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진 조각전》… ‘생명’과 ‘영성’의 공간
《최남진 조각전》… ‘생명’과 ‘영성’의 공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9.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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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미술관 1,2전시실, 오는 16일까지
생명을 포용한 형태에 대한 탐구 담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생명’을 중심으로 작품 세계를 넓혀온 최남진 조각가의 전시가 열린다. 김세중미술관 제 1,2전시실에서 오는 16일까지 개최되는 《최남진 조각전》이다.

▲최남진, 삶과 기도 - 고통, Ceramic, 40 x 25 x 50 cm, 2000
▲최남진, 삶과 기도 - 고통, Ceramic, 40 x 25 x 50 cm, 2000 (사진=김세중 미술관 제공)

조각가 최남진(崔南鎭)은 1946년 전라남도 광주 출생하였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1966-73)와 동 대학원(1973-77)을 졸업했다. 1968년 대학 재학 시절 ‘국전’에 입선하며 본격적으로 조각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76년과 1981년 국전 조각 비구상 부문에서 특선 2회 수상, 입선 7회 그리고 1982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다.

1987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4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다수의 국내외 초대전과 단체전에 참여했고, 한국미술협회, 서울조각회, 성남조각회 등의 회원으로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서길헌 비평가는 최남진의 조각을 ‘코라, 또는 형태를 품은 열린 공간’이라고 정의한다. 최남진은 작업 초기부터 생명을 포용한 형태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왔으며, 이는 ‘삶을 위한 기도’라는 기독교적인 영성을 담은 작업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도 최 작가는 영성의 관계성을 깊이 있게 성찰한 ‘비전’ 작업 등 인간의 존재형식에 대한 내적 주제로 일관되게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최남진, 비전 - 존재 S, Aluminium Plate, 30x10x60cm, 2023
▲최남진, 비전 - 존재 S, Aluminium Plate, 30x10x60cm, 2023 (사진=김세중 미술관 제공)

서 비평가는 “생명성을 반영하는 이러한 작업은 안과 밖의 공간이 곡면을 통해 만나는 공간에 대한 추구로 형태화 되는데, 이러한 투조(透彫) 공간은 뫼비우스의 띠나 클라인씨의 병처럼 바깥의 공간이 곧 안으로 이어지고 안의 형태가 외부로 흐르는 연속적 관계성이라는 특징을 갖는다”라고 설명한다. 자연으로서의 영성이 내부로 들어와 주체의 영혼과 하나가 되는 존재 형식으로서 생명형태학적 외적 공간뿐만 아니라 유려하고 열린 내적 공간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기도는 현실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외부와의 만남으로 볼 수 있다. 최 조각가는 작품 초기부터 위로 상승하거나 자라나는 형태로 ‘기도’를 드러냈고, 이후 안과 밖이 내부의 형태와 외부의 형태로써 맞물려 만나는 잠재적인 ‘비전(vision)’의 공간으로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

▲최남진, 비전-존재S, stainless steel, 45x45x45cm, 2023(1)
▲최남진, 비전-존재S, stainless steel, 45x45x45cm, 2023  (사진=김세중 미술관 제공)

최 작가의 이러한 작품들은 자연스러운 성장태인 생명형태를 갖춘 형태의 ‘반형태(反形態)’ 또는 형태를 내포한 형태의 집이자 형태의 모태공간으로 존재한다. 이번 전시는 현실의 공간에서 영성의 공간을 만들어 온 최남진의 조각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