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제28회 제주국제관악제 콩쿨, 트럼펫1위 김준영, 금관5중주 Ventus Brass Quinte
[현장스케치]제28회 제주국제관악제 콩쿨, 트럼펫1위 김준영, 금관5중주 Ventus Brass Quinte
  • 이은영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8.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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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금관5중주 등 부문별 한국인 연주자 강세
옌스 린데만 예술감독 “초반 라운드부터 참여자 기량 역대급”
이상철 조직위원장 "첫 제주출신 입상자 나와 기뻐"
스캇 하트만 심사위원장 "앞으로 유럽과 아시아, 아메리카 등 다양한 지역 경연자 더 많아지길 바라"
수상자들 "상금으로 필요한 악기 구입하겠다"
10일 간 일정 마무리…“14개국 4200명 참가”

올해 제주국제관악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우승자가 대거 나왔다. 특히 금관5중주 부문은 한국인 연주자가 모두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트럼펫 부문 1위는 한국의 김준영이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중국의 Zhengxu Ji와 Xunji Yang가 입상했으며, 테너 트롬본은 1위에 캐나다의 Julien Hategan, 2위는 한국의 윤용수, 3위에 프랑스 Nicolas Cunin이 이름을 올렸다. 호른부문은 중국의 Zhicheng Jin과 Yang Jingxuan이 입상하였다. 제주 출신 첫 제주국제콩쿠르 입상자인 강민성 군이 최종결선에 진출해 3위를 차지했다. 금관5중주 부문은 한국이 모두 휩쓸었다. 1위에 Ventus Brass Quintet이, 2위에 KOR Brass Quintet, 3위는 Knua Brass Quintet이 차지했다.

▲제18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 여름 시즌 입상자 기자 회견 현장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이상철)는 16일 오전 제주 시내 한 호텔에서 수상자 기자회견을 가진 후, 제주아트센터에서 올해 콩쿠르 입상자음악회 및 시상식을 끝으로 여름 시즌 폐막을 알렸다. 이번 관악제와 콩쿠르에는 14개국에서 79개 팀, 총 4200여 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기자회견에는 이상철 조직위원장을 비롯, 옌스 린데만 예술감독, 스캇 하트만 심사위원장을 비롯 우승자들이 참석해 이번 콩쿠르와 축제에 대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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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관악제 이상철 조직위원장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이 자리에서 3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국제관악제가 대중성과 전문성의 균형을 잘 잡고 있는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상철 조직위원장은 “국제관악콩쿠르는 실제 세계적 관악 등용문이 되어가고 있고, 국제관악제 역시 제주도민에게 자랑스러움으로 꾸준히 생명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조금씩이라도 관악의 콘텐츠를 더 보태보고자 하는 욕심으로 거의 모든 관악 악기에 대한 거의 모든 분야가 관악제 안에 녹아들었다고 본다. 초창기 입상자 출신들이 국내외 관악 담당 교수, 교향악단 단원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30주년을 내다보며 조금 더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콘텐츠를 확대해서 단원들을 지키고 살리면서 말이다. 콩쿠르와 축제를 동시에 융화시키는 제주관악제만의 특징이 더욱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앞으로 책임감을 갖고 더욱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제주도민에게 사랑받는 축제로 도민 여러분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점검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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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제18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 스캇 하트만 심사위원장, 옌스 린데만 예술감독, 이상철 조직위원장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옌스 린데만 예술감독은 “올해 제주국제관악콩쿠르는 너무 훌륭했고 1, 2라운드부터 참여자들 기량이 역대급으로 좋았다. 1, 2, 3등 입상자들은 월드 클라스 뮤지션들이다”라며 “국제콩쿠르의 중요한 점은 1등을 찾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서로 영감을 받고,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캇 하트만 심사위원장은 “한 분 한 분 소리를 듣고 심사할 때 너무 좋았다. 심사를 진행하는 동안 심사위원단 사이 이견이 있기도 했지만 1, 2, 3등을 뽑을 때만큼은 같은 마음으로 결과를 발표하게 되어 매우 기뻤다”라며 “매년 얼마나 빨리 관악 세대가 바뀌는지 모른다. 15~25세가 평균인데 세계 플레이어들의 판이 바뀌는 느낌이다. 올해 아시아쪽 참가자가 비교적 많았는데, 앞으로 유럽과 아시아, 아메리카 등 다양한 지역의 경연자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제18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 트럼펫 부문 우승자 김준영
▲​제18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 트럼펫 부문 우승자 김준영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트럼펫 부문 우승자인 한국의 김준영 씨는 “감사한 상을 받게 됐다. 바쁜 일정 가운데 집중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기쁘다”라며 “리허설 중 동료 음악인들을 만나며 이들의 장점과 본받을 점을 연구하면서 연주에 임했고, 연주할 때 저만의 색깔을 보여주고자 했다. 앞으로 이번 우승 경력을 토대로 더 큰 콩쿠르에도 도전하며 훌륭한 뮤지션이 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테너 트롬본 1위를 한 캐나다의 Julien Hategan은 “참가만으로 뜻깊고 영광스러운 축제인데 첫 국제대회 참가에서 우승이라니 믿을 수 없다. 경연 시스템은 잘 조직돼 있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 좋았다”라며 “향후 이번 우승을 토대로 유럽의 콩쿠르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테너 트롬본 1위 수상자인 캐나다의 Julien Hategan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호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중국의 Zhicheng Jin 군은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이 대회를 알고 있었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관악 콩쿠르이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었다”라며 “제주도는 너무 아름다운 곳이고 경쟁자들이 많아 곤란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우승을 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금관5중주 1위 팀인 한국의 벤투스 브라스 퀸텟(Ventus Brass Quintet)은 “제주국제관악제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이렇게 큰 행사를 개최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벤투스 브라스 퀸텟은 직장인부터 학생까지 연령도 직장도 다양한 다섯 관악인들로 구성돼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콩쿠르에서 얻었던 것을 적극 발휘해 내년 예술의전당 IBK홀에서의 첫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앞으로 국내외적으로 활동하며 발전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입상자들은 상금을 어떻게 사용하겠느냐는 기자석의 질문에 대다수가 자신의 악기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필요한 악기를 사겠다는 대답을 했다. 한 수상자는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서 공부를 하기 위한 집을 구하는데 사용하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입상자들에겐 입상증서와 함께 3개부문(트럼펫, 테너 트롬본, 호른)에서 1위 미화 8천 달러, 2위 6천 달러, 3위 4천달러의 상금을 각각 받게 된다. 트럼펫 부문 1위 입상자에게는 상장과 상금 외에 네델란드 애담스사에서 기증한 트럼펫 1대를 부상으로 받게되며, 호른 부문 1위 입상자에게는 야마하코리아에서 기증한 호른 1대를, 테너 트롬본 부문 2위 입상자는 독일 악기 제작사인 리틴에서 기증한 알토 트롬본 1대를, 테너 트롬본 1위 입상자에게는 프랑스 꼬르뚜아 악기사에서 테너트롬본을 부상으로 받게 된다. 금관5중주 부문에서 수상한 팀들은 입상증서와 함께 1위 미화 1만 3천 달러, 2위 1만 달러, 3위 7천 달러의 상금도 함께 받게 된다. 입상자음악회는 8월 16일 제주도립교향악단과 협연으로 제주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지난 7일 개막한 제28회 제주국제관악제와 제18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 여름 시즌이 15일 경축음악회와 16일 입상자 음악회로 1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제주국제관악콩쿠르는 2009년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되었고 개인 부문 2위 이내 입상한 내국인에게는 병역 혜택이 주어진다. 국내에서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와 함께 가입되어 있으며 관악으로는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