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박해 230주년 기념 성당 ‘권상연 성당’ 완공, 정미연 성화ㆍ성물 작가 참여
신해박해 230주년 기념 성당 ‘권상연 성당’ 완공, 정미연 성화ㆍ성물 작가 참여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8.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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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2일 성전 축성식 미사 개최
신앙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예술과 신앙이 함께 어우러진 성당이 완공됐다. ‘신해박해 230주년 기념 성당’으로 지정된 ‘권상연 성당’이다. 천주교 효자 4동 성당으로 전주시 완산구 흥산로 76에 자리하고 있다. 오는 9월 2일 성전 축성식 미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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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상연 성당’ 그리스도 상 (사진=정미연 작가 제공)

1797년 12월 8일 한국 교회 첫 순교자 순교 이후 230년이 된 해 2021년 3월 11일, 전주교구는 230년 만에 첫 순교 복자들의 유해 발견을 기념하고, 순교자들을 현양하는 기념 성당을 지정했다. 그리고 이 성당의 건립 책임을 박상운 토마스 신부가 맡게 되면서, ‘권상연 성당’은 이제껏 우리가 쉽게 보지 못했던, 예술이 가득한 성당으로 완공될 수 있었다.

‘권상연 성당’은 성화ㆍ성물 작가인 정미연(소화 데레사) 작가의 작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번 성당 개관에 앞서 작품을 먼저 만난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권상연 성당’이 예술적 감성으로 충만한 교회라고 지칭했다. 우리 내면으로부터 순수한 기쁨과 평화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성당은 성화와 성상, 성물을 가리지 않고 작품으로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는 정미연 작가와 성직자이면서도 예술에 대한 남다른 이해와 감수성, 열정을 지닌 박상운 신부의 우연한 만남 덕분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완공될 수 있었다. 박 신부와 정 작가는 여산 성지에서 우연한 만남을 갖고 그 곳을 단장하면서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

▲ ‘권상연 성당’ 성모상 (사진=정미연 작가 제공)

‘권상연 성당’의 그리스도 십자가상은 그리스도 상이 공중에 떠 있는 형태로 설치됐고, 그 뒷 벽면에 십자가 창을 만들면서 작품을 건축적으로 고려해 완성했다. 이 평론가는 정 작가의 작품을 “생생한 리얼리티의 구현에 더해 적절한 추상성과 디자인적 요소의 도음으로, 숭고한 아름다운으로 승화시킨다”라며 “작품 자체의 미적 성취를 넘어 본당 안의 조형물들 사이의 중심축이자 균형점으로서의 역할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 작가의 그리스도 상을 통해, 십자가는 세상을 향해 열린 창이 됐고, 그리스도는 성당 안과 밖을 잇는 구심점이 됐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성당으로 진입하는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성모상이다. 등신대를 훌쩍 넘어서는 매우 큰 사이즈로 제작돼 성당 입구 쪽에 우뚝 서 있다. 둥근 구를 딛고 서서 팔을 벌리고 있어, 역동적인 모습이다.

이외에도 ‘권상연 성당’에는 자신의 신앙심을 예술로 드러낸 여러 작품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정 작가는 온 마음과 정성을 바쳐 성화, 성물을 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정성과 온기 덕분에 성당을 찾는 이들이 영혼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