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제20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개막…“몸·마음·말이 하나 되는 성년 잔치”
[현장스케치]제20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개막…“몸·마음·말이 하나 되는 성년 잔치”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7.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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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행사 태평무, 현대무용, 창작발레 등 9팀 무대 선봬
7~16일 본선 경연…18일 폐막식, 19일 월드갈라 개최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미래 무용 주역들의 국제 무대 진출 등용문 ‘제20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지난 4일 오후 6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개최됐다. 

▲제20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개막식 현장 사진
▲제20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개막식 현장 사진

개막식은 10회 수상자 김유연과 17회 수상자 정인혁의 사회로 진행됐다.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2004년 처음 개최되면서 발레, 현대무용, 민족무용, 안무 부문 경연을 펼치는 세계 유일한 무용 콩쿠르로 인정받아왔고, 국내ㆍ외 정상급 무용수들을 배출해왔다. 20주년을 올해 대회에는 10개국 840명이 참가했고, 발레와 현대무용 부문의 입상자에게는 병역특례 혜택이 주어진다. 이를 통해 무용수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김성재 이사장의 자리를 대신해 오지철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개막사 대독으로 축제의 막이 올랐다. 김성재 이사장은 “20년 전 한국에서 국제무용 콩쿠르를 개최하는 것은 커다란 모험이었다. 여러 어려움이 많았지만 조직위원과 집행위원회의 의지와 무용수들의 열정으로 훌륭한 성과를 내며 한 단계씩 발전했다”라며 “첫 대회에는 국내외에서 105명이 참가했지만, 10회 대회는 356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세계 각지에서 역대 최다인 883명의 젊은 무용수들이 기량을 겨뤘다. 올해는 10개국에서 840명의 무용수들이 참가했는데, 참가자 모두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가진 기량을 마음껏 뽐내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수고해주신 역대 심사위원님들, 조직위원님들과 운영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축하를 받아야 할 분은 허영일 집행위원장이시다. 허영일 위원장님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무용에 대한 꿈과 열정으로 서울국제무용콩쿠르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허 위원장님의 헌신적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며, 아울러 모든 무용인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라고 덧붙였다. 

유경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이 참석해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축사를 대독했다. 박보균 장관은 “무용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힘차게 뿜어낼 서울국제무용콩쿠르의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올해로 20번째를 맞이한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2004년 재정적으로 어려운 무용 꿈나무를 위해 국제무대로 진출할 발판을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처음 닻을 올렸다. 발레와 현대무용으로 시작해 세계 각국의 민족무용과 안무까지 분야를 넓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무용 콩쿠르가 됐다”라며 “저마다의 꿈을 키워온 젊은 무용수들이 이제 전 세계 무대를 누리고 있다. 참가한 무용수 한 분 한 분의 집념과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여러분의 열정과 투혼으로 우리 공연예술계의 지평이 넓어지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국회의원, 골드워터 코리아 김형수 대표, 미코 니시넨 보스턴발레단 단장 등이 서울국제무용콩쿠르의 20주년을 함께 축하했다.

축사에 이어 서울국제무용콩쿠르의 발전을 위해 힘써온 이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공로상 시상이 있었다. 공로상 수상자는 ▲신철식 우호문화재단 이사장(전 국무조정실 정책차장)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문훈숙 유니버설 발레단 단장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미나유 서울 탄츠스테이션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 ▲정혜경 송원대학교 명예교수 ▲김혜식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원장 ▲양성옥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한명옥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전미숙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양정수 수원대학교 무용학과 명예교수 ▲김영실 전 수원대학교 레저스포츠학과 교수 등이다. 

허영일 집행위원장은 “20년 전 105명으로 시작한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올해 840명이 됐다. 이번 개막 공연은 지난 20년 동안의 입상자, 참가자가 모두 몸과 마음과 말이 하나가 되는 특별한 성년 잔치이다. 그들은 오늘 각각 사회자로서, 무용가로서, 안무가로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라며 “돌이켜보면, 재정적으로 어려운 무용 꿈나무들을 위해 국제 콩쿠르를 만들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뜻이 전달되어 시작한 일이 이렇게 열매를 맺게되며, 많은 스타 무용수들을 배출하게 됐다. 이 자리를 빌려 20년 동안 꾸준히 이끌어주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및 부처 모든 분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올린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제20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개막식 축하 공연 전체 출연진
▲제20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개막식 축하 공연 전체 출연진

개막식에 이어 개막 행사에서는 ▲윤유정, 윤종현 ▲김예은 ▲Physical Monologue ▲김혜현 ▲임종경 ▲문영철 ▲이윤경, 최두혁 ▲이정윤 ▲윤미라무용단 등 총 9팀의 무대가 펼쳐졌다.

윤종현과 윤유정이 선보인 ‘강선영류 태평무’는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의미를 가진 태평무를 강선영이 전승한 것이다. 의젓하면서도 경쾌하며 가볍고도 절도 있게 몰아치는 발 디딤새로 인해 신명과 기량의 과시가 돋보이는 춤으로, 정중동의 미적형식을 표현했다. Physical Monologue의 ‘퍼스트 휴먼’은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고립된 상징인 ‘미지의 땅’을 이미지화 하여 단순하면서도 내재되어 있는 몸의 감각을 일깨우며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인간적인 해프닝을 그려냈다. 

천상병의 시 ‘귀천’에서 모티프를 얻은 문영철의 ‘소풍’은 희노애락의 삶을 인생의 소풍이라는 내용으로 표현한 창작발레 작품이다. 1막 탄생, 2막 삶, 3막 죽음의 구성으로 진행됐다. 최두혁과 이윤경의 선보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1970년 영국에서 팀라이스와 앤드류 웨버에 의해 작사, 작곡 된 록 오페라를 우리나라 육완순 교수가 세계 최초 현대무용 안무작으로 재편성한 1973년 작품이다. 

이정윤 무용가는 그가 중점을 두고 있는 호흡, 접지, 곡선, 명상 등의 춤 기법을 통해 내면의 근원에 집중하는 민속성 강한 작품 ‘백송’을 선보였다. 윤미라무용단은 차고 기우는 달의 순환과 그 서사적 의미를 극장공간에서 다채로운 표현양식을 통해 펼쳐보였다. ‘달굿’은 총 5장의 이미지 중 마지막 에필로그에 해당되는 무대로써 강강술래와 장고춤이 다채롭게 변주되어 흥과 신명을 더했다. 더불어, 김예은의 ‘I DIVE’, 김혜현의 ‘자유’, 임종경의 ‘창백한 푸른 점’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한편, (사)서울국제문화교류회(회장 김성재)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무용협회 등이 후원하는 제20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집행위원장 허영일)는 2004년 창설됐다. 발레, 컨템퍼러리댄스, 민족춤, 안무 부문에 걸쳐 경연을 펼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종합성 무용콩쿠르로, 지난 19년 동안 시몬 추딘(Semyon Chudin, 1회,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상은(2회, 독일 젬퍼오퍼발레단), 김기민(5회, 마린스키극장 수석무용수), 안남근(5회, 국립현대무용단), 브루클린 맥(B. Mack, 8회, 워싱턴발레단), 박예지(10회, 스페인국립발레단) 등 수많은 국내외 무용 스타를 배출한 바 있다.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4일 개막식과 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민족춤 페스티벌, 20주년 기념 심포지엄, 컨템퍼러리댄스 및 안무 페스티벌과 각 부문 본선 경연을 거쳐 18일 폐막식과 시상식, 19일 월드갈라 공연으로 대장정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