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서예문화 보존과 진흥을 위해 1997년부터 2년마다 열리고 있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14회를 맞아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생동(生動)’이라는 주제로 비엔날레를 선보인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송하진)는 《2023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오는 2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22일까지 31일간 전주에 있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ㆍ전북예술회관ㆍ전주KBS갤러리ㆍ미술관 솔 , 14개 시ㆍ군 전시공간에서 개최한다고 알렸다.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인 ‘생동’은 쉬지 않고 생장하는 덕성으로 활기찬 생명력을 회복한다는 뜻으로, 동양의 핵심 사상이자 서예정신이다. ‘생명’에 관한 건강한 의식이 우리의 삶과 예술에 관통되기를 염원하는 의미를 담는다.

현재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류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자기 성찰의 기회를 갖게 됐다. 이로 인해 외적 발산보다는 내적 수렴의 예술에 대해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이러한 흐름 속 비엔날레는 한글서예 등 세계를 감동시킬 서예의 예술적 가치를 드러내고자 했다.

‘생동’이라는 주제의식은 서예의 근본적 정신 추구를 바탕으로 서예의 흐름을 탐색해 보는 <생생불식의 덕성>, <한글서예의 원형과 확장>과 전북의 아름다운 자연과 인물의 향기를 담아내는 <전북서예의 미래지행전> 등 14개의 전시행사를 통해 구체화된다.

올해 비엔날레에는 세계 40개국의 작가 3천여 명이 참가한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주한대사 29명이 참여한 전시, 국내작가 천명이 참여한 한글천인천시 등 전시행사에 전주 한지를 사용한 점이다. 이는 전시 내용과 방법에 대한 확장과 융합적 요소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20대부터 9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과 배경을 지닌 서예가들이 참여하는 14개의 전시행사가 진행되며 국가와 장르를 넘나드는 서예의 확장력을 보여줄 것이다. 특히 각국을 대표하는 주한대사 중 29명이 참여하는 <주한외국대사서예전>은 전주한지에 거칠게 표현된 세계 언어의 다양한 모습의 서예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글천인천시전>은 1,000개의 노랫말과 시를, 천년의 역사를 안고 있는 한지에 1,000명의 서예가가 한글로써 표현한 합동대형병풍 작품이다. 다수의 작가들이 대형 작품을 합작한 예는 그 숫자와 규모면에서 세계 서예사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이다.

<필묵에 핀 호연지기>전은 10미터 길이의 한지에 서ㆍ화 작품으로 구성된 초대형 작품전이다. 중견작가들의 창신적 역량과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유감없이 발현됨으로써, 활기찬 생명력과 낭만적 예술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올해 비엔날레 디지털 영상전시와 VR 온라인 전시 오디오 가이드 등 시대변화와 관객을 위한 맞춤형 전시 환경의 변화를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개회선포와 그랑프리작 발표, 학생서예전 시상이 이뤄질 개막식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송출될 예정이다. 그리고 아날로그 시대의 유산인 서예와 디지털 첨단기술의 영상효과를 결합해 서예의 멋과 전북의 산하를 아름답게 보여 줄 <디지털 영상서예전>도 준비했다.

서예문화진흥과 저변확대, 서예의 고장 전북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학술행사, 특별전도 마련된다. 더 많은 도민과 관람객이 서예를 즐길 수 있도록 전시공간을 14개 시군 전역과 도외로 확대했으며, <서예, 전북의 산하를 말하다>전시가 14개 시군 지역 작가를 중심으로 동시 개최된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한 국내학술연구논문 연구지원사업에 선정된 5편의 서예학 논문 학술발표도 진행된다. AI시대의 서예의 미래에 대한 전망과 담론을 담아내기 위해 세계석학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가 “文字와 圖像의 상관성과 챗GPT 시대의 서예”라는 주제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진행된다.

송하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서예전시인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세계적인 행사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 서예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다른 국가, 다른 장르와의 융합, 교류들을 통해 전북서예의 세계화, 관광자원화 실현에 노력하고 ‘한국서예’의 큰 바람을 일으키는데 서예비엔날레가 앞장 서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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