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전 세계 330개 갤러리 참여하는 ‘키아프ㆍ프리즈 서울’ 9월 개최 앞둬
[현장스케치] 전 세계 330개 갤러리 참여하는 ‘키아프ㆍ프리즈 서울’ 9월 개최 앞둬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8.23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9월 6~9일, 코엑스 전관
개막 전 간담회, 키아프-프리즈 관계성 질의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이지완 기자] 서울이 세계 미술 시장 한 가운데로 들어선다. 오는 9월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는 한국화랑협회가 운영하는 제22회 키아프 서울(Kiaf SEOUL)과 제2회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개최된다.

▲지난 17일 열린 키아프, 프리즈 공동간담회에서 황달성 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 키아프 제공)

행사 개막에 앞서 지난 17일에 키아프와 프리즈의 공동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아시아 최대 규모 아트페어를 앞두고 있는 시점인 만큼 많은 취재진이 참석했다. 간담회에는 화랑협회 황달성 회장과 프리즈 서울의 디렉터 패트릭 리(Patrick Lee)가 자리해 직접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코엑스 전관에서 열리는 올해 키아프와 프리즈에는 약 330개 이상의 갤러리가 참가한다. 22회를 맞은 키아프에는 20개의 국가와 지역에 소재한 210개 갤러리가 참가하고, 프리즈에는 전 세계 120여 개의 주요 갤러리가 모인다. 9월 6일부터 9일까지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아트페어이지만, 두 페어는 각각의 뚜렷한 방향성가 비전을 가지고 이번 아트페어를 선보인다.

키아프 “젊은 작가는 ‘서울’”, 프리즈 “아시아 미술 집중”

먼저 키아프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아트페어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의 아트페어로 도약을 미션으로 삼고 한국 미술시장의 국제화에 이바지하는 데에 힘을 싣는다. 올해 키아프의 주요 프로그램은 8가지로 ▲키아프 하이라이트 ▲키아프 플러스 ▲뉴미디어 아트 특별전 <Gray Box Area : 사건으로서의 공간> ▲박생광·박래현의 <그대로의 색깔 고향> ▲인천공항특별전 ▲프리즈와 공동 기획한 ‘토크프로그램’이 있다.

‘키아프 하이라이트’는 키아프 참여 작가들의 홍보와 지원에 힘쓰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키아프 하이라이트 어워드(가제)>를 제정하고 3명 작가를 선정해 코엑스의 후원으로 3,000만원의 창작지원금을 수여하는 프로그램이다. ‘키아프 플러스’의 경우 젊은 갤러리와 젊은 작가의 참여가 강조되는 섹션으로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동시대미술의 현장을 담는 데 힘을 더한다.

▲키아프 뉴미디어 아트 특별전 <Gray Box Area : 사건으로서의 공간> 출품작, 이이남,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The true light that gives light to every man, 2022  (사진= 키아프 제공)

황 회장은 올해 키아프의 전략으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젊은 작가를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예정으로 ‘젊은 작가를 찾으려면 서울로 와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라며 “미디어 특별전과 채색화 특별전을 통해 외국 관람객에게 한국 작가들의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서울에서 두 번째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프리즈는 아시아와 한국에 기반을 둔 갤러리에 중점을 둔다. 페어에 참가하는 120개의 갤러리 중 70여 개가 아시아 갤러리이며, 26개 갤러리는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갤러리가 참여한다. 준비된 두 가지 특별 섹션으로는 아시아 기반 젊은 갤러리의 솔로 부스를 선보이는 ▲포커스 아시아 (Focus Asia)와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예술 작품을 아우르는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가 있다.

▲취재진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갖는 황달성 회장과 패트릭 리 디렉터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취재진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갖는 황달성 회장과 패트릭 리 디렉터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서울 찾은 해외 미술컬렉터 어떻게 맞이하나

2시간 여 진행된 간담회에선 취재진의 아트페어의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질문들이 오고 갔다.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아트페어 운영적인 측면에서 “지난해 키아프와 프리즈를 찾은 해외 관람객들이 아트페어를 관람하고, 우리 미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갤러리밀집 지역인 종로나 한남 등으로 이동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 했는가”라고 질문했다.

황 회장은 교통편에 있어서 서울시의 지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아트페어를 위해 서울시 지원을 받아 셔틀버스 운영을 계획했는데, 셔틀버스의 경우 선거법 위반에 해당돼 운영할 수 없게 됐다”라면서 “대신 서울시에서 외국인 대상 택시 모바일 호출 서비스와 해외 간편결제가 가능한 ‘아이엠택시’를 코엑스, 한남동, 삼청동 등 거점 지역에 집중배차해 최대한 편의제공에 나선다”라며 교통방안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키아프 입장료 과다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정부 후원을 받고 있는 행사 인데, 프리뷰 기간 및 페어 기간 내 입장할 수 있는 입장료가 25만 원, 당일 입장권이 8만 원으로 책정된 것이 ‘이권카르텔’로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었다. 이에 황 회장은 정부에서 금전적 지원을 받은 것은 일절 없으며, 키아프와 프리즈는 입장권 수익을 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세계의 페어를 참고해서 책정한 입장료로, 해외 아트페어의 경우 1일 권의 입장료가 100달러 수준이다”라며 “키아프와 프리즈가 공동으로 개최하는데 8만 원의 입장권은 비싸지 않다고 보고, 얼리버드로 예약한다면 6만 원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라고 ‘고가의 입장료’라는 지적에 대응했다.

▲키아프 국내 참여 갤러리 '학고재' 출품작, 장승택, 겹회화 150-22, 2022, 캔버스에 아크릴릭, 220x170cm (사진= 키아프 제공)

죽쒀서 프리즈 준 것?, 키아프 대응책 있나

프리즈 서울의 디렉터인 패트릭 리에게는 예민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먼저 아시아 미술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아트바젤 홍콩과 어떤 관계성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질문과 ‘프리즈가 한국에 와서 장사를 하고 있다’라는 지적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리 디렉터는 아트바젤 홍콩과는 경쟁관계가 아닌 긴밀한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미술 시장에서 ‘아시아’라는 하나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상화작용을 통해 더 큰 권역을 공유하고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라며 “홍콩과 서울을 방문하는 관람객과 방문객들이 겹치고 있는데, 이 때문에 갤러리들은 더욱 섬세하게 시장에 대응하고 있고 이는 갤러리와 작가, 컬렉터들에게 더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장사를 하고 있다’라는 부정적 시선에 대해서는 난감한 기색을 표하는 동시에, “그렇지 않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리 디렉터는 “개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좋은 아트 페어는 세일즈를 잘 한 아트 페어가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얼마나 수준 높은 사람들이 페어로 모였고, 관계를 맺었고, 예술에 대한 진정성 있는 논의를 했는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프리즈는 한국과 아시아에 새로운 예술을 선보이고 또 새로운 관객층을 흡수하고 있다. 프리즈 페어가 상업적이긴 하지만 광의적으로 소통과 커뮤니티를 제안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답했다.

▲프리즈 참여갤러리 'Gagosian', Nam June Paik, TV Buddha, 2005, Stone Buddha, closed circuit video camera, 13" monitor, and permanent oil marker © Nam June Paik Estate Courtesy the artist and Gagosian
▲프리즈 참여갤러리 'Gagosian', Nam June Paik, TV Buddha, 2005, Stone Buddha, closed circuit video camera, 13" monitor, and permanent oil marker © Nam June Paik Estate Courtesy the artist and Gagosian

간담회가 끝날 무렵에 황 회장에게 날선 질문이 던져졌다. 한 기자는 황 회장에게 “지난해에는 ‘죽쒀서 개줬다’라고 할 정도로 키아프가 약세였는데, 프리즈에 대항하는 키아프의 대응책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황 회장은 프리즈와 키아프에 출품하는 작품들의 단가에 격차가 있는 것은 인정해야할 지점이고, 프리즈와 키아프는 경쟁관계가 아닌 함께 나아가는 관계라고 분명한 입장을 표했다. 황 회장은 “프리즈와 공동 개최를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키아프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나아갈지 고민했고, 젊고 역동적인 측면에 무게를 실고자 했다”라며 “한국은 세계에게 가장 뛰어난 미디어 작가들을 보유하고 있고, 채색화와 같이 우리만의 장르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키아프가 프리즈에 맞선다기 보다 교훈을 얻고 있고 배우고 있는 입장이다”라고 현재 키아프가 지니고 있는 방향성을 설명했다.

2회를 맞게 된 키아프와 프리즈의 공동 개최는 한국 뿐 만 아니라 세계 이곳저곳의 미술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 미술 시장의 거점이 어떻게 이동할 것인지, 팬데믹 이후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가라앉은 한국 미술 시장이 다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엔데믹을 맞이한 한국과 문화체육관광부 및 공기관과 서울시의 지원이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