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서울연극제, 극단 수 <띨뿌리> 대상 수상
제44회 서울연극제, 극단 수 <띨뿌리> 대상 수상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6.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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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적 <4분 12초>,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대학과 연극> 우수상 수상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제44회 서울연극제(집행위원장 박정의)가 지난 20일 오후 7시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수상작을 시상하며 61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제44회 서울연극제 대상을 수상한 극단 수 <띨뿌리>

이번 제44회 서울연극제 대상의 영광은 극단 수 <띨뿌리>(구태환 연출)에게 돌아갔으며 부상으로 상패와 상금 1천 5백만원이 주어졌다. <띨뿌리>는 우리 현대사를 관통하는 해결되지 않은 전쟁의 상흔과 강한 여진을 월남한 실향민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그려낸 작품이다. 극작을 한 김윤식 작가가 ‘희곡상’을 수상하고 춘매 역을 맡은 황세원 배우가 ‘연기상’을 선오 역을 맡은 박승희 배우가 ‘신인연기상’을 수상해 기쁨을 더했다.

우수상은 극단 적의 <4분 12초>와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의 <대학과 연극>이 차지했다. 극단 적의 <4분 12초는> 성폭력 사건을 다루되 당사자가 아니라 사건을 바라보고 대하는 주변 인물들에 초점을 맞춰 그들 중심으로 끌어나가는 작품인데 이곤 연출이 ‘연출상’을 주인공인 다이 역을 맡은 곽지숙 배우가 ‘연기상’, 무대디자인을 맡은 정영 디자이너가 ‘무대예술상’ 그리고 ‘관객리뷰단 인기상’을 차지함으로 해서 5관왕의 영광을 누렸다.

또 다른 우수상 수상작인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의 <대학과 연극>은 연극을 둘러싼 교육현장의 불편한 현실을 리얼하게 때로는 코믹한 방식으로 고발하며 동시에 이를 표현하기에 걸맞는 연극 양식의 모색까지 시도하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청춘오월당의 <우리교실>(연출 전용환)에서 조차 역을 맡았던 박무영 배우가 ‘연기상’을 차지했고 신인연기상에 김세영 배우(도라 역), 무대예술상에 곽두성 조명디자이너가 수상해 큰 기쁨을 누렸다. <우리교실>은 우리와 역사 정서가 공통점이 많다고 여겨지는 나라의 과거에서 현대까지를 연대기적으로 다루되 이념 종교 국가 인종에 대한 편견과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성 인종 소수자 차별 등 기존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넓고 깊게 파헤쳐보려는 방대한 담론을 실제 연극적 시도 청각 장애인 단신 연기자 외국인 출연 등을 통해서도 구현하고자 한 작품인 프로젝트 그룹 빠-다밥의 <추락 Ⅱ>의 이세영 배우(루시 역)가 연기상을 차지했다.

이번 제44회 서울연극제는 작년 가을 94편의 지원작에서부터 심사를 시작했다. 1차와 2차걸친 심사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본선에 오른 8편의 공식참가작을 비롯해 열린축제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펼쳐졌는데 이는 이번 서울연극제가 단순한 극장 공연을 위한 행사가 아닌 조금 더 적극적이고 동시대의 이슈를 담아보고자 하는 고민이 반영된 것이다. ‘기후와 환경’ ‘연대와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마련된 야외공연 8개팀의 공연과 기후위기를 고민하는 강연과 토론 그리고 창작자들의 발표까지 연결된 ‘창작아트랩ing’ 연극에서 제작된 소품 및 의상을 공유하는 순환장터(온라인)까지 크게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눠서 극장 밖의 관객들과 만나며 다른 느낌의 서울연극제를 만들었다. 

김철리 위원장은 “이번 제44회 서울연극제는 전반적으로 새로운 형식 시도의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음과 동시에 영상 활용과 무대의 간소화 등으로 작가와 연출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배우의 연기를 통해 살려내고자 하는 점, 또 극장 조건에 맞춰서 관객과의 소통을 극대화 하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는 점 등을 높게 평가했다”라며 “수상자 선정은 상대평가적 결과이다. 참여자 모두가 정성을 듬뿍 담아 만든 작품들이기에 우열을 가린다기 보다는 주최 측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라 진행됐다”라는 총평을 전했다. 

폐막식은 집행위원장인 박정의 서울연극협회장의 인사말과 이경민 배우의 축사부터 시작됐으며 특별공로상 시상이 이어졌다. 특별공로상은 창단 30주년을 맞은 극단 창작마을과 50주년을 맞은 극단 민예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