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 ‘나전도안’ 중심으로 한국나전칠 공예 선봬
서울공예박물관, ‘나전도안’ 중심으로 한국나전칠 공예 선봬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6.1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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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장의 도안실》展 , 7.23까지
나전칠공예 희귀자료 공개, 40여점 작품 최초 공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한국 근현대 나전칠공예 희귀자료가 공개되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수정)은 오는 7월 23일까지 그동안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근현대 나전칠공예의 희귀자료를 공개하는 특별 전시 《나전장의 도안실》을 개최한다. 나전칠공예란 얇게 간 조개껍데기를 여러 형태로 오려 옻칠한 기물이나 가구의 표면에 감입시켜 꾸미는 공예를 뜻한다.

▲전성규, 나전칠 산수문 서류함과 도안 (사진=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전성규, 나전칠 산수문 도안 (사진=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이번 《나전장의 도안실》전시는 ‘그림으로 보는 나전’을 주제로, 나전작품이나 가구를 제작하기 위한 설계도 역할을 했던 ‘나전도안’을 중심으로 전시한다. 우리나라 근현대 나전칠기를 대표하는 장인 6인의 작품 60여 건과 도안 360여 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로, 그 중 40여 건의 작품과 270여 점의 도안은 최초로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다.

특히 우리나라 나전칠공예 무형문화재들의 스승격인 ▲김봉룡 ▲송주안 ▲심부길 ▲민종태 ▲김태희를 비롯해 900년대 초 나전칠 분야에 ‘근대적 도안’의 도입과 ‘공업용 실톱’의 확산을 주도하며 나전칠공예의 근대화를 이끌었던 수곡 전성규(1880전후~1940)의 작품들을 집중 조명한다.

이들은 각자의 특성을 드러내는 도안 솜씨를 가지고 있다. 전성규, 송주안은 주로 붓과 먹으로 도안을 그려내어 전통 수묵화를 연상시켰고, 역시 먹으로 그린 김봉룡의 도안은 현대의 펜 세밀화를 넘어선다. 민종태는 강한 먹선으로 십장생 등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으며 김태희의 도안은 꽃과 새 그리고 해금강 풍경 등을 연필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김봉룡, 나전칠 쌍룡무궁화당초문 함
▲김봉룡, 나전칠 쌍룡무궁화당초문 함 (사진=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이외에도 우리나라 근현대 나전칠기를 대표하는 6인의 작품 60여 건과 도안 360여 점을 대규모로 소개한다. 전성규의 1937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한 <나전칠 산수문 탁자>(신규 발굴)를 비롯한 작품 6건과 비공개 도안 총 16점이 전시되고 김봉룡의 넝쿨무늬로 채워진 다양한 작품 8건과 도안 총 64점이 전시된다. 송주안의 곡선끊음질이 돋보이는 작품 4건과 미공개 도안 총 36점과 심부길의 직선끊음질로 채워진 작품 4건과 도안 총 36점이 전시된다. 민종태의 미공개 작품 22점과 2019년 나전도안 1,000여점 일괄 기증 자료 중 미공개 도안 110점과 김태희의 미공개 작품 18점과 2022년 나전도안 3,500여점 일괄 기증 자료 중 미공개 도안 125여점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6인의 작품과 도안을 주로 소개는 한편, 이들 장인의 제자들의 인터뷰도 볼 수 있다. 대부분 오늘날 나전칠공예 분야 무형문화재로 활동 중인 제자들은 스승들의 살아생전의 활동뿐 아니라 나전칠공예에 대한 신념과 나전도안에 대한 특별한 생각들을 전하며, 전시의 깊이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