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년 만에 원주로 돌아가는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112년 만에 원주로 돌아가는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7.3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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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시 국외반출 등 어려움 겪어
오는 8월 10일 지광국사탑 귀향식 개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5년여에 걸쳐 보존처리를 마친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하 지광국사탑)’ 부재들이 원래 자리인 원주로 돌아온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정소영)가 2016년부터 보존 처리를 진행한 지광국사탑을 강원도 원주시로 이송하고, 원주시와 함께 8월 10일에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에서 지광국사탑의 112년 만의 귀향을 기념하는 귀향식을 개최한다.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유리건판, 서울 명동 시절(국립중앙박물관 출처)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유리건판, 서울 명동 시절(국립중앙박물관 출처)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문화재청은 지난 6월, 원주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을 지광국사탑 부재의 임시 보관처로 지정했으며, 총 33개 부재 중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한 옥개석과 탑신석을 제외한 31개 부재를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부재(部材)는 석탑을 구성하는 다양한 석재로, 기단부와 탑신부(석탑의 몸), 옥개부(석탑이나 석등 따위의 위) 및 상륜부(머리장식) 등으로 구분된다. 지광국사탑의 경우 33개로 구성돼 있다.

지광국사탑은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지에 세워졌던 고려 시대 국사(國師) 해린(海麟, 984~1070)의 사리와 유골이 봉안된 승탑이다. 평면 사각의 전각 구조로 화려한 조각이 장식돼 역대 가장 개성있고 화려한 승탑으로 꼽힌다.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하층기단석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하층기단석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12년, 일본 오사카로 국외반출되는 등 십여 차례나 해체돼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는 고난을 겪었고, 한국 전쟁 중에는 폭격으로 파손되기도 했다.

지광국사탑이 원래 있던 원주를 떠나 서울, 오사카, 경복궁,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원 등으로 자리를 옮겨 다니다가 이번에 다시 원주로 돌아가는 여정은 직선 거리로만 산정해도 1,975km나 된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2016년 지광국사탑을 완전 해체해 대전으로 이송한 후 2020년까지 과학적 조사와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결실돼 없어진 부재는 산지(産地)를 과학적으로 조사해 탑이 조성될 당시와 가장 유사한 석재를 구해 새로 제작했고, 파손부재들을 접착하는 등 잃어버렸던 본래의 모습을 최대한 되찾고자 했다.

▲부재 포장 전경 (사진=
▲부재 포장 전경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원주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이송된 지광국사탑 부재는 복원 위치가 확정될 때까지 기획전시 공간에 상설 전시된다. 관람객뿐만이 아니라 승탑이 원주로 돌아오기를 기다렸던 지역 주민들이 언제든지 찾아 볼 수 있도록 전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이번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지원 속에서 추진될 수 있었으며, 청은 원주시와 긴밀히 협의해 지광국사탑이 보존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검토한 후 최종 복원위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