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프리뷰]20살 맞은 서울국제무용콩쿠르, 10개국 840명의 꿈을 담다
[현장프리뷰]20살 맞은 서울국제무용콩쿠르, 10개국 840명의 꿈을 담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6.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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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무용콩쿠르의 20년 함께한 역대 수상자 한 자리에
7.4~19,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7.6 한예종 서초캠퍼스, ‘서울국제무용콩쿠르 20년의 회고와 전망’ 포럼 개최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신진 무용수들을 발굴해 국제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해온 서울국제무용콩쿠르가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제20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기자간담회 현장
▲제20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기자간담회 현장

2004년 첫 대회를 연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발레와 현대무용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민족무용(ethnic dance) 부문까지 아우르며 경연을 펼치는 종합 무용경연대회다. 20년간 볼쇼이발레단 시묜 츄진(Semyon Chudin)(1회 남자 시니어),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현준(1회 남자 주니어),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리회(2회 여자 주니어),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4회 여자 시니어), 마린스키발레단 김기민(5회 남자 주니어) 등 국내외 정상급 무용수를 배출했다.

첫 회 105명으로 시작된 이 대회 참가자는 10회 들어 356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883명을 기록했으며, 올해 대회에는 10개국 840명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훌리오 보카 우루과이 국립 발레단 예술감독이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다.

본격적인 콩쿠르 일정 진행에 앞서,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서 허영일(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집행위원장은 20년의 시간을 회고하며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허 위원장은 “이번 행사는 지난 20년 동안 서울국제무용콩쿠르를 이끌어온 수상자들이 함께하는 아주 뜻 깊은 자리이다. 그동안 힘들기도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벅차고 행복한 기분이 더 크다”라며 “7회 대회를 기점으로 국고 지원 사업에 탈락하며 예산상의 어려움을 겪었고, 개막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국회 지원금을 받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10여년 만에 이뤄지는 올해 개막공연은, 한국 무용계를 이끌어온 60대 이상 무용가들이 참여해 후배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한다. 의미 있는 이번 공연이, 신진 무용수들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제17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민족창작 시니어 남자부문 1등 최재원(Altimeets 무용단)
▲제17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민족창작 시니어 남자부문 1등 최재원(Altimeets 무용단)

발레 부문과 월드 갈라 예술감독 조주현 한예종 교수는 “지난 20년 성과를 보니 국내외 발레단 수석ㆍ솔리스트 무용수들 가운데 우리 콩쿠르를 거쳐가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렵더라. 줄잡아 90~100명은 될 것”이라며 “인재 양성은 1~2년이 아닌 10~20년이 지나야 결실을 맺는다. 이번 경연은 서울국제무용콩쿠르가 지난 20년의 결실을 돌아보며 다시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발레 부문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선희 한예종 무용원 교수(실기과 학과장)는 “서울국제무용콩쿠르가 어느덧 20살이 되었다니 감회가 새롭다. 발레뿐만 아니라 컨템퍼러리, 민족무용까지 아우르며 세계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는 콩쿠르는 이 대회가 유일하다”라며 “여러 나라 무용수들이 참여해 기량을 뽐내고, 국제 사회 유명 인사들을 심사위원으로 초청한다는 것은 인재를 발굴하는 것에서 나아가 세계 곳곳에 한국의 춤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앞으로도 서울국제무용콩쿠르가 국내외 우수한 무용수들이 더 높이, 멀리 도약할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전했다. 

내달 4일 개막식에서는 14회 그랑프리 입상자 심재호의 ‘퍼스트 휴먼’, 10회 그랑프리 입상자 임종경의 ‘창백한 푸른 점’ 등을 볼 수 있다. 5일과 6일에는 각각 ‘산조’, ‘경기검무’ 등 ‘민족춤 페스티벌’과 ‘컨템포러리 댄스/안무 페스티벌’이 열린다. 6일에는 대회 20주년을 기념한 학술심포지엄이 ‘서울국제무용콩쿠르 20년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열린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갈라 공연에 참석하는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 무용수 출신 다닐 심킨

19일 열리는 월드 갈라에 세계 최고 발레단 중 하나인 미국 ABT의 수석무용수를 지내며 무용을 넘어 대중적 수퍼스타가 된 다닐 심킨이 ‘해적’ 공연으로 문을 열고,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상은이 컨템퍼러리 작품 ‘기억의 흔적’을 공연한다. 워싱턴 발레단의 이은원이 ‘탈리스만’, 보스턴발레단의 채지영과 이선우가 ‘돈키호테’ 등을 선보인다.

한편, 남성 무용수는 발레·현대무용 부문에서 우승할 경우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되는 병역특례 대상이 된다. 모든 부문 최고 무용수인 ‘그랑프리’로 선정되면 1만달러(약 13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