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고려의 나전칠기
80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고려의 나전칠기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9.08 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7월 일본서 나전칠기 유물 확인 후, 환수 진행
‘20건에 못 미치는 나전칠기’ 국중박 소장 3건, 환수 의의 커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존재 자체도 확인되지 않고 있던, 국외소재 나전칠기 유물이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지난 6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김정희, 이하 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언론에 최초 공개했다.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사진=문화재청 제공)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에 환수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일본 개인 소장가의 창고에서 100여 년 이상 보관돼 최근까지 일본에서조차 그 존재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재단의 일본 현지 협력망(네트워크)을 통해 최초로 확인됐고, 이후 문화재청과 재단은 1년여 간의 치밀한 조사와 협상 끝에 지난 7월 마침내 환수에 성공했다.

현존하는 고려 나전칠기가 전 세계 20건에도 못 미치고,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은 3건 수준이고 그 대부분이 외국에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고려 나전칠기 유물 환수는 큰 의의를 지닌다. 이번에 환수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의 문양과 보존상태가 고려나전을 대표할 만큼 뛰어나고, 그동안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유물을 발굴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매우 크다.

▲유물 설명하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유물 설명하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사진=문화재청 제공)

나전칠기는 자개로 무늬를 장식하고 칠을 한 공예품이다. 목재, 옻칠, 자개,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며, 작게 오려낸 자개를 일일이 붙여 꽃과 잎의 문양을 장식하는 등 고도의 정교함과 복잡한 제작과정을 거쳐 완성되기 때문에 ‘공예 기술의 집약체’ 라고도 일컬어진다.

특히, 고려의 나전칠기는 청자, 불화와 함께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미술공예품으로 손꼽혀 왔다. 이번에 환수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13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며, 고려 나전칠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