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니콜라 부리오’ 선임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니콜라 부리오’ 선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5.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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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 창설 30주년 어울리는 감독 물색
현 인류가 고민하는 문제 풀어낼 원숙한 적임자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니콜라 부리오 (사진=광주비엔날레 제공)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2024년 9월 개최되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비평가이자 큐레이터인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가 선임됐다.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는 국제 무대에서 해박한 미술 이론과 뛰어난 전시 기획으로 주목받고 있는 니콜라 부리오를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니콜라 부리오의 예술감독 선임은 창설 30주년에 열리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비엔날레 본연의 미술 담론 형성의 장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아래 진행됐다. 재단은 창설 30주년을 맞아 비엔날레의 본질을 되짚어보고 동시대 사회 전반 현상을 진단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문화 담론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미술 기획자를 물색해왔다.

그 과정 속에서 니콜라 부리오는 현재 인류가 가장 고민하는 주제를 깊고 원숙하게 풀어낼 수 있는 탄탄한 이론적 토대를 지녔으며, 동시에 기획력과 실행력을 겸비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니콜라 부리오는 『관계의 미학(Relational Aesthetics)』(1998), 『포스트프로덕션(Postproduction)』(2002), 『래디컨트(The Radicant)』(2009), 『포용: 자본세의 미학(Inclusions: Aesthetics of the Capitalocene)』(2020) 등 저서를 통해 미디어와 네트워크 등 기술 발전과 맞물려 상호 인간적인 관계와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기반을 둔 예술 실험과 실천 유형들을 집요하게 탐구하고 정립해왔다. 특히 니콜라 부리오의 ‘관계의 미학’ 이론은 동시대 미술 영역에서 ‘관계’, ‘매개’, ‘참여’, ‘상호작용’ 등의 현상을 규정짓는 주요한 개념으로 회자 된 바 있다.

니콜라 부리오의 이러한 예술에 대한 철학과 미술 언어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전시 기획에서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인간과 자연, 인간과 비인간, 기술, 생태, 사회 시스템, 예술과 현실 등 우리를 둘러싼 공간에 대해 탐구하는 담론 지향적인 전시가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파편화된 현대사회에서 인간성 상실을 진단하고 회복을 위한 예술적 대안으로서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모든 공간과의 소통, 인간을 둘러싼 관계의 다발들이 내년 전시에서 다층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니콜라 부리오는 그동안 2009년 테이트 트리엔날레 (Tate Triennial), 2014년 타이페이 비엔날레(Taipei Biennial), 2019년 이스탄불 비엔날레(Istanbul Biennial) 등 대규모 전시를 기획하면서 이론적 토대와 실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에는 부리오가 2022년에 시작한 국제적인 큐레이터 조합인 래디컨츠(Radicants) 활동의 일환으로 베니스의 팔라초 볼라니(Palazzo Bollani)에서 《행성 B. 기후변화와 새로운 숭고함(Planet B. Climate change and the new sublime)》이라는 그룹전을 기획하기도 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이번 감독 선정 배경에 대해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동시대를 대표하는 기획자인 니콜라 부리오가 선정됨에 따라 창설 30주년을 맞은 제15회 광주비엔날레가 비엔날레의 본질인 동시대 미술 담론 형성에 대한 진지한 형성을 통해 세계 문화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니콜라 부리오는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비엔날레이자 1995년 이후 세계에서 가장 영감을 주는 예술 행사 중 하나인 광주비엔날레에 기여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광주비엔날레는 항상 재창조되고 있으며 30주년을 맞이하여 기대감이 크게 증폭돼 있다”라 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니콜라 부리오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이전 비엔날레나 최근의 대규모 국제 전시들과는 다른 전시 방향을 제시하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의 전시는 보편적이면서 겉보기에는 단순한 주제인 공간과의 관계를 다룰 것이지만, 기후변화, 페미니즘, 탈식민지주의, 지구 미래 등 인류의 공통된 문제를 공간의 재창조와 재정의를 통해 표출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울러 영화처럼 전시가 구성되어 관객을 다양한 ‘장면’으로 인도하고 광주 전역을 예술가들의 협업 공간으로 발굴하여 광주라는 도시 자체를 활성화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