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대피했던 강릉 경포대 현판, 50여일 만에 제자리로
산불로 대피했던 강릉 경포대 현판, 50여일 만에 제자리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6.2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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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지난 20일 현판 귀향식 개최
산불 이재민 일상 복귀도 기원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지난 4월 강릉 산불로 긴급 대피시켰던 보물 ‘강릉 경포대(鏡浦臺)’의 현판 7기가 제자리를 찾았다. 대전에 있는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50여 일간의 긴급보존처리를 마치고 다시 원래 있던 경포대로 돌아온 것이다.

▲경포대 현판 제막식 (사진=문화재청 제공)
▲경포대 현판 제막식 (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지난 20일 보물 ‘강릉 경포대’(강원도 강릉시) 앞에서 강릉시(시장 김홍규)와 함께 경포대 현판 7기가 제자리로 돌아왔음을 알리고, 이재민들의 일상 복귀를 염원하기 위한 귀향식(歸鄕式)을 개최했다. 강릉 경포대는 고려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인 묵객들이 찾아 학문을 닦고 마음을 수양한 장소로, 2019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지난 4월 11일 산불 발생 당시 ‘강릉 경포대’는 주변 나무에 불이 붙는 긴박한 상황에 처했었다. 이 상황 속에서 강릉시청 및 소방서,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강원지역문화재돌봄센터 등 관계자들은 헌신적으로 ‘강릉 경포대’를 지켜냈다. 이후 긴급한 현장 판단에 따라 현판 7기는 인근의 오죽헌 박물관으로 이동됐었다.

당시, 인근에 있던 비지정문화유산인 ‘강릉 상영정(觴詠亭)’은 전소되고, 강원도지정 유형문화유산인 ‘강릉 방해정(放海亭)’은 안채와 별채의 도리 및 연목 일부가 불타는 피해를 입었다.

▲(좌) 강릉 경포대 현판 처리 전 (우) 강릉 경포대 현판 처리 후
▲(좌) 강릉 경포대 현판 처리 전 (우) 강릉 경포대 현판 처리 후 (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이후 오죽헌 박물관에 긴급 대피시킨 현판들이 급박하게 떼어내는 과정에서 일부 틈이 벌어지거나 모서리 이음쇠 등이 탈락하는 등의 결실이 있는 점을 확인하고, 4월 26일 대전에 있는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이송해 각각 훈증과 세척, 색 맞춤, 고리 설치, 안료 안정화 등의 긴급 보존처리 작업 등을 거쳐 보존처리를 했다.

20일 열린 현판 귀향식에는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해 강릉 산불로부터 경포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주요 내빈이 참석했다. 식에서는 ▲현판 보존처리 경과보고 ▲현판 제막식 ▲주요 문화유산의 산불 대응 현황 설명 등을 통해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는 자리를 만들었다. 또한 청은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의 신속한 일상 복귀를 함께 기원한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