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Library]클래식 음악과 이미지의 관계
[Human Library]클래식 음악과 이미지의 관계
  • 독립기획자 김효은
  • 승인 2023.08.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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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이 부서지고 고장 난 피아노. 먹먹함이 맴돌 뿐이다. 사진 속 피아노가 완벽해 보이는가? 완벽하지 않아도 피아노는 그 자체다
▲건반이 부서지고 고장 난 피아노. 먹먹함이 맴돌 뿐이다. 사진 속 피아노가 완벽해 보이는가? 완벽하지 않아도 피아노는 그 자체다

Classic  
일류의, 최고수준의, 표준적인, 단아한, 고상한, 고전적인.
위 의미들은 클래식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힘이다.

Classical Music, 고전음악, 클래식
여기서 음악이라는 예술을 더한 ‘클래식 음악’은 앞서 말한 힘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나왔지만, 힘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 힘이 클래식 음악의 이미지를 완전히 굳혀버린 게 아닐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께 질문 한 가지를 던지며 시작하겠다.
“당신에게 있어 클래식 어떤 이미지입니까?”

구별짓기, 그리고 이미지
예술에 있어 존재하는 위계는 없다. 하지만 트로트와 클래식 음악 중 어떤 장르가 더 가치 있고 고상해 보이는가? 대다수 사람들은 클래식 음악을 선택할 것이다. 이는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이론으로, ’클래식 음악’이라는 예술성을 암묵적으로 더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문화자본’으로써 설명하지만, 클래식이 가지는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어렵고 정적이다’라는 말은 클래식 음악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감상평이기에.
 
__음악
클래식 음악은 ‘귀족 음악’이라고도 불린다. 신분제가 존재하던 과거, 주로 귀족들 앞에서 이뤄진 예술이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공부할 때 들을 클래식 곡을 검색하면 ‘귀족 느낌’, ‘왕실도서관’ 등 지금까지 클래식 음악은 귀족의 향이 짙다. 그만큼 클래식 음악은 ‘고급’이라는 단어와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는 하나의 큰 장점이자 특징이 아닐까.
 
클래식 음악의 발걸음
그렇다면 사람들이 말하는 '클래식 음악에 다가가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 클래식 음악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해왔다. 영화와 게임, 드라마 등 유명 타 콘텐츠와 콜라보도 진행했으며, 세종문화회관의 '천원의 행복 프로젝트' 등 반값 티켓 제도 도입도 시도했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의 예술적 관심까지는 미치지 못했다고 본다. 말하자면 좋아하는 콘텐츠를 보는 것, 그리고 낮은 가격은 관객들에게 있어 클래식 음악과 별개의 요소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발걸음의 재정비는 필요하다
또한 이에 따라 생긴 새로운 문제점도 존재한다. 크로스오버, 독립된 장르가 서로 뒤섞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앞서 말했듯이 클래식 음악계가 노력한 목록 중 하나다. 크로스오버 공연을 통해, 좋아하는 장르를 즐기러 온 관객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은 좋은 발걸음이다. 하지만 공연 포스터에선 ‘크로스오버’라는 단어를 찾기 쉽지 않다. 오케스트라 혹은 심포니로 간단하게 표현되는 포스터는 관객들에게 장르의 혼동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지 않을까.
 
독보적인 예술성
피아노 학원에 가면 약간의 기초 후‘바이엘’을 배우게 된다. 특히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웠던 사람들은 쉽게 공감할 것이다. 또는 배우지 않았어도, 학교나 백화점 등의 외부 화장실에서 클래식 음악을 한 번이라도 들어봤을 것이다. 이렇듯 클래식 음악은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주변에서 숨 쉬고 있다. 
 
어렵다. 정적이다. 귀족 음악. 고급스럽다.
클래식 음악이 고유하고 있는 이러한 이미지가 관객과 예술의 사이가 아니라 ‘독보적인 예술성’으로 보이길 바라는 바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