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국악관현악단의 세대교체를 알리다”…<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10월 첫 선
[현장스케치]“국악관현악단의 세대교체를 알리다”…<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10월 첫 선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9.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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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21,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서울시 주최로 시민들을 위해 전석 무료 오픈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서울, 강원, KBS, 경기, 부산, 전주, 대전, 대구 등 전국대표 8개 국악관현악단의 공연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축제가 펼쳐진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는 내달 10일부터 21일까지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를 개최한다. 국악관현악이 시작된 지 60년이 되는 2024년을 앞두고 처음 시작하는 축제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제작발표회 단체 사진
(왼쪽부터)김창환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 박상후 KBS국악관현악단 상임 지휘자,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이승훤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지휘자,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범훈 축제추진위원장, 윤중강 축제추진위원,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정가 보컬리스트 장명서, 심상욱 전주시립국악단 예술감독, 김성국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사진=세종문화회관)

지난 13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제작발표회를 열고 축제를 알렸다. 이 자리에는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범훈 축제추진위원장, 윤중강 축제추진위원, 김성국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박상후 KBS국악관현악단 상임 지휘자,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이승훤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지휘자, 심상욱 전주시립국악단 예술감독, 김창환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가,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정가 보컬리스트 장명서 등이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서 안호상 사장은 “K팝부터 국악까지 요즘 한국 콘텐츠는 전부 잘 되고 있다. 마지막 남은 게 국악관현악이 아닌가 싶다. 지금의 국악관현악을 만들고 지켜온 1세대가 계실 때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중의 수요와 길을 찾는다면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라 본다”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박범훈 축제추진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박범훈 축제추진위원회 위원장 (사진=세종문화회관)

박범훈 축제추진위원장(동국대 석좌교수)은 “21세기 들어 창극, 사물놀이, 국악관현악이라는 새로운 전통음악 장르가 탄생했고, 그중 국악관현악은 국악인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는 분야다”라며 “국악관현악 창작곡을 연주한 역사는 이제 60년 정도밖에 안 됐지만, 전국 30여개 국공립 국악관현악단에 젊은 국악인들이 몸담고 많은 발전을 이뤄온 만큼, 이번 축제를 앞으로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전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각 지역 단체에 소속돼있는 국악관현악단은 단체장이나 관계자들의 관심 속에 성장하고 있지만, 이번 축제를 통해서 더 많은 연주자들과 창작자들이 지원과 후원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서울시의 주관과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안호상 사장의 참여로 다른 곳에서 일시적으로 하는 축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축제의 향후 지속, 발전 의지를 드러냈다.

국악관현악은 1965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창단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1980·90년대는 꽤 인기가 있었지만, 2000년대 들어 주춤했고, 최근에는 젊은 국악인들이 국악관현악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윤중강 축제추진위원회 위원 (사진=세종문화회관)

윤중강 축제추진위원(국악 평론가)은 “21세기 들어 탄생한 사물놀이와 창극은 번성했지만, 국악관현악은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며 “하지만 2010년대 국악관현악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지휘자가 바뀌고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졌고, 2020년대 관현악축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축제는 오는 10월 10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1일 KBS국악관현악단, 12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14일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17일 대전시립연정국악단, 18일 전주시립국악단, 19일 대구시립국악단, 20일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 21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피날레 공연으로 막을 내린다. 

아울러 거문고, 대금, 아쟁, 판소리, 정가와 같은 우리 음악 뿐만 아니라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일렉트릭 기타에 이르기까지 양악과 국악 경계를 넘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협연자들이 출연한다. 박다울(거문고), 이아람(대금), 민은경(판소리), 장명서(정가), 김일구(아쟁), 김준수(판소리) 등 국악 연주자들과 대니구(바이올린), 김성현(일렉트릭 기타) 등이 국악관현악단과 더불어 우리의 소리를 재해석할 예정이다.

▲박상후 KBS 국악관현악단 지휘자
▲박상후 KBS 국악관현악단 지휘자 (사진=세종문화회관)

이번 축제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점은 악단을 이끄는 지휘자들의 세대교체이다. 1985년 KBS국악관현악단 창단 이래 최초의 30대 지휘자인 박상후(39)는 “유일한 방송악단이라 KBS라는 공영방송 안에서 악단으로서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자부하건대 가장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은 악단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국악관현악은 전통 악기와 형식을 띄고 있지만, 동시대에 연주되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와 KBS국악관현악단이 하는 음악이 같은 장르일까 싶을 정도로 다른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다양성은 국악관현악이 어디까지 가지치기를 할 수 있는지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국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지휘자도 “60년이 채 안 된 음악이기에 변화가 굉장히 일어날 수 있는 시기다. 이번 축제가 기폭제가 되면 좋겠다는 열망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사진=세종문화회관)

한편, 현장에서는 행사 참여 단체나 규모에 비해 극장 선정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호상 사장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내부에서도 아쉽다고 이야기된 부분이 극장이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하다 보니 M씨어터를 선택하게 됐는데, 국악관현악축제를 진행하기엔 조금 부족함이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이점을 찾자면, 무대가 작아 객석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 마이크 사용을 최소화하고 오케스트라 본연의 소리와 지휘자의 역량을 가감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는 전석 무료 공연으로 이날 오후 오픈된 공연 회차는 20분 만에 모두 매진됐다. 안 사장은 “올해는 무료 공연으로 하게 된 게 아쉽다. 서울시의 지역 간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다 보니, 그간 해왔던 예산이 비수익사업으로 잡혀있어 부득이 무료로 진행하게 됐다. 내년엔 적정한 가격으로 대중들이 선택해서 볼 수 있게 하고 그 축제를 통해 참여단체와 지휘자, 협연자 가운데 스타도 탄생할 수 있 빛나는 장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