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한국족보박물관, 족보에 숨겨진 ‘명당’을 찾아서
국립민속박물관-한국족보박물관, 족보에 숨겨진 ‘명당’을 찾아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09.2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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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전 《明堂, 그림에 담다》 개최, 12월 31일까지
각 가문의 족보로 보는 명당, 후손의 노력 등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우리나라 가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획전이 준비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한국족보박물관(대전광역시 중구청장 김광신)과 26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한국족보박물관에서 K-museums 공동기획전 《明堂, 그림에 담다》를 개최한다.

▲대전광역시 산도 (大田廣域市 山圖), 세로 94X가로 64, 2012, 안갑수 기증/ 대전광역시청을 중심으로 대전의 산과 물을 풍수지리의 관점에서 그린 산도다. 대전시청에서 보이는 산의 모습을 오행에 따라 묘사했다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는 한국족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동국비결』, 『음양서잡초』등 다양한 풍수지리서와 각 가문의 족보 속에 그려져 있는 산도, 대전광역시 산도 등 수많은 산도를 볼 수 있다. 전시를 통해 명당을 그려낸 산도가 무엇인지, 각 가문의 산도와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살펴본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됐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및 <1부. 명당, 좋은 기운이 모인 땅을 찾아서>, <2부. 산도, 명당을 그리다>, <3부. 가문 전설의 현장을 그리다> 순으로 전시가 열린다.

1부에서는 주자(朱子)가 한 말인 “죽은 이의 형체를 온전하게 하고 신령을 편안하게 하면 자손이 융성하다고 하여, 좋은 땅에 조상의 묘소를 정해야 한다”에 따라 명당을 찾아 부모의 묘를 쓰려했던 조선 성리학자들의 행보를 좇는다. 『청오선생장경』,『동국비결』등 풍수지리서와 윤도, 나경을 가지고 명당을 찾아다니는 후손들의 노력을 전시에서 소개한다.

▲선원계보 세종대왕영릉효종대왕영릉도(璿源系譜 世宗大王英陵孝宗大王寧陵圖), 세로 32.3X가로 22, 1927년/ 제4대 왕 세종과 소헌왕후 심씨를 합장한 영릉(英陵)과 제17대 왕 효종과 인선왕후 장씨를 쌍릉으로 조성한 영릉(寧陵)을 그린 산도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부에선 명당을 찾아 부모의 유해를 모시고, 그 자리를 기억하기 위해 그린 산도들을 소개한다. 풍수설에 따른 완벽한 명당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자식들은 산도에서 만큼은부모의 묘소를 완벽한 명당 조건으로 갖춰 그린다. 부모를 명당에 모시고자 하는 마음으로 산도를 명당의 조건에 따라 그린 것이다. 전시에서 대전광역시 산도, 창녕성씨 산도 등을 통해 명당의 조건이 무엇인지, 명당을 어떻게 그리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3부에선 ‘산도’와 얽힌 다양한 설화를 소개한다. 산도에 관해서는 관공서에 암장을 해서 후손이 번영했다고 알려진 목은 이색의 한산 이씨, 세 동물이 서로 견제하는 모습인 복치형 명당에 무덤을 써 자손이 번영한 파평 윤씨, 왕릉의 조성 예정지에 보상금을 주고 무덤을 옮긴 이야기 등 각 가문의 산도와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전시에선 한국족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각 가문의 족보와 그 속에 있는 산도와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