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춘천박물관 특별기획전 《오대산 월정사: 절, 산 속에 피어난 이야기》 개최
국립춘천박물관 특별기획전 《오대산 월정사: 절, 산 속에 피어난 이야기》 개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10.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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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강원세계산림엑스포 개최 기념, 오는 12월 25일까지
오대산의 특수성, 산이 품고 있는 불교문화 전해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2023년 강원세계산림엑스포 개최를 맞이해 오대산 사찰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기획전이 개최된다. 국립춘천박물관(관장 이재열)과 월정사성보박물관(관장 해운 스님)은 오는 12월 25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오대산 월정사: 절, 산 속에 피어난 이야기》를 개최한다.

▲고려 태조 담무갈보살 예배도 (사진=국립춘천박물관 제공)
▲고려 태조 담무갈보살 예배도 (사진=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이번 특별전은 강원의 불교 신앙이 탄생한 자연, 즉 산과 산에 녹아있는 이야기에 주목하는 전시다. 한반도의 중추인 태백산맥에는 비슷한 크기의 다섯 봉우리가 고리처럼 벌려 선 오대산이 자리해 있다.

다섯 봉우리로 둘러싸인 오대산에는 봉우리만큼 여러 개의 중심이 있다. 중국에서 가지고 온 부처의 사리를 산에 봉안했다고 전하는 신라 승려 자장(慈藏)이 창건한 오대산의 중심 ‘월정사’, 조선 세조(世祖)와 문수동자의 만남을 간직한 ‘상원사’, 부처의 사리를 모시는 ‘적멸보궁’등, 다섯 봉우리에서 머무는 부처와 보살 오만 명을 모시는 암자 모두 각자의 이야기와 기억을 품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대산이 가진 특수성에 주목해 산이 품고 있는 불교문화의 의미와 현재적 가치를 공유한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사리장엄구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사리장엄구 (사진=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전시는 오대산의 역사와 문화, 신화와 신앙을 조명하며,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 ‘오대산 신앙의 시작’>에서는 오대산의 불교 신앙이 시작된 자장의 이야기와 사리 신앙에 대해서 살펴본다. 부처의 사리가 모셔진 오대산과 신앙의 핵심이 되는 적멸보궁, 월정사의 역사를 조명한다. 특히 오대산의 사리 신앙을 대표하는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고려시대 찬란하게 빛난 불교문화를 보여준다.

< 2부 ‘부처와 보살, 산에 머물다’>는 산봉우리에 올라 신앙의 정점을 만나는 공간이다. 오대산은 문수보살이 머무는 성지로 여겨졌고, 조선 왕실에서는 월정사와 상원사를 비롯한 오대산 사찰과 암자를 후원했다. <3부 ‘산 너머, 함께 만든 이야기’>는 산 너머의 풍경을 조망하는 시간이다. 오대산은 불교문화 뿐 아니라 조선의 기록문화를 대표하는 『조선왕조실록』도 품고 있었다. 실록을 보관했던 오대산사고의 흔적을 만나보고, 산 너머로 시선을 옮겨 다른 지역 승려와 함께 한 불사(佛事)를 살펴본다.

▲중대 사자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
▲중대 사자암 목조비로자나불좌상 (사진=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전시의 마지막은 탄허 스님의 글씨이다. 불 속에서 핀 연꽃을 의미하는 ‘화리생련(火裏生蓮)’은 고난을 딛고 다시 대가람을 이룩해 강원도 불교 문화의 중심이 된 월정사를 대변하는 말이다. 스님의 선필(仙筆)에 담간 강한 의지를 마주한 뒤에는 오대산 자락에 내재된 불교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국보 1건, 보물 7건, 국가민속문화재 1건, 강원특별자치도 지정문화재 13건 등 총 50여 건의 중요 문화유산을 함께 만날 수 있다. 특히 1466(세조 12)년 조성된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과 1661년(현종 2)에 조성된 <상원사 목조문수보살좌상> 안에서 나온 복장물은 이번 전시를 위해 함께 사찰 밖을 나선다. 두 상 안에서 나온 명주적삼과 무문사적삼, 회장저고리 모두 산문 밖 전시는 처음이다.

▲탄허 스님이 쓴 “화리생련”
▲탄허 스님이 쓴 “화리생련” (사진=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오는 12월 25일(월)까지 개최되는 이번 특별전은 2024년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을 맞이해 월정사성보박물관에서 자리를 옮겨 전시를 진행한다. 2024년 1월 10일부터 3월 31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강원의 산은 고립의 공간이 아닌 풍부한 가능성의 공간이다. 국립춘천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산을 바탕으로 형성된 강원 불교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