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등 최초 발견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등 최초 발견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7.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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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시작된 정밀 발굴, 연구 성과 결과
직물 발견, 직물 연구사 중요자료 될 것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2014년부터 정밀 발굴 조사와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는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 돌무지덧널무덤에서 신라시대의 머리꾸밈새와 직물 등이 최초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는 추진해오고 있던 발굴 조사에서 과학적 연구‧분석을 통해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 ▲피장자의 머리 꾸밈새 ▲금동제 장신구에 사용됐던 직물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주 쪽샘 44호분 비단벌레장식 말다래 재현품 (사진=문화재청 제공)
▲경주 쪽샘 44호분 비단벌레장식 말다래 재현품 (사진=문화재청 제공)

돌무지덧널무덤은 적석목곽묘(積石木槨墓)라고 하며 나무로 짠 곽 주변에 돌을 쌓고 봉분을 조성한 신라 특유의 무덤을 뜻한다. 쪽샘 44호분은 실 발굴일수 1,350일이라는 기나긴 조사과정을 통해 돌무지덧널무덤의 전체 구조와 축조 공정을 복원할 수 있었고, 보존과학, 의류직물학, 토목공학, 지질학 등 여러 학문과 협업한 연구 성과가 있었다. 나아가 이를 토대로 새로운 연구 성과도 밝혀지고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신라고분 44호의 피장자는 10대 공주로, 쪽샘 44호분은 ‘신라공주묘’라고도 불린다. 2020년 발굴조사 당시 주인공의 머리맡에 마련된 부장 공간에서는 수백 점의 비단벌레 금동장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오랜 기간 유물에 대한 분석‧연구 끝에, 연구소는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한 죽제(竹製) 직물 말다래(말 탄 사람 다리에 흙이 튀지 않도록 안장 밑에 늘어뜨리는 판)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비단벌레 말다래 세부 (사진=문화재청 제공)
▲비단벌레 말다래 세부 (사진=문화재청 제공)

말다래는 대나무살을 엮어서 만든 바탕 틀(크기 80×50㎝)의 내면(마직물 1장)과 외면(마직물, 견직물 등 3장)에 직물을 덧대고 그 위에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금동 심엽형(心葉形, 나뭇잎 모양) 장식과 금동 영락(瓔珞, 달개) 장식, 금동 대(帶) 등을 배치했다. 심엽형 장식은 금동판에 비단벌레 딱지날개 2매를 겹쳐 올리고 그 위에 다시 금동주연대(周緣帶)를 올린 후, 실로 고정해 제작했다. 1점의 영락 장식에 4점의 심엽형 장식이 결합해 꽃잎모양을 구성했고, 이러한 꽃잎모양 50개가 말다래에 각각 부착 돼 있는 형태다. 당시 찬란했던 신라 공예기술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유물이다.

또한, 2020년 금동관 주변에서는 폭 5㎝의 유기물 다발과 다발을 감싸고 있는 직물흔이 발견됐다. 분석 결과 유기물 다발은 피장자의 머리카락으로 확인됐고, 머리카락을 감싼 직물의 형태를 통해 머리카락 여러 가닥을 한 데 묶은 머리모양 꾸밈새도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금동관, 금동신발, 말띠꾸미개 등 금동제품에 사용됐던 직물도 발견됐다. 실물자료로는 최초로 확인된 것이 많아, 직물 연구사에 중요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금·은 팔찌, 반지
▲금·은 팔찌, 반지 (사진=문화재청 제공)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7월 4일 오전 11시, 오후 3시 총 2회에 걸쳐 서라벌문화회관(경상북도 경주시)에서 그간의 조사 성과를 총망라하는 발굴조사 성과 시사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4일부터 12일까지 쪽샘유적발굴관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유물을 출토 당시의 모습으로 재현해 공개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발굴성과와 유물의 출토·보존처리 과정을 국민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다양한 체험 행사를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나누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