게 이해하는 전시
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사과 씨앗 같은 것》, 백남준을 쉽게 이해하는 전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5.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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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1층 제 1전시실, 내년 2월 12일까지
신소장품 ‘랜덤 액세스 오디오테이프’ 공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백남준을 한층 더 쉽게 이해해볼 수 있는 전시 《사과 씨앗 같은 것》(Something like an Appleseed)이 개최된다.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지난달 27일 개막해, 내년 2월 12일까지 관람객을 만난다. 전시 제목은 1980년 뉴욕 현대미술관이 기획한 백남준의 강연, 「임의 접속 정보(Random Access Information)」에서 백남준이 예술과 소통의 교집합을 ‘사과 씨앗 같은 것’이라 언급한 것에서 가져왔다. 이 씨앗은 예술과 소통이 교차하여 생겨날 수 있는 전에 없던 가능성에 대한 비유이며, 당시 새로운 매체이자 시간의 기록이었던 비디오가 가진 잠재력을 이야기한다.

▲백남준, 〈실제 물고기 / 생방송 물고기〉, 1982(1999), 가변크기, 흑백 필코 TV 모니터 1대, 필코 TV 케이스 1개, 어항 1개, 폐쇄회로 카메라 1대, 살아 있는 물고기,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Nam June Paik Estate (사진=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백남준, 〈실제 물고기 / 생방송 물고기〉, 1982(1999), 가변크기, 흑백 필코 TV 모니터 1대, 필코 TV 케이스 1개, 어항 1개, 폐쇄회로 카메라 1대, 살아 있는 물고기,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Nam June Paik Estate (사진=백남준아트센터 제공)

이번 전시는 공간의 한계 없이 언제든지 접속이 가능한 시대를 살고있는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예술과 소통의 교집합과도 같은 씨앗을 싹 틔울 수 있을지 생각해보기를 제안한다. 백남준, 마리 바우어마이스터, 만프레드 레베, 만프레드 몬트베, 알도 탐벨리니, 앨런 캐프로, 오토 피네, 저드 얄커트, 제임스 시라이트, 토마스 태들록의 작품 총 28점과 백남준아트센터 인터뷰 프로젝트 비디오 14점이 전시 된다.

《사과 씨앗 같은 것》은 백남준의 삶과 예술적 여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연보와 함께 선보인다. 백남준 연보는 실험적인 작곡과 공연에 몰두하던 독일에서의 시기, 미국에서 본격화된 텔레비전과 비디오 아트 작업, 대형 전시와 글로벌 프로젝트로 전 세계를 누비며 펼쳤던 그의 예술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새롭게 정리했다. 또한, 백남준에게 영감을 주고 함께 협력했던 다양한 인물들과의 활동과 작품의 주요 제작 시기마다 저술했던 백남준의 글을 시기별로 보여주며, 한층 더 깊게 백남준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백남준, 마리 바우어마이스터, 〈피아노와 편지〉, 1960(피아노)/1962-1980(편지), 가변크기, 분해된 피아노, 백남준이 보낸 사진, 문서, 편지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Nam June Paik Estate (사진=백남준아트센터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신소장품 <랜덤 액세스 오디오테이프>와 <연장선 있는 오디오테이프 헤드>를 국내에서 첫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2022년 백남준아트센터가 수집한 신소장품으로 1963년 백남준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에서 전시했던 〈랜덤 액세스〉를 재제작한 작품이다. 시간의 구조를 조작하고 비디오의 임의적 접근 가능성을 내다보았던 백남준의 사유를 담고 있어 백남준의 초기 작품을 이해하는 단초를 마련하는 작품이다.

외 주요 전시작품으로 1962년부터 백남준과 동료 예술가 마리 바우어마이스터가 주고받은 100여 개의 편지와 마리의 쾰른 아틀리에 공연에서 사용되었던 피아노의 잔해로 구성된 작품, 〈피아노와 편지〉가 있다. 백남준아트센터가 2008년 개관 초기부터 진행해온 인터뷰 프로젝트도 새롭게 소개한다. 이 인터뷰는 백남준과 함께 일했던 동료 예술가, 테크니션, 방송 프로듀서, 영화 감독, 큐레이터 등 16명의 선별된 인물들로 구성되었으며 전시의 관객은 이들이 전하는 백남준과의 만남과 관계, 작품으로만 접했던 내용들의 다양한 이면들을 담은 또 다른 백남준의 삶과 예술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