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떻게 디지털 데이터로 활용되는가”…드림플레이 테제21 <자본3>
“인간은 어떻게 디지털 데이터로 활용되는가”…드림플레이 테제21 <자본3>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8.3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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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24, 연우소극장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우리 시대의 플랫폼 자본주의가 디지털 데이터를 원료로 어떻게 작동되는지 보여주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드림플레이 테제21 신작 ’자본3: 플랫폼과 데이터’
▲드림플레이 테제21 신작 ’자본3: 플랫폼과 데이터’

구글, 메타, 아마존, 카카오, 배민, 쿠팡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과 ‘공유경제’라는 감언이설로 ‘초단기 노동자(Gig Worker)’를 양산하고 있다. 스마트 폰에 접속하여 앱을 통해 일자리를 기다리는 주문형(On demand) 노동자들은 200년 전 초기 산업사회에서나 보았던 ‘임시 노동자’의 불안정한 삶을 일상적으로 강요받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의 지시를 받으며, 애플리케이션에 가려진 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령 노동’을 담당하고 있다. 

‘기술혁신’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포장한 플랫폼 기업들은 타인의 삶의 흔적을 무단으로 추출하여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데이터로 사용한다. 자신의 삶이 누군가의 부를 키워주는 데이터로 이용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는 우리는 오늘도 스마트 폰 속의 인공지능이 묻는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며, 자발적으로 데이터 노동을 바치고 있다.

드림플레이 테제21이 선보이는 <자본3: 플랫폼과 데이터>는 일상적으로 스마트 폰에 고정된 우리의 시선에 물음표를 던진다.

마이스터고등학교를 중퇴한 늘찬은 라이더 유니온의 ‘리키’를 만나 플랫폼 노동자로 살아간다. 실리콘 밸리의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애니는 보안감시용 AI를 개발하던 중 훈련 데이터로 처음 보는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이 무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에 인턴 기자 소은은 리키의 제안으로 라이더와 배달 플랫폼 AI와의 대결을 취재하여 플랫폼 노동자가 처한 현실의 부당함을 전하려 고군분투한다. 

<자본3: 플랫폼과 데이터>는 <자본> 시리즈 중 하나이다. 2018년 레드어워드 주목할만한 담론 부문을 수상한 <자본1:We are the 99%!>은 칼 마르크스의 <자본>을 일상적인 삶에서 발견해나가는 ‘렉쳐 퍼포먼스’였으며, 2022년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한 <자본2:어디에나 어디에도>는 조세도피처를 드나드는 글로벌 금융자본의 비밀을 파헤치는 ‘다큐-드라마’였다. 서사적인 캐릭터와 드라마로 새롭게 선보일 <자본3:플랫폼과 데이터>는 디지털화된 데이터로 운영되는 플랫폼 자본주의에 주목한다. ‘4차 산업혁명’과 ‘공유경제’라는 혁신의 감언이설에 휩쓸려 다니는 플랫폼 노동자의 현실을 들여다보며, 스마트 폰을 통해 일상적으로 데이터 노동을 제공하는 ‘초연결사회’에서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성찰한다.

김재엽 연출은 “플랫폼 노동자들은 계약서상 ‘개인 사업자’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도 받지 못한 채, 도로 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들을 더욱 외롭게 만드는 것은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이 내리는 지시를 거부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라며 “<자본3: 플랫폼과 데이터>는  배우 6명이 재현적 연기과 제시적 연기를 넘나들며 선보이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자본3: 플랫폼과 데이터>는 오는 8일부터 24일까지 연우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문의 02-747-4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