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모 장편 소설 「파과」, 내년 3월 뮤지컬로…“빛나다 사라질 것들에 대한 찬사”
구병모 장편 소설 「파과」, 내년 3월 뮤지컬로…“빛나다 사라질 것들에 대한 찬사”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9.18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AGE1에서 선보이는 4년 만의 초연 신작, 이지나 연출 참여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구병모의 장편 소설 「파과」가 내년 3월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공연 제작사 PAGE1(프로듀서 이성일)에서 제작하고 뮤지컬계 대모 이지나가 연출을 맡았다.

2013년 출간된 소설 「파과」는 60대 여성 킬러라는 독특한 설정의 캐릭터 ‘조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여성 서사를 탄생시켰다. 노화로 표상되는 빛나다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찰나의 시선을 담은 소설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변화를 마주하게 된 조각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쫓는다. 여기에 조각의 변화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투우, 변화의 발단이 되는 강 박사 등과의 관계를 통해 전개에 긴장감을 더한다. 공연은 공연이 진행되는 그 시간에만 존재하고 온전한 끝맺음으로 소멸하는 찰나의 예술이라는 점에서 원작 소설 「파과」에 담긴 빛나다 사라질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찬사를 그리기 가장 적합한 장르로 보인다. 

단순히 이야기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영상, 조명, 음악 등을 통해 이미지화될 뮤지컬 <파과>는 제작사 PAGE1의 4년 만의 초연 신작이자 2024년 첫 작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작가적 상상력을 더한 팩션 뮤지컬 <곤 투모로우>, 각 분야를 대표하는 창작자들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총체극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트렌디하고 참신한 감성으로 보편적 현실을 그린 <차미> 등 다양한 소재와 독창적 구성으로 국내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온 만큼 <파과>를 통해 또 어떤 센세이션을 일으킬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뮤지컬 <파과>의 연출은 뮤지컬, 연극, 무용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천후 크리에이터 이지나가 맡는다. 스펙트럼 넓은 활동이 반증하듯 움직임, 음악, 조명, 의상 등이 하나의 이미지로 극대화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온 미장센의 대가이자 획일화된 형식에 반기를 들며 다양한 시도로 국내 공연계에서 자신의 이름 앞에 최초, 파격, 센세이션이라는 수식어를 가장 많이 받은 연출가이다. 

2022년부터 작품을 준비해 온 이지나 연출은 “나이 듦에도 아직 살아있는 단맛을 은유하는 인간에 대한 찬양”이라는 말로 <파과>를 처음 소개했다. 이어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 이후 삶의 희로애락을 외면하고 살아온 조각의 삶은 어떻게 보면 지독히 스산한 사랑 이야기와 같다”라고 전했으며 조각을 향한 투우의 일그러진 혹은 탐미적인 양가적 감정을 묘사하는 무대도 예고해 새로운 해석으로 그리는 <파과>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출간 11년 만에 무대 공연으로 재탄생하는 뮤지컬 <파과>는 2024년 3월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