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크리에이티브x성수>, MZ세대의 성지 ’성수’에 ‘문화기술’ 더하다
[현장스케치]<크리에이티브x성수>, MZ세대의 성지 ’성수’에 ‘문화기술’ 더하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09.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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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8~24 7일간, 에스팩토리·헤이그라운드 등 성수동 일대서 개최
연무장길·성수이로 등 거리 곳곳 공연 무대와 런웨이로 변신
시민 주체 참여 행사 많아 만족도 높아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아침에는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오후에는 힙플레이스를 찾는 MZ세대로 북적이는 성수역이 특별한 축제의 현장으로 모습을 바꾸며 오가는 이들의 눈길과 발길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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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성수역 인근 성수이로에서 진행된 ’뮤직성수’ 공연 리허설 장면 ⓒ서울문화투데이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을 활용해 누구나 문화를 누리고 생산하는데 장벽이 없는 도시를 지향하는 성동구는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7일간 성수동 일대에서, 성동구 소재의 창조기업과 함께 문화창조산업축제 <크리에이티브x성수>를 개최했다. 이번 축제는 ‘성수에서 엮이고, 들끓고, 넘치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축제라 하면 유명 연예인을 초청해 축하 공연을 하는 것이 주가 되는 행사를 일반적이지만, <크리에이티브x성수>는 창조기업과 문화시민, 구가 협력한 게 특징이다.

첨단 문화기술을 통해 미래 문화창조산업을 이끄는 기업 부스 전시 ‘CT페어’, 지속가능한 도시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포럼 ‘컨퍼런스 필드’,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람과의 특별한 만남 ‘키노트 스피치’,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오가며 즐기는 액티비티 게임 ‘플레이 성수’, 성수동 갤러리와 유명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아트페어, 도시와 예술의 담론을 나누는 공연 및 포럼ㆍ공예 프리마켓 등이 펼쳐지는 ‘아트 성수’, 연무장길에서 펼쳐지는 재즈 공연과 대중가수의 버스킹 공연 ‘뮤직 성수’, 무신사ㆍPRTPRT 등 패션기업의 각종 이벤트와 이상봉 디자이너가 함께하는 ‘패션 성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성수만의 감성과 문화를 선보였다. 

▲연무장길 야외에서 펼쳐진 혼토니의 브라스 밴드 공연 ⓒ성동문화재단
▲연무장길 야외에서 펼쳐진 혼토니의 브라스 밴드 공연 ⓒ성동문화재단

22일 오후, 성수역 3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밴드의 합주 소리가 들려왔다. 성수의 중심, 연무장길과 성수이로 곳곳에서 음악 공연이 펼쳐졌다. 차량이 통제된 성수이로에는 처음으로 야외 무대가 설치, 대중음악 뮤지션들이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였고, 거리에서는 브라스 밴드가 상점과 공장, 사람들 사이를 자유로이 누비며 연주를 이어갔다. 연무장길에 있는 크고 작은 상점에서도 음악은 계속됐다. 소품샵에서 선보인 탭댄스 공연과 가구 스토어에서 펼쳐진 통기타 연주, 토종 떡집에서 들려온 보사노바는 ‘일상 속의 예술’을 그대로 구현해냈다. 

공연을 관람한 한 성수동 주민은 “평소에 자주 다니던 거리에서 이렇게 훌륭한 연주를 들을 수 있어 정말 황홀한 시간이었다. 시간을 내어 공연장을 찾지 않아도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크리에이티브x성수> 패션성수 연무장길 패션쇼 ⓒ성동문화재단
▲<크리에이티브x성수> 패션성수 연무장길 패션쇼 ⓒ성동문화재단

성수이로가 뮤지션들의 연주로 채워졌다면, 연무장길은 런웨이로 변신했다. 100m에 달하는 거리는 쇼장으로 바뀌었고, 60m 길이의 런웨이에 모델들이 올랐다. 신진 디자이너 3명이 모델 60명과 함께 24SS 시즌 프리뷰 무대를 선보이며 시민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다. 그간 패션쇼는 다소 폐쇄된 행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를 거리 한복판으로 끄집어내 시민들의 행사로 만든 것이다. 

쇼를 관람한 한 학생은 “모델이 꿈인데, 패션쇼는 디자이너나 프로 모델, 관계자들만 갈 수 있는 행사라는 느낌이 강해 선뜻 보러 가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누구나 오가며 관람할 수 있는 이런 자리가 마련되어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뮤직성수 메인무대와 패션성수 런웨이 사이에 열린 100여 개 공예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플리마켓은 무대와 무대를 잇는 예술 가교역할을 하며 시민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아울러, 에스팩토리에서는 글로벌 트렌드와 미래문화기술을 선도하는 창조산업 기업들이 참여한 CT(Culture Technology)페어가 열렸다. 이곳에서는 테마전시, 기업홍보전시, 비즈니스 토크 등 미래 문화콘텐츠산업을 주도할 프로그램과 아이템을 만나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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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팩토리에서 진행된 무신사의 CT페어 전시 ⓒ성동문화재단

패션플랫폼 무신사와 홀로그램 기업 이매지니어스가 함께 만들어낸 퓨처 쇼퍼 스트리트는 언제 어디서든 현실의 나와 메타버스 속 아바타의 옷을 한 번에 살 수 있는 인터랙티브 패션테마 전시를 선보였다. 대형 화면을 통해 쇼핑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고, QR코드를 스캔하면 실제 착용 모습까지 확인이 가능했다. 

스페이스오디티는 ‘환상동화’를 주제로 케이팝 존을 YG SELECT와 공동으로 꾸민다. 스페이스오디티는 이 공간에서 아이돌 덕질 필수 스케줄 앱 ‘블립(blip)’ 유저들이 참여한 ‘흙손대회’ 작품과 케이팝 데이터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케이팝 레이더’의 2023 케이팝 세계지도 데이터 등 흥미로운 정보들을 소개했다. 

한편, 성동구와 성동문화재단은 매년 <크리에이티브x성수>를 개최하며, 지속 가능한 축제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