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 나서
국립중앙박물관,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 나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10.1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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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미소니언, 독일 훔볼트 포럼 등 5개국 6개관 지원
한국실 신규 지원, 전담 인력 지원 등 다양하게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해외 박물관에 있는 ‘한국실’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해나간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23년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의 신규 지원 대상관으로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덴마크국립박물관, 네덜란드국립박물관 등 5개국 6개관을 선정했다. 이로써 국립중앙박물관은 총 9개국 21개관의 한국실 지원 사업을 관리한다. 사업은 전시, 인력, 소장품 지원 등을 아우른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한국실 (사진=국중박 제공)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한국실 (사진=국중박 제공)

박물관은 국외박물관 한국실을 문화유산으로 만나는‘K-컬처’의 전초기지로 삼고, 2009년부터 한국실 지원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실 운영 지원 사업을 이관 받아 지원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이에 따라 기관의 적격성, 사업 타당성, 비용 분담률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규 지원 대상 및 지원 규모를 산정해오고 있다.

지원 방향은 주요 거점 박물관을 중심으로 ▲한국실 개선 ▲특별전 개최 ▲전담인력 채용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더불어 연도별 수요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한국문화재 보존처리, 출판, 교육, 온라인 공개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국중박의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의 최근 성과로는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신규 지원’, ‘미국 플로리다대학 새뮤얼한박물관의 조선시대 산수도 보존처리’, ‘독일 훔볼트포럼에 한국실 전담 인력 지원 및 첫 한국문화재 특별전 개최’ 등이 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한국실 지원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와 미국 스미스소니언 재단이 체결한 「문화기관 교류‧협력 확대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로 이루어진 첫 성과물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지원 사업을 계기로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한국실 전시와 한국문화재 특별전 개최 등을 지원한다. 이 일환으로 故이건희 회장 기증품 특별전의 국외 순회전 중 첫 번째 전시가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개최된다. 오는 2025년 11월 8일 시작해, 2026년 2월 1일까지 열린다. 이외에도 스미스소니언 내 유일한 아시아박물관에 위치한 한국실의 전면적 개편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미국 플로리다대학 새뮤얼한박물관 한국실 산수도 전시 모습
▲미국 플로리다대학 새뮤얼한박물관 한국실 산수도 전시 모습 (사진=국중박 제공)

미국 플로리다대학 내에 위치한 새뮤얼한박물관 산수도의 보존처리도 지원 사업의 의미 있는 결실로 볼 수 있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제작된 산수도는 국립중앙박물관의 학술 자문과 3년여에 걸친 과학적 분석 및 보존처리를 거쳐 올해 한국 전통 방식의 장황으로 다시 온전한 모습을 갖췄다. 봄, 여름, 겨울 등 계절의 변화를 담은 조선시대 산수도 4점이 국립중앙박물관 전문 인력의 지원으로 올 가을 새뮤얼한박물관 한국실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밖에도 새뮤얼한박물관 소장의 230여 건의 한국문화재 정보를 보완하고 고화질 사진을 누리집에 공개하는 프로젝트도 한국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결실을 앞두고 있다.

독일 훔볼트포럼에는 한국실 전담 인력 지원이 이뤄졌다. 전담 인력 지원은 한국문화재를 소장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연구와 중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실현하기 어려웠던 기관에 큰 전환점이 되는 지원방식이다.

이러한 지원의 일환으로 독일 훔볼트포럼 민족학박물관 및 아시아예술박물관(관장 라스-크리스티안 코흐)은 특별전 《아리아리랑-한국 Ari-Arirang. Korea》을 개최한다. 10월 13일부터 내년 4월 21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채용된 훔볼트포럼 한국실 전담 큐레이터가 기획한 첫 한국문화재 특별전이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훔볼트포럼 민족학박물관이 소장한 관모, 갓, 갑옷, 장신구, 탈 등 한국문화재 120여 점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전시실 전경, 19세기 말 독일인 수집가의 수집품, 독일 훔볼트포럼
▲전시실 전경, 19세기 말 독일인 수집가의 수집품, 독일 훔볼트포럼 (사진=국중박 제공)

이번 전시는 19세기 후반 시작된 독일의 한국문화재 수집 역사를 주제별로 조명한다. 주목되는 전시품은‘아리랑’이 녹음된 음반이다. 이 자료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군의 일원으로 참전했다 독일의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한국인의 노래를 녹음한 것이다. 이번 특별전 제목을‘아리아리랑’으로 선정하게 된 것도 해당 자료의 역사적 중요성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앞으로도 세계 곳곳에 소재한 한국실 운영을 활성화하고 국외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를 온전하게 보존 및 활용할 수 있도록 국외박물관과의 상호 협력 체계를 공고히 구축할 예정”이라며 “지원 기관의 성격에 맞춰 소장품에 대한 학술 자문, 한국문화재 대여를 통한 지원, 전문 인력 지원과 교류 등을 확대해 한국문화 홍보 및 위상 강화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