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예박물관 《서(書)로 부르는 노래》展, 서예로 만나는 우리 ‘사투리’
서울서예박물관 《서(書)로 부르는 노래》展, 서예로 만나는 우리 ‘사투리’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7.1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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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7.29~8.27
80년대 이후 출생자들 모인 창작 집단 80後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청년 서예가들이 우리나라 전국 각지의 사투리를 먹으로 표현한 전시가 열린다. 예술의전당(사장 장형준)은 오는 29일부터 8월 27일까지 《서(書)로 부르는 노래》를 서울서예박물관에서 개최한다.

▲꽃픠어, 화선지에 먹, 70*50cm, 2019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서(書)로 부르는 노래》는 서예가로 주목 받고 있는 단체 ‘80後’(이하 팔령후)와 함께 두 번째 공동 기획한 전시로, 전국 각양각색의 사투리를 담은 작품 약 8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희(喜, 기쁨)’, ▲‘노(怒, 분노)’, ▲‘애(哀, 슬픔)’, ▲‘락(樂, 즐거움)’이라는 인간의 근원적인 4개의 감정을 주제로 꾸려졌다.

각 지역의 고유 유산이며 정서와 문화, 역사를 포함하고 있는 ‘사투리’가 어떻게 서예로 표현되고, 새롭게 해석됐는지 느껴볼 수 있는 전시다. 사투리의 발음과 어휘들은 각기 다른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희ㆍ노ㆍ애ㆍ락’ 네 갈래의 정서로 묶여 한국인의 정서를 노래하며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번 전시를 함께 기획한 팔령후는 “서예를 고집하는 요즘 애들, 80後”라는 슬로건으로 1980년 이후 출생한 서예 전공자들로 이루어진 단체다. 2014년 29명의 혈기왕성한 서예가들이 모여 시작한 팔령후는 해마다 정기전을 이어오며 현재 40여명의 회원이 함께 서예를 공부하며 전통예술의 매력을 알려오고 있다.

▲장미여관-봉숙이, 우산 위에 먹, 가변설치, 2023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서(書)로 부르는 노래》에는 팔령후 소속 14명의 작가(묵산 권정구, 고담 김정환, 경전 윤정연, 우현 이동하, 은재 이보배, 청람 이신영, 이완 이완, 인중 이정화, 연천 이종암, 홍구헌 정의방, 남송 정준식, 동재 조민, 우헌 조용연, 보인 채송화)가 참여한다.

우리에게 서예는 흔히 ‘고전 시구’나 ‘문자’를 쓰는 것으로 익숙하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우리네 입에서 실제로 흘러나오는 구어를 그래로 서예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또한, 서예가 현대적으로 변화하는 과정도 담는다.

▲수적천석, 한지에 먹, 가변설치, 2023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예술의전당 장형준 사장은 “이번 전시는 청년 서예가들과 함께 서예 장르의 다양성의 문을 열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라며 “서예를 통해 새로운 관객과 소통하며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소리꾼 김율희가 지원하격에도 나선다. 판소리에 담긴 기쁨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을 전시장 구석구석에서 김율희의 소리로 들을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녹음에 참여해 우리에게 익숙한 심청가, 수궁가, 춘향가, 흥보가의 일부를 생생하게 들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