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주역 3인, 전국 투어 공연…“일리야 라쉬코프스키 반주”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주역 3인, 전국 투어 공연…“일리야 라쉬코프스키 반주”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9.0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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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4일 부산 시작으로 제주·서울 노원·대구·세종·부천·경주 공연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클래식 음악팬들에게 지난 6월은 뜨거웠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의 바리톤 김태한이 우승을 차지했다.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클래식 음악 콩쿠르로 손꼽히는 대회에서 거둔 쾌거였다.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1, 2, 3위 수상자 (왼쪽부터) 바리톤 김태한, 콘트랄토 재스민 화이트, 소프라노 율리아 무치첸코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1, 2, 3위 수상자 (왼쪽부터) 바리톤 김태한, 콘트랄토 재스민 화이트, 소프라노 율리아 무치첸코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는 전 세계 18~33세 성악가 412명이 지원했다. 영상 심사를 거쳐 55명이 본선에 올라 5월 21일부터 열린 본선과 준결선에서 12명의 결선 진출자를 가려냈다. 이들은 6월 1일부터 3일까지 브뤼셀 팔레 데 보자르에서 알랭 알티놀뤼가 지휘하는 라 모네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사흘간 최후의 경연 끝에 심사위원장 베르나르트 포크롤을 비롯해 조수미, 호세 반 담, 준 앤더슨, 베르나르다 핑크, 파트리샤 프티봉, 크리스토프 프레가르디엔, 헬무트 도이치 등 심사위원들의 선택은 한국의 김태한이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사상 최초 아시아 남성 우승자인 김태한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독일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 진학 에정이다. 바리톤 나건용을 4년간 사사하고 지금은 국립오페라단 스튜디오에서 소프라노 김영미에게 배우고 있다. 2021년 한국성악가협회 국제성악콩쿠르와 중앙음악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했다. 작년 독일 노이에 슈팀멘 콩쿠르 결선에 진출했고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로 데뷔했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 신시내티 음악원,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공부한 재스민 화이트는 2019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포기와 베스’에서 합창단 솔로이스트로 데뷔했다. 최근 빈 폭스오퍼 오페라스튜디오 단원으로 활동 중이며 빈 폭스오퍼의 ‘마술피리’, ‘지옥의 오르페우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 출연했다. 화이트는 야니크 네제 세갱, 윌리엄 크리스티, 데이비드 로버트슨 등의 저명한 지휘자들과 협연했다.  

율리아 무치첸코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악원에서 수학했다. 바르셀로나 몽세라 카바예 성악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한 바 있다. 2015년 마린스키 극장에서 블라디미르 타르노폴스키의 ‘신데렐라’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몽펠리에 오페라에서 노리나(돈 파스콸레), 나네타(팔스타프), 질다(리골레토) 역으로, 부세토 베르디 페스티벌, 파르마 레지오 극장, 테네리페 오페라에서 비올레타(라 트라비아타)를, 드레스덴 젬퍼 오퍼에서 무제타(라 보엠)와 파파게나(마술피리)를 노래했고, 프랑크푸르트 오페라에서 옥사나(림스키코르사코프의 ‘크리스마스 이브’), 클레르몽페랑, 메스, 렝스에서 아미나(몽유병의 여인) 역으로 출연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위너스 콘서트 9월 14일 부산문화회관을 시작으로 17일 제주 서귀포 예술의 전당, 19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21일 대구 아양아트센터, 22일 세종시 세종예술의전당, 23일 부천아트센터, 24일 경주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진다.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반주를 맡는다. 2012 하마마쓰 콩쿠르 우승자로, 러시아, 독일, 프랑스에서 공부해 레퍼토리를 가리지 않고 전천후의 실력을 발휘하는 피아니스트로 명망 높다. 세 가수는 11월에는 고양아람누리에서 펼쳐지는 DMZ 오픈 국제음악제 무대에 선별적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위너스 콘서트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호화롭다. 브뤼셀에서 김태한이 전율을 자아냈던 코른골트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이여, 나의 망상이여’를 비롯해 재스민 화이트가 어둡고 강렬함을 드러냈던 바그너 ‘라인의 황금’ 중 ‘양보하라, 보탄, 양보하라’, 율리아 무치첸코의 매력적인 연기와 목소리의 바디감이 드러났던 마스네 ‘마농’ 중 ‘내가 그렇게 사랑스러운가요?’ 등 세 가수가 갈고 닦아 결선 무대에서 불렀던 곡들을 소개하며 뜨거웠던 콩쿠르 무대의 열기를 고스란히 옮긴다. 이와 함께 도니체티 ‘돈 파스콸레’ 중 노리나와 돈 파스콸레의 유엣(율리아 + 김태한), 오펜바흐 ‘호프만의 이야기’ 중 ‘뱃노래’(재스민 + 율리아) 등 1,2,3위 가수들끼리의 앙상블도 들을 수 있는 다채로운 무대가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