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세상을 보는 창] 지구별 여행 이탈리아편, 냉정과 열정의 도시 피렌체.
[예술가의 세상을 보는 창] 지구별 여행 이탈리아편, 냉정과 열정의 도시 피렌체.
  • 유승현 아트스페이스U대표, 설치도예가
  • 승인 2023.06.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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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현 아트스페이스U대표, 설치도예가

한참전 일이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를 감상하고 같은 제목의 책을 선물을 받았다. ‘냉정과 열정 사이’는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쓴 일본소설이며 이탈리아로 유학을 간 남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당시 감성이 잔뜩 묻은 북디자인으로 ‘냉정’ 그리고 ‘열정’ 두 개로 나눠진 책을 읽으며 내 지난 사랑이 다시 찾아올 듯 필자의 마음속 무엇인가가 슬며시 차올랐다, 영화는 입체적으로 풍성하게 느껴졌으며 책은 상상을 더 해 깊게 느껴졌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오해로 인해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해피하거나 새드한 내용이다. 이미 영화음악은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더 많은 이들이 영화속 명소, 피렌체를 찾아온다. 필자 역시 음악으로 글로 스크린으로 마음에 담았던 냉정과 열정의 도시 피렌체를 방문했다.

메디치 가문의 보고, 우피치 미술관

피렌체는 메디치 가문의 영향을 받아 르네상스를 탄생시킨 곳으로 세계적으로 손꼽는 우피치 미술관이 있다. 르네상스 시대 걸작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많은 미술품이 소장되어 있다. 원래는 행정관청으로 만들어졌으나 프란체스코 메디치에 의해 미술관으로 사용된다. 메디치 공작 가문의 마지막 후손이었던 마이아 루이자가 가문의 작품 컬렉션을 기증한 곳으로 예약해도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피렌체의 대표적 인기 명소로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층계를 따라 오르다 보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스케치를 볼 수 있으며 보티첼리 라파엘로 등의 회화와 조작품을 만날 수 있다. 많은 작품에 놀랄 필요는 없다. 방 번호를 순서대로 따라 가다 보면 메두사의 머리, 동방박사의 경배, 수태고지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품들을 쉽게 영접할 수 있다. 메디치 가문의 문화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예술작품들이 잘 보존되었으며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그네들의 문화예술의 질높은 보존이 마냥 부럽다.

단테와 로댕을 만날 수 있는 단테의 집

피렌체는 은근한 매력이 있는 도시이다. 다양한 창작자들이 모여있으며 이곳에 다녀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곳이다. 오래전 이곳에서 태어난 단테의 흔적 역시 피렌체 곳곳에 묻어있다. 1265년경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단테는 유년시절의 정보는 거의 없다고 한다. 9살 무렵 느낀 베아트리체를 보고 느낀 애정은 단테의 인생을 좌우한다고 할 정도다. 12살 때 젬마 도나티와 약혼을 하고 1291년 결혼을 했지만 베아트리체가 24세로 죽기까지 그그녀를 향한 마음이 있었고 작품세계에도 큰 영향을 주었단다. 단테의 집을 들여다보니 단테가 거니는듯한 모습이 연상 된다. 돌벽 가운데 단테의 흉상도 인상 깊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모델이 단테라고 하는데 그 흉상을 보고 있자니 로댕이 떠오르고 베아트리체가 떠오른다. 정치적 이유로 유랑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단테는 결국 고향 피렌체로 돌아오지 못하고 라벤나에서 생을 마치지만 잠시나마 머물렀던 단테의 집, 그의 생가에는 그를 추모하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유명한 ‘단테의 신곡’은 저승 이야기이며 세계여행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이탈리아 문학의 꽃으로 불리며 사후세계에 대한 중세적인 세계관을 깊이 있게 보여주는 명작이다. 피란체는 수많은 명작을 만나고 작가를 마주하는 신비로운 곳이다.

연인들의 성지, 피렌체 두오모

두오모(Duomo)는 영어의 돔(Dome)과 같은 의미로 집을 의미하는 라틴어 ‘도무스(Domus)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대성당‘ 자체를 의미하며 이탈리아 여행을 하다 보면 돔 형식의 지붕 두오모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피렌체의 두오모는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때문인지 많은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두오모 쿠폴라는 연인이 함께 오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영화 속의 주인공 쥰세이와 아오이가 10년만에 다시 만나는 장소가 이곳이 된 것처럼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사랑을 꿈꾸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어느 누군가는 10년 후 생일날 피렌체 두오모에서 헤어진 연인과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연인들의 성지가 되는 곳. 피렌체는 사랑이다.

“누군가를 가장 사랑하는지 알고 싶으면 멀리 여행을 떠나라.

그곳에서 내 옆에 있었으면 하고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다”

소설 ‘냉정과 열정’에 나오는 글이다.
필자 역시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선물을 고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