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에든버러 축제 속 한국 공연문화”…『페스티벌 피플』 출간
[신간]“에든버러 축제 속 한국 공연문화”…『페스티벌 피플』 출간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8.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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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5년간의 에든버러 축제 체험기
▲저자 엔젤라 권|책구름|정가 19,800원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축제는 난장(亂場)이다. 여러 사람이 뒤섞이고 왁자지껄하며 여러 볼거리가 즐비하다. 축제의 에너지는 그 안에 참가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와 사람을 한데 섞어 융합시킨다. 코로나 시기를 거쳐 오며 위생과 안전을 위해 격리, 개인화, 각자도생의 뉴노멀 사회로 진입한 요즘, 사람 간의 심리적, 물리적 거리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 그만큼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는 줄고 있으며, 오해와 다툼의 소지는 늘어나는 형국이다. 

이에 1999년 <난타>를 시작으로 <점프>, <카르마>, <셰프(비밥)>, <타고>, <코리안드럼>, <브러쉬>, <스냅>, <흑백다방>, <이어도> 등 수많은 한국 공연을 세계에 알린 엔젤라 권이 약 25년간 에든버러 축제에 참가하며 만난 인연을 이야기한다. 에든버러 코리안 시즌 예술감독이자 글로벌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 중인 엔젤라 권(권은정) 에이투비즈 대표는 최근 <페스티벌 피플>을 출간했다. 

에든버러 축제의 수많은 공연장 중 가장 오랜 역사와 높은 명성을 자랑하는 어셈블리의 극장장 윌리엄과 함께 코리안 시즌을 기획하게 된 계기부터 누군가를 보살펴 본 경험이 없는 저자가 10대인 조카와 단둘이 에든버러에서 지내며 겪게 되는 가슴 쓸어내릴 일화까지 생생한 에든버러 축제의 현장을 전달한다.

베스트 프렌드이자 동성애자인 닐스, 자신의 모국어이자, 영어에 밀려 점차 영향력을 잃고 있는 게일어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라우라와의 일화 등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양성이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 곧, 축제가 필요한 이유에 관해 역설한다.

저자는 해외 공연을 다니기 시작한 1999년부터 억울함을 쌓아가고 있었다. 당시 문화 예술 공연계에서 한국의 위상은 실제 공연의 질과는 관계없이 낮았다. “중국 공연인가요? 아니면 일본 공연?”이라거나 “한국도 공연을 만드는 줄 몰랐어요.”라는 말을 듣던 저자의 억울함은 한국 문화를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열망을 이어졌다. 그것은 세계 80개국, 300여 도시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원동력이 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로 완성되어 가는 축제는 온기로 가득하다.”라는 저자의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축제의 현장에서 만난 10명의 친구들로 이어져 <페스티벌 피플>로 완성되었다. 이 책에는 이 10명의 페스티벌 피플 외에도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축제라는 공통 관심사를 바탕으로 우정과 신뢰를 발전시키며 인연을 이어간다. 그 과정을 전달하는 저자의 살아 숨 쉬는 글은 독자에게 실제 축제 현장에 참여한 듯한 흥겨운 에너지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