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근의 얼씨구 한국음악과 문화]이 시대 국악연주와 창작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체계화된 전문 국악교육
[주재근의 얼씨구 한국음악과 문화]이 시대 국악연주와 창작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체계화된 전문 국악교육
  • 주재근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 승인 2023.09.1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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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근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주재근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에서 학습해야할 내용이 단계별로 구분되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전통음악과 창작음악으로 양분이 되어 있는 현실에서 전통음악은 더욱 전통음악 답게, 창작음악은 더욱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될 수 있게 해야.”

요즈음 대학을 졸업한 젊은 국악인의 교육 이력을 보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대략 11년~15년 정도의 전문 국악실기 교육을 받는다.

중학교 때부터 정악과 산조를 익히고, 고등학교 때 정악과 산조와 더불어 창작국악곡과 국악관현악을 접하게 된다. 이후 대학 진학 후에도 거의 변함없이 4년을 보내고 대학교 입시곡으로 거의 비슷하게 대학원 입시 시험을 보게 된다. 대학과 대학원 졸업 연주회는 정악과 산조, 창작곡으로 거의 변함이 없다.

북한의 전문음악교육 과정을 보면, 중학교 때 12반음 자유롭게 내기, 기초 리듬연습과 기초 연습곡 연마이고 상급학교에 진학 후 초급에 이은 중급과 상급 음악실기 교육과 연주회를 마친다.

상급 음악실기 교육에서는 민족음악의 특색이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농현등의 시김새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최종 목표가 된다.

북한에서는 이와같은 실기교육 과정으로 인해 어떠한 양식과 난해한 곡이라도 얼마든지 연주할 수 있는 연주능력이 배양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금 전공이 소금과 단소를 겸공하고, 가야금 전공이 양금을 겸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소해금이면 소해금을 대학 졸업할 때까지, 중음저대이면 중음저대를 대학 졸업할 때까지 전공할 수 밖에 없도록 하에 되어 있다.     

전통음악은 정간보로 기보되어 있는 것을 연주하고 창작국악이나 국악관현악의 작품들은 주로 오선보에 기보된 것을 연주한다. 오선보에 기보된 음표나 리듬은 앙상블이나 특히 국악관현악에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창작음악 및 국악관현악을 주로 연주하는 국공립 단체 중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을 비롯한 6개 단체의 신규단원 채용시 실기 내용은 창작국악 및 국악관현악을 전문으로 하는 연주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실기 과제 분야가 정악과 산조, 창작곡의 세 분야로 요약된다.

이는 창작국악 연주단원의 음악성이나 전문성을 애초에 배제하겠다는 뜻이고, 창작음악을 특화하여 제대로 된 작품을 연주하고자 하는 의도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알고 있는 작곡가로부터 들은 말은 어느 연주단체에서 작품의뢰 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난이도를 조절해서 작곡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적 표현이나 극적 완성도를 제대로 나타낼 수 없으며 작품을 준다해도 이를 이끌고 갈 지휘자의 역량이 안 되는 면도 없지 않다고 한다.

국악에 의식 있는 많은 분들이 이제는 바꾸자고 하는 것 중에 한 목소리로 나오는 것이 있다. 1959년 서울대 국악과 설립 이후 전국 20여개 국악과 대학의 교과과정 및 실기 교육 체계를 이제는 현실성 있게 바꿔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에서 학습해야 할 내용이 단계별로 구분되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전통음악과 창작음악으로 양분이 되어 있는 현실에서 전통음악은 더욱 전통음악 답게, 창작음악은 더욱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의 장단 또는 리듬, 음구조를 위한 박자표와 조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악기의 실음과 악보의 표기음, 농현, 추성, 퇴성과 같은 시김새, 악기의 주법 및 미분음, 천변만화한 우리 성악등을 오선보에 어떻게 표기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합의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같은 대학에서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창작국악용 실기교본」, 「국악관현악법」, 「국악작곡법」, 「국악작곡지도법」, 「국악지휘법」등 전문 교재가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