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장 “‘모두가 함께 춤추는 현대무용’ 가치 실현”
[현장스케치]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장 “‘모두가 함께 춤추는 현대무용’ 가치 실현”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9.11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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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 창작 및 향유 공간, 댄스 그라운드(가칭) 10월 개관
지역 안무가 발굴·작품 제작 지원 ’지역상생 프로젝트’ 추진
내년 1월 오디션 통해 아시아 무용수 선발, 6월 해오름극장 공연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국립현대무용단이 오는 10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댄스 그라운드(가칭)’을 개관하고 관객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립현대무용단 신규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김성용 단장 ⓒ국립현대무용단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립현대무용단 신규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김성용 단장 ⓒ국립현대무용단

김성용 신임 국립현대무용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11일 국립예술단체 연습동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관 비전 및 신규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김성용 단장은 “국립현대무용단이 갖춰야 할 정체성을 강화하고, 국내 곳곳과 해외를 넘나들며 ‘모두와 함께 춤추는 현대무용’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국립현대무용단으로 만들어가겠다”라는 비전을 밝혔다.

김 단장은 “단장으로 임명되기 전부터 무용계의 구성원으로서 국립현대무용단의 역할에 대해 늘 고민해왔다. 예술감독과 무용수들이 구심점이 되어 선보이는 무대를 통해 무용단의 색채를 선명히 만들고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3년 임기 내 중점적으로 추진할 신규 프로젝트로 ▲댄스 그라운드(가칭) 오픈 ▲지역상생 프로젝트 ▲아시아 교류 확대를 내세웠다. 이를 통해 현대무용 창작 환경을 개선하고, 일반 시민의 현대무용 향유 기회를 확대하며, 서울 중심을 벗어나 지역과 해외를 아우르는 폭넓은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현대무용 창작 및 향유 공간, 댄스 그라운드(가칭)

오는 10월 국립현대무용단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새로운 창작 거점 공간인 ‘댄스 그라운드(가칭)’을 개관한다. 3개의 스튜디오로 구성된 이 공간은 현대무용 안무가 및 무용수들의 창작 공간으로 운영된다. 무용단 측은 물리적 기반이 부족한 청년 등 독립 예술가들에게 작업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현대무용에 관심이 있는 일반 관객들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이곳에서 관객들은 현대무용 교육ㆍ체험 프로그램 ‘무용학교’, 댄스필름 상영회인 ‘댄스필름 나잇’ 등을 만나게 된다. ‘무용학교’는 6회씩 3개 코스 운영 예정이며, ‘댄스필름 나잇’은 11월부터 8회 진행 예정이다. 

▲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 단장 겸 예술감독
▲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 단장 겸 예술감독

지역 곳곳에서 만나는 현대무용, 지역상생 프로젝트

김성용 단장은 대구시립무용단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의 예술환경 개선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2024년 국립현대무용단은 지역 극장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각 지역 출신의 안무가들의 창작과 유통 활성화를 위한 ‘지역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열악한 창작 환경에서도 고군분투하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지속하는 지역 안무가들을 발굴해, 이들의 작품 제작을 지원하고 이 작품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무대에서도 지속적으로 소개될 수 있도록 이끈다. 대구, 부산, 광주 등의 주요 극장들과 협력해 이들 권역의 안무가들을 선정하고 이들의 작품을 제작, 2024년 하반기 축제형 플랫폼을 통해 소개할 계획이다. 각 권역의 파트너들은 공모를 통해 선정하며 쇼케이스를 거쳐 각각 1인(팀), 총 4인(팀)의 작품이 선정될 예정이다. 세종예술의전당에서 가장 먼저 작품이 공연될 예정이다. 김성용 단장은 이 기간 아시아권 축제와 극장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들 작품의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현재 각 지역의 예술 창작은 수도권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교토면 교토, 오사카면 오사카의 무용이 있는데 한국은 서울 무용만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지역 상생을 위한 방법을 강구했다”라며 “한편으론 서울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나, 지역을 위한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지방 소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시아 간 교류 확대, ‘아시안 프로젝트’로 허브 역할

김 단장은 국제적 교류를 확대해, 아시아 현대무용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세계 각국의 단체에 흩어져 있는 아시안 댄서들은 이미 기량면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단체는 유럽 및 미국 등지에 한정돼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립현대무용단은 국내 유일의 현대무용 국립단체로서, 아시안 무용수들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아시아 컨템포러리 댄스의 구심점을 구축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김 단장은 “내년 1월 오디션을 통해 아시아 각국의 무용수를 나라별로 10명씩 선발하여 이들과 함께 6월 국립극장에서 ‘아시아 프로젝트(가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나아가 이 작품을 북미나 유럽에 수출해 아시아 무용수들의 기량을 알리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취임 이후 먼저 협업을 제안한 해외 무용단도 있었고, (국립현대무용단의) 작품에 관심을 보이는 안무가들도 많았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교류 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는데, ‘아시아 프로젝트’를 다시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15세에 무용을 시작해 1997년 20세에 동아무용콩쿠르 금상을 최연소 수상, 일본 나고야 국제 현대무용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상하는 등 무용수로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100여 편 이상 선보인 그의 안무작들은 해외 유수의 극장 및 국내에서 공연됐으며 다수의 수상 이력을 통해 그 능력을 검증한 바 있다. 또한 대구시립무용단에서 보여준 행정능력은 40대 젊은 단체장으로서 새바람을 일으키며, 특유의 소통과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무용수들의 역량을 키우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무용단을 다각도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월 11일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국립현대무용단 새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임명됐으며, 임기는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