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합창단, 여름합창축제 『칼 오르프, 카르미나 부라나』 개최
국립합창단, 여름합창축제 『칼 오르프, 카르미나 부라나』 개최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7.10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30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국립합창단(단장 겸 예술감독 윤의중)은 2023년 기획공연으로 8월 30일, 31일 양일간에 걸쳐 <2023 국립합창단 여름합창축제>를 개최한다. <2023 여름합창축제>의 첫 번째 무대는, 20세기 독일의 대표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칼 오르프(Carl Orff, 1895~1982)의 역작으로 대규모의 합창 및 오케스트라 구성, 화려한 기교, 웅장함이 돋보이는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를 선보인다. 이어서 열리는 두 번째 무대는, 서울국제음악제 및 앙상블오푸스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작곡가 류재준의 세계 초연곡으로,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을 위한 헌정곡 <Missa Solemnis>가 펼쳐진다.

▲작곡가 류재준
▲2023 국립합창단 여름합창축제 무대를 꾸미는 작곡가 류재준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는 <2023 국립합창단 여름합창축제>는 정통 서양 클래식부터 창작 합창음악까지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상호적 레퍼토리로 합창 애호가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도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8월 30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를 올린다. 대규모의 오케스트라와 합창, 그리고 독창을 위한 이 작품은 197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립오페라극장에서 일부 초연되었고, 3부작 전곡의 초연은 1953년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연주되었다. 성악 및 합창, 오케스트라, 춤, 무대장치 등이 한데 어우러진 예술작품으로, 1803년 독일 바이에른 지방에 위치한 베네딕트 보이렌 수도원에서 발견된 250개의 필사본 중 칼 오르프가 25곡을 발췌해 만든 무대 음악형식의 칸타타(성악곡)이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 앞에 놓인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며 인생의 무상함을 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카르미나 부라나>는 총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곡은 제1곡과 제 2곡으로 나뉘며, 제1부 '새봄‘(제3곡~제10곡)‘, 제2부 ’술집에서‘(제11곡~제14곡), 제3부 ’사랑의 정원‘(제15곡~제24곡)을 주제로 하며, 제25곡은 처음 제1곡이 다시 반복되는 구조를 지닌다. 시작과 마지막 곡인 ‘O Fortuna’(오 운명의 여신이여)는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강렬한 합창의 선율로 드라마나 영화 또는 광고의 배경음악으로도 자주 사용되어 대중들에게 이미 친숙한 곡이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라틴어와 독일어가 혼합된 가사로 사랑, 종교, 도덕, 술, 자연에 대한 묘사 등 다양한 내용을 그리고 있으며, 정적이면서도 직설적인 리듬, 독특한 화성적 구조, 팀파니 · 글로켄슈필 · 실로폰 · 심벌즈 · 트라이앵글 등의 대규모 타악기 배치, 소프라노 · 테너 · 바리톤 · 독창 및 대합창 · 소합창 · 어린이합창의 편성, 장엄한 대형 오케스트레이션 등 현대적이면서 독창적인 칼 오르프만의 독특한 음악 양식을 구축하였다.  

1895년 독일 뮌헨 출신의 칼 오르프는 오페라, 음악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며 20세기 현대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지휘자, 음악 교육가이다. 1921년 독일의 작곡가 하인리히 카민스키(Heinrich Kaminski, 1886~1946)를 사사한 그는 뮌헨 · 만하임 · 다름슈타트에서 지휘를 공부하였고, 1936년 일생일대의 역작 오라토리오 <카르미나 부라나>를 완성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는다.

이번 기획공연은 지난 4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에드워드 엘가 <더 뮤직 메이커스> 등 국립합창단과 여러 차례 협연하며, 화려한 기교와 폭넓은 음색으로 호평을 받은 소프라노 박미자(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교수), 현재 국립합창단 단원으로 활동 중인 부드럽고 깊은 음색의 테너 박의준, 세계적 명성의 각종 콩쿠르 석권 및 유럽 유수의 극장에서 오페라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강형규와 안동시립합창단, 안산시립합창단, 안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 코리아쿱오케스트라까지 성악 및 합창,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무대로 20세기 현대음악의 진수를 선사한다.

8월 31일(목)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되는 2023 여름합창축제 두 번째 시리즈 류재준 『Missa Solemnis』를 세계 초연한다. 이 작품은 5악장으로 구성된 라틴어 가사 및 푸가(Fugue, 하나의 주제가 각 성부 혹은 악기에 규칙적인 모방반복이 등장하면서 특정된 조적(調的) 법칙을 이루어 구성된 악곡) 형식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정체된 사회,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권위주의 국가 간의 신냉전이라는 새로운 시대로의 도입,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끝나지 않은 전쟁, 지구 온난화 문제 등 21세기 현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대립 및 갈등 구조, 심각한 환경 문제 등 방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 가장 강력한 모티베이션이 된 것은, 안타깝고 참혹한 상황에 남겨진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슬픔과 아픔이다. 이상 기온과 재해 등 다양한 환경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암담한 현실속에서 각자의 사사로운 이익과 욕심으로 가득찬 이기적인 사람들로 인해,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살아가는 어머니의 눈물이 담겨 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을 위한 헌정곡인 이 작품은 국립합창단을 통해 세계 초연된다. 

작곡가 류재준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및 크라코프 음악원을 졸업하였으며 작곡가 강석희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Krzysztof Penderecki)를 사사하였다. 핀란드 출신의 거장 첼리스트 아르토 노라스(Arto Noras)의 헌정곡인 첼로 협주곡를 비롯하여 20세기 한국을 이뤄낸 모든 세대에게 바치는 진혼교향곡 등 독주곡에서부터 교향곡까지 다양한 편성 작품을 통해 다양하고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아가고 있다.

이번 류재준 <Missa Solemnis> 공연은 오페라 ‘라보엠’ 등 다양한 무대에서 주역으로 열연한 소프라노 이명주를 비롯하여, 오페라 ‘코지 판 투테’, ‘호프만의 이야기’ 등 유수의 작품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한 알토 김정미, 오스트리아 빈 폭스오퍼 주역 가수로 활약한 테너 국윤종,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국립극장 ‘루치아’의 엔리코 역으로 열연한 베이스 바리톤 김재일과 시흥시립합창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이번 <2023 국립합창단 여름합창축제>의 티켓 가격은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이며, 예술의전당 및 인터파크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국립합창단 유료회원은 1인 4매까지 40%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재관람 할인 및 토끼띠 할인, 학생(초 · 중 · 고 · 대학생) 30% 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이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국립합창단(02-580-7000)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