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개관 2주년 맞아 ‘정약용’의 「하피첩」 원본 공개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개관 2주년 맞아 ‘정약용’의 「하피첩」 원본 공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8.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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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오는 13일까지
2016년 이후 7년만의 공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개관 2주년을 맞아 ≪하피첩(霞帔帖): 아버지 정약용의 마음을 담은 글≫ 특별전이 개최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이 2015년 구입한 <하피첩>은 2016년 5~6월 열린 특별전에서 최초로 원본이 공개됐고, 파주관 개방형 수장고에서는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보일 예정이다. 원본은 안전한 보존·관리를 위해 오는 13일까지, 2주 만 공개된다.

▲하피첩 1첩(甲) "가족공동체와 결속하며 소양을 기르라"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하피첩>은 조선 후기의 대표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1762~1836)이 1810년에 만든 서첩으로, 2010년 보물로 지정됐다. 정약용이 천주교 박해 사건에 연루돼 1801년부터 1818년까지 전라도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기간에 제작된 것으로, 한 집안의 가장이자 사랑하는 자녀들을 둔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부인 홍씨는 애달픈 마음을 담아 시집올 때 가져온 노을 빛깔의 치마를 남편 정약용에게 보냈고, 정약용은 이 치마를 잘라 서첩 형태로 만들었다. 그리고 두 아들 학연(1783~1859)과 학유(1786~1855)에게 전하고픈 당부의 말을 적어 <하피첩>을 완성했다.

▲하피첩 2첩(乙) "자아 확립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닦으며 근검하게 살아라"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정약용은 자식들에게 평생 교훈이 될 만한 내용들을 담아 총 4첩의 <하피첩>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는 3첩만 전해지고 있다. 정약용은 유배 중인 자신의 처지를 고려해 폐족(廢族)의 자손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며, 몸과 마음가짐은 어떻게 가지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가 등을 <하피첩>에 간곡한 글로 전했다.

첩의 순서에 따라 “가족공동체와 결속하며 소양을 기르고(1첩), 자아 확립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닦아 근검하게 살며(2첩), 학문과 처세술을 익혀 훗날을 대비할 것(3첩)”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하피첩 3첩(丁) "학문과 처세술을 익혀 훗날을 대비하라"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이번 특별전에서는 <하피첩> 원본 공개와 함께,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원본 파일을 소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을 맞이해 관료 혹은 실학자 정약용이 아닌,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지닌 아버지 정약용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