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진으로!”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개막 준비
“다시, 사진으로!”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개막 준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9.1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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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부터 11월 5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박상우 총예술감독, 22개국 총 60명 작가 출품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다시, 사진으로!” 사진이 가지고 있는 매체의 독창성을 강조하는 사진비엔날레가 준비되고 있다. 2023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다시, 사진으로!, 사진의 영원한 힘》이라는 주제로 오는 22일부터 11월 5일까지 개최된다. 지난 11일에는 서울에서 대구문화예술회관 김희철 관장과 박상우 총예술감독이 자리한 가운데 개막 전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를 소개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본 전시 ‘클로즈업’-확대의 힘 출품작, 정지필 Jipil Jung 〈엄마 0009〉 The Mum 0009, 2016, 100×100cm (사진=대구사진비엔날레 사무국 제공)

이번 대구 사진 비엔날레는 국내외 비엔날레에서 반복적으로 다루고 있는 사회, 정치, 환경, 기후, 재난, 이주, 여성, 소수자, 공존 등의 거대 담론에서 벗어난다. 오늘날 인간의 정신, 신체, 감각, 예술을 갈수록 장악해가는 기술 매체, 그중에서도 사진 매체의 고유한 특성과 힘에 주목한다.

우리 시대에서 사진은 가장 중요한 시각 매체로 자리하며, 동시대 시각문화와 시각예술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는 신체 일부가 된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인터넷과 SNS를 통해 그 이미지를 배포한다.

일각에서는 사진의 죽음을 선언하기도 했다. 현대사회에는 첨단 테크놀로지의 영향으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새롭고 다양한 종류의 이미지가 생산되고 있다. 디지털 그래픽으로 만드는 이미지, AI가 생성하는 이미지 등 이제는 ‘포스트 포토그래피’의 시대가 왔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구 사진비엔날레는 이 이야기에서 다른 시각의 의문을 던진다.

▲지난 11일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박상우 총예술감독이 전시를 소개하고 있다 ⓒ서울문화투데이

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을 맡은 박상우 서울대 미학과 교수는 이 첨단 이미지들도 결국 실제의 것을 담아내는 사진의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본다. 첨단 디지털 기술과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동시대 시각예술에서 사진의 영향력이 감소됐다는 오해도 있으나, 오히려 사진 매체의 위력이 더욱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기술의 발전과 융합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어도, 현재 우리 시대는 ‘다시 사진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주제전은 10개의 소주제를 통해 ‘사진 매체의 힘’이 동시대 시각예술에서 어떤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10개의 소주제는 ▲증언의 힘 ▲빛을 기록하는 힘 ▲순간 포착의 힘 ▲시간을 기록하는 힘 ▲반복과 비교의 힘 ▲시점의 힘 ▲확대의 힘 ▲연출의 힘 ▲변형의 힘 ▲관계의 힘으로 구성됐다. 이 소주제는 사진의 발명 이후 줄곧 새로운 가시성을 추구해 왔던 작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탐구해오던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놀랍게도 사진의 이 힘들은 거의 2세기가 지난 현재에도 지속해서 동시대 문화와 시각예술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시에는 22개국 총 60명의 작가가 작품을 출품했다. 박 감독은 “소주제에 맞는 사진의 힘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면, 모두 섭외했다”라며 “유명한 작가의 작품만 있는 것이 아니고, 아마추어라도 우리 비엔날레의 주제와 맞다면, 모두 초청했다”라고 특별한 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언급했다.

▲‘동시대 예술사진’ 특별전 출품작, 구본창, 초기 유럽 흑백 14, 함부르크, 독일 Europe BW 14(N0.), Hamburg, Germany, 1980, 35x53cm
▲‘동시대 예술사진’ 특별전 출품작, 구본창, 초기 유럽 흑백 14, 함부르크, 독일 Europe BW 14(N0.), Hamburg, Germany, 1980, 35x53cm  (사진=대구사진비엔날레 사무국 제공)

본 전시 이외에도 초대전인 대구사진사 시리즈III에서는 대구 사진의 힘을, 광복과 전쟁을 거쳐 80년대에 이르기까지 사진가, 사진단체, 사진사 연표를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또한 다양한 전시와 행사도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영아티스트 사진전, 프린지 포토페스티벌, 장롱 속 사진전 등 전문가와 아마추어 일반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박 감독은 비엔날레가 더욱 의미 있어지기 위해서는 전시 이외에 전시 주위를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번 대구사진비엔날레에서는 다채롭고 참신한 주제들을 다룬 사진강연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비엔날레의 전체 주제인 사진의 특수성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다양한 강연 및 사진 탄생의 비밀, 시대별 사진경향과 같은 사진이론, 사진의 첨단 기능도 소개하는 강의가 될 것이다.

대구문화예술회관 김희철 관장은 “올해 대구사진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의 예술적 역량을 최대한 펼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면서 전 세계 사진 애호가들, 대한민국 국민, 대구시민이 모두 함께 즐기는 역대 최고의 풍성한 비엔날레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