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일 간의 여정 마친 《제 14회 광주비엔날레》 폐막 "약 50만 명 관람객 다녀가"
94일 간의 여정 마친 《제 14회 광주비엔날레》 폐막 "약 50만 명 관람객 다녀가"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7.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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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씻긴 문화예술의 갈증
관람 만족도 75.9%, 최고 만족도 기록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제 14회 광주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가 94일 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폐막을 알렸다.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는 지난 9일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야외광장에서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를 비롯해서 후원사, 도슨트, 운영요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폐막식을 진행했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올해 제 14회 광주비엔날레가 “코로나 이후 문화예술 향유의 갈증을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씻겼다”라고 이번 비엔날레가 불러일으킨 효과를 언급했다.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대중 곁으로 찾아온 광주비엔날레는 약 50만 명의 관람객을 맞았고, 국내외 언론사와 괌란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4월 20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관람한 휘트니미술관 관계자 (사진=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지난 4월 20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관람한 휘트니미술관 관계자 (사진=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문화ㆍ예술 현장의 최전선, 50만 명 관람객 다녀가

비엔날레가 열린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94일 간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 약 50만 명 관람객이 다녀갔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 친구들과 함께 문화예술을 즐기려는 관람객들이 늘었으며, 코로나 여파로 학생 단체 관람객은 줄어들었다. 실제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관람객 만족도 조사’에서 관람 동반 유형 결과를 보면 친구와 동반한 관람객이 48.2%, 가족 동반이 32.2%였으며, 단체는 6.3%로 집계됐다.

학생 단체 관람은 줄었지만 전국 각지 문화예술 관련 전공 대학생들의 관람은 지속되면서 동시대 최첨단 문화‧예술 교육 현장이자 필수코스로서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홍익대, 중앙대, 계원예술대, 안양예술고, 인천예술고, 세종예술고, 광주예술고 등 전국 미술 관련 전공자 및 학생들은 물론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진심 미술 애호가들의 관람이 늘어났다.

다양한 분야 인사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가 5월 17일 다녀갔으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한 광주, 전남, 대구, 울산, 세종, 경기, 강원, 충남, 경남 등지에서 온 10여 명의 시‧도교육감 등이 방문했다. 스타와 인플루언서 등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댄스가수 유랑단’ 출연진인 가수 김완선, 엄정화, 화사, 개그우먼 홍현희 씨를 비롯해서 김영하 소설가, 김상욱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등이 다녀갔다.

전시를 보러 온 관람객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것도 특징이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관람객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종합 관람 만족도는 75.9%로 이는 2012년 이래 역대 최고 만족도를 기록했다.

▲김구림 작가의 〈바디 페인팅〉을 재해석한 참여형 퍼포먼스  (사진=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현 사회 직면한 문제, ‘미술’로 풀어내

올해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는 대한 외신들의 관심과 호평도 이어지면서 세계 5대 비엔날레로서 명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더 가디언, 엘 문도, 신화통신, 아트리뷰, 프리즈, 아트아시아퍼시픽, 아트뉴스, 아트넷, 오큘라 등 다수의 해외 유력 매체에 보도됐다. 이들 언론에서는 이번 비엔날레가 현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주제를 부드럽고 편안하게 전달되도록 기획했으며, 테이트모던 현직 감독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전시라고 호평했다.

외신의 호평 속에서 해외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방문도 두드러졌다. 휘트니미술관의 아담 D 웨인버그(Adam D. Weinberg) 관장, 테이트 모던의 프란시스 모리스(Frances Morris) 관장, 카스텔로 디 리볼리 현대미술관의 캐롤린 크리스토프-바카기예프(Carolyn Christov-Bakargiev) 관장, 모리미술관의 마미 카타오카(Mami Kataoka) 관장 등이 찾았으며, 영국 테이트모던 후원회, 뉴 뮤지엄, 워커 아트 센터 등의 관계자도 다녀갔다.

전시 기간동안 들려온 제 14회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 기획자들의 희소식도 많았다. 이숙경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이 맨체스터 대학의 휘트워스 미술관장으로 선임됐다. 그리고 일본 참여작가 모리 유코(Yuko Mohri)는 내년에 열리는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 작가로 선정됐으며, 이숙경 예술감독 또한 일본관 큐레이터로 임명됐다.

▲4월 9일 열린 네덜란드 파빌리온의 증거 재판 퍼포먼스
▲4월 9일 열린 네덜란드 파빌리온의 증거 재판 퍼포먼스 (사진=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이숙경 예술감독이 기획한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는 ‘광주정신의 은유를 통한 보편적인 확장과 공감대 형성’을 이뤄냈다고 평가받는다. 비엔날레 본 전시에선 31개국 43도시, 79작가의 340여점 작품이 절제된 미학 속에서 조화를 이뤘다.

기술과 발전 등의 동시대 사회 현상 속에서 선주민들의 전통, 치유법, 집단 창작, 공예 등 삶의 지혜를 살펴보고, 현대인들이 성찰하고 치유 받고 공존하는 삶에 대한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과 대안을 담백하면서 ‘선한 전시’로서 관람객들에게 다가갔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관람객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작품으로 엄정순 작가의 <코 없는 코끼리>를 선정했으며, 이건용 화백의 <바디스케이프 76-3>, 타스나이 세타세리(Thasnai Sethaseree)의 <거품탑> 등이 그 뒤를 이었다.

▲4월 9일 참여작가 팡록 술랍과 함께 한 목판화 체험 시민참여워크숍
▲4월 9일 참여작가 팡록 술랍과 함께 한 목판화 체험 시민참여워크숍 (사진=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이번 광주비엔날레를 맞아, 재단은 비엔날레 2일권 입장권을 개발하는 등, 도시 브랜드 제고 및 관광과 연계한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도 다방면으로 펼쳤다. 본전시 이외에 관람객들의 파빌리온 전시 관람을 돕고자 파빌리온이 밀집돼 있는 양림동 등을 운행하는 광주비엔날레 셔틀버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관람객 만족도 조사’에서 관람객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외국을 포함한 타 지역이 52.6%로 나타나는 등 ‘광주’ 도시 브랜드 제고에 힘을 더했다.

올해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광주의 정신을 은유적으로 전하며, 보편적 확장과 공감대를 넓혔다. 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역대 최장 기간인 94일 동안 광주비엔날레가 안전사고 하나 없이 성공적으로 마치게 돼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이번 전시회를 찾아 주신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께 마음으로부터 감사하다”라고 감사함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