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김세중 조각상 수상자, 김윤신 작가 선정
2023년 김세중 조각상 수상자, 김윤신 작가 선정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6.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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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신, 정지현 작가, 서유리 연구원 선정
시상식은 오는 24일 김세중 미술관서 진행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2023년 김세중조각상, 김세중청년조각상, 한국미술 저작·출판상 수상자가 선정됐다. 김세중기념사업회(이사장 김남조)는 지난달 30일 제 37회 김세중 조각상 수상자는 김윤신(1935년생), 제 34회 김세중청년조각상 수상자는 정지현(1986년생), 제 26회 한국미술 저작ㆍ출판상은 저작상으로 서유리(1973년생)의 『이탈과 변이의 미술 : 1980년대 민중미술의 역사』(2022)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4일 오후 3시 김세중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정지현, 공공조각파일, 2018, 알루미늄망, 파이프, 2022 (사진=김세중 미술관 제공)
▲2020년 김윤신미술관 전경,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사진=김세중 기념사업회 제공)

김세중조각상과 김세중청년조각상 심사는 안규철(심사위원장, 前한예종 교수), 이용덕(서울대 교수), 이수홍(홍익대 교수), 문주(서울대 교수), 조은정(미술평론가)가 맡았고, 한국미술 저작·출판상 심사는 이기웅(심사위원장, 열화당 대표), 최열(미술평론가), 최태만(미술평론가, 국민대 교수)가 맡았다.

올해 김세중조각상과 김세중청년조각상 심사에서는 ‘김세중조각상’과 ‘김세중청년조각상’은 작가로서의 연배만 다를 뿐 동시대를 살며 창작하는 작가라는 점을 잊지 않으며, 동시대성, 예술의 확장성과 같은 것들에 주목하며 논의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는 데에 집중했다.

제 37회 김세중 조각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윤신은 일찍이 조각, 판화,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흔히 ‘대결’로 지칭되는 조형적 과정을 대상과의 일치라는 ‘합일’로 풀어냈다. 그의 조각은 나무의 속인 안과 껍질인 밖 모두가 하나의 대상으로서 다루어지는데, 대상의 어느 특정 부분만을 선택하여 형상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그대로 재료로 한다.

덧붙여 조은정 미술평론가는 심사평을 통해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작업함으로써 그동안 미술사에서 동양과 서양 남반구와 북반구라는 지구의 보이지 않는 경계의 관습을 벗어난 작가의 확장된 시선은 우리 시대, 매우 소중한 것이다”라고 김윤신의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정지현, 공공조각파일, 2018, 알루미늄망, 파이프, 2022 (사진=김세중 기념사업회 제공)

제 34회 김세중청년조각상 수상자로 선정된 정지현은 드로잉, 회화, 움직이는 설치, 사운드, 영상, 조각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예술의 다양한 방식과 삶의 조건들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다. 대상을 관찰하고 파악하여 그것의 본질을 알아가는 과정에 천착하는 일련의 과정은 번잡한 과정 중에도 결코 길을 잃지 않고 시각예술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태도로 향한다.

조 평론가는 “공간, 속도, 도구, 환경과 같은 시대의 이슈와 작가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선명한 주제의식으로 시각예술에 대한 진지한 탐구로 나아가며, 특정 도구나 재료에 정착하지 않으면서도 시각적 탐험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은 예술의 확장된 영역에 대한 기대감을 일으킨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김세중조각상과 김세중청년조각상의 심사위원들은 “동시대성이라는 미명 아래 타인의 기호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예술 언어를 드러내는 작가들을 만나 기뻤다”라는 총 심사평을 전했다.

제 26회 한국미술 저작ㆍ출판상은 저작상을 수상한 서유리(1973년생)는 근대미술사학자로서 미술사 연구영역을 확장해 온 중견연구자다. 심사평을 대표 작성한 최열 미술 평론가는 그의 저서 『이탈과 변이의 미술 : 1980년대 민중미술의 역사』는 1980년대 민중미술 연구의 단편성, 평면성, 정태성을 단숨에 뛰어넘어 총체성, 입체성, 역동성을 성취한 저술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미술운동이 10년을 지속해 오면서 지나칠 정도로 변화의 폭이 컸고, 기존의 연구는 파편화된 시각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 속 『이탈과 변이의 미술 : 1980년대 민중미술의 역사』는 그와 같은 연구의 한계를 단숨에 뛰어넘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연구를 완성했다고 평했다.

최 평론가는 “『이탈과 변이의 미술 : 1980년대 민중미술의 역사』는 민중미술이 소멸한 시대에 그 과거를 다시 불러와 21세기 오늘의 미술에게 질문하고 있다”라며 “미술사학의 소명이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질문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서유리의 수상작 『이탈과 변이의 미술 : 1980년대 민중미술의 역사』는 가장 날카롭고 매서운 물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중조각상은 한국 현대조각 1세대인 김세중(1928-1986) 조각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87년 제정된 상으로, 해마다 조각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있는 작가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까지 조각상 수상자 80명과 한국미술 저작⦁출판상 수상자 25명을 선정했다.

김세중 조각가는 서울대 조소과 1회 졸업생으로 서울대 교수, 국립현대미술관장 등을 역임했으며, 광화문의 충무공이순신장군 동상이 대표작품이다. 부인 김남조(시인, 숙명여대 명예교수, 예술원 회원)가 김세중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고, 2017년 고인의 자택 터에 김세중미술관을 건립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