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소장품 특별전 《백 투 더 퓨처: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MMCA, 소장품 특별전 《백 투 더 퓨처: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6.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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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 2024년 5월 26일까지 약 1년간
최근 5년 간 수집 소장품 통한, 동시대성 탐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동시대 한국 현대미술 경향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직무대리 박종달)은 소장품 특별전 《백 투 더 퓨처: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이하 《백 투 더 퓨처》)를 6월 16일부터 2024년 5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공성훈, 블라인드 작업, 1992, 블라인드 4개, 페인트, 알루미늄 테이프, 모터, 100×100cm(×4).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변지은 · 공서린 기증.
▲공성훈, 블라인드 작업, 1992, 블라인드 4개, 페인트, 알루미늄 테이프, 모터, 100×100cm(×4).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변지은 · 공서린 기증 (사진=MMCA 제공)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 수집 정책과 방향에 따라 매년 시기·장르·주제별로 고르게 작품을 수집해오고 있다. 《백 투 더 퓨처》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수집된 소장품들을 집중 연구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이 시기 한국 현대 미술은 공성훈, 김범, 박이소 등 1990년대 시대전환기를 예술적 토양으로 삼아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적 양상’을 드러내기 시작됐고, 미술관이 그런 작가들의 작품을 다수 수집했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됐다.

전시명은 1985년작 헐리우드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와 동명이다. 영화 속 주인공 마티가 1985년을 기점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후로 시간여행을 하며 시공간이 충돌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된 1987년은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맥락이 형성되기 시작한 때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는 대내외적으로 급변하는 정치·사회·경제적 상황만큼이나 영화, 음악, 만화 등 대중문화예술이 당시 새로운 세대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시대 변환과 맞물려 전개된 전향적 세대 전환은 이 시기의 가장 핵심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기존 관습이 묻어나지 않고, 이전 논리로는 해석되지 않는 현상과 상황을 거리낌 없이 타고 넘는 세대의 탄생은 이 시기를 정의하는 주요 기제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한국 현대미술 동시대성의 맥락이 형성된 1990년대를 중심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를 상호 영향 범위로 설정하고,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작가적 정체성을 구축한 작가들의 당시 작업과 최근으로 이어진 그들의 작품 활동을 소개한다.

▲박이소, 역사의 문역사적인 문, 1987, 캔버스에 아크릴릭, 181.4×187 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박이소, 역사의 문 역사적인 문, 1987, 캔버스에 아크릴릭, 181.4×187 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사진=MMCA 제공)

전시는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시대 변환과 미술 지형 변동 ▲불일치의 활성화 ▲이질성과 그 비평적 시공간 ▲미래 간섭 혹은 미래 개입이다. 각 섹션별 작품 구성을 통해 1990년대를 관통해 2000년대로 이어지는 시기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이 형성된 맥락과 오늘날 현대미술의 주요 양상을 확인해볼 수 있다.

‘시대 변환과 미술 지형 변동’ 에서는 ‘동시대성’의 관점에서 발현한 미술 행위들을 살펴본다.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현대미술은 전 세계적 변화 상황과 이와 연관된 한국의 사회 환경을 그대로 흡수했기 때문에 보편적이면서 특정적이다. 이에, 이번 전시의 시작점에서 최근 5년간 미술관이 수집한 작품들 중 공성훈, 김범, 박이소, 이동기, 이용백, 최정화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적 양상의 형성이 의미하는 바를 살펴본다.

▲최정화, 내일의 꽃, 2015, 섬유, FRP, 고무, 철분말 가루 혼합, 형광안료, 163.5×130×128, 220×203×188, (1)
▲최정화, 내일의 꽃, 2015, 섬유, FRP, 고무, 철분말 가루 혼합, 형광안료, 163.5×130×128, 220×203×188 (사진=MMCA 제공)

‘불일치의 활성화’ 에서는 ‘동시대성’이 단순한 시간적 차원의 개념이 아니라 기존의 헤게모니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 차원임을 미디어 작업들을 통해 바라본다. 김세진, 박화영, 유비호, 함양아 등의 초기 미디어 작업을 주로 소개한다. ‘이질성과 그 비평적 시공간’ 에서는 1990년대 이전 급격한 산업화와 근대화를 통한 고도성장의 수혜와 폐해가 교차 충돌하고 서로 다른 시간들이 혼재된 혼돈과 새로움의 역동 속에서 성장하며 창작 역량을 구축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구동희, 김두진, 김상돈, 노재운, 금혜원, 노충현, 정재호 등의 작품을 만나본다.

마지막 ‘미래 간섭 혹은 미래 개입’ 에서는 1990년대 형성된 국내 현대미술의 동시대성이 ‘지금 여기’ 미디어 작업을 통해 어떻게 전개되고 확장됐는지를 보여준다. 복합적인 시공간의 관계망을 보여주는 김아영, 남화연, 안정주 등의 2010년대 전후 미디어 작업까지 한국 동시대 미술의 전반적인 흐름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서울관의 1전시실에서 약 1년간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국현이 최근 수집한 주요 소장품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형성과 의미를 추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