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부산서 펼쳐질 ‘공공디자인페스티벌 2023’ 개막 준비, “모두를 위한 디자인”
[현장스케치] 부산서 펼쳐질 ‘공공디자인페스티벌 2023’ 개막 준비, “모두를 위한 디자인”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10.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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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심 전국 160여 개 거점서, 10.20~29
주제전시 ‘우리가 꿈꾸는 보통의 일상’, 6개 일상 공간 배경
시민들이 공공디자인을 깨닫고, 가치를 이해하는 페스티벌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전국각지에서 ‘공공디자인’이라는 주제 아래, 전시와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선보이는 시간이 시작된다. 일상 속 너무나 익숙하게 자리하고 있어 ‘공공디자인’이라고 느끼지 못했던 사례들을 보다 세밀하게 주목해볼 수 있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이하 공진원)이 주관하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이 오는 20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된다. 개막식은 오는 19일 부산에서 열리며, 폐막식은 서울에서 치러진다. 페스티벌은 개막식이 열리는 부산을 비롯한 전국 160여 곳의 공공디자인 거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전시와 토론회, 체험행사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우수한 공공디자인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 주제 행사장인 부산 수영구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F1963', 고려제강이 1963~2008년 와이어를 생산하다 공장 이전으로 가동하지 않는 수영공장을 리노베이션해 사회적 가치와 기능을 가진 공간으로 재창조 (사진=공진원 제공)

서울서 시작돼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공공디자인’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올해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모두가 누리는 공공환경을 함께 상상하고 더 나은 미래로 향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공(정부 부처,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 등)과 함께 민간(기업, 학계 등)도 참여해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당면 과제를 해결해 온 공공디자인의 다양한 사례를 나눌 예정이다.

페스티벌 개막에 앞서 12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 언론간담회가 열렸다. 장동광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 백진경 공공디자인페스티벌 2023 조직위원장, 한정희 큐레이터 대표가 참석해 행사에 대한 소개를 전했다.

▲12일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장동광 공진원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서울문화투데이

장 원장은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은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지금의 현안을 해결하고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지닌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에 페스티벌 개막식이 열리는 부산은 도시문화부터 해양산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공공디자인을 활기차게 추진하고 있으며, 부산 지역의 40개 장소, 관련 단체가 참여한다”라며 올해 열리는 페스티벌에 대한 개요를 전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개최됐던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이 올해는 부산으로 장소를 옮겨 축제를 시작한다. 40개소가 참여하는 부산 공공디자인 특구는 도시재생과 지역공동체 활성화 사례, 부산과 해양 문화, 유니버설디자인의 테마로 구성된다.

부산역을 시작점으로 개막식과 주제전시가 열리는 수영구의 복합문화공간 F1963, 일과 삶, 휴식의 조화를 추구하는 업무 형태를 제안하는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를 비롯해 국립해양박물관, 영주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부산시민공원 등에서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백 조직위원장은 “서울에 이어 부산에서 개최되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공공디자인의 경향을 담고 있다”라며 “부산엑스포를 앞두고 열리는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부산이 안전하고 품격있는 도시라는 것을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라며 부산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 대한 설명을 전했다.

2회 째를 맞게 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부산 개최 소식에 취재진 사이에선 이번 페스티벌이 ‘부산엑스포’를 염두해 추진된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도 지역을 순회하면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을 개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장 원장은 “올해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개최지를 부산이 된 것은 ‘서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많은 시도들을 확장해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라며 “이후의 페스티벌 개최지가 정해지진 않았고, 앞으로는 올해처럼 ‘부산’이라는 특정 도시를 중심으로 두진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에 ‘런던디자인페스티벌’이 있다. ‘런던디자인페스티벌’은 런던이라는 도시에서 개최되지만, 그 페스티벌의 영역은 영국 전역으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역시 ‘런던디자인페스티벌’처럼 서울에 거점을 두고 있더라도 전국적인 행사가 이뤄지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며 “현재도 많은 지자체들이 자신들의 지역에서 행사를 열고 싶어 한다. 그런 지자체들을 공공디자인에 대한 이해와 사례를 다수 가지고 있고, 예산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 만약 그런 지자체들 위주로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을 이끌어가게 되면, 공공디자인 영역 안에서 소외된 지역은 계속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런 지점에서 균형을 맞춰가는 페스티벌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앞으로 공공디자인페스티벌 운영 기조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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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누리는 공공환경을 페스티벌을 통해 함께 상상하고 더 나은 미래로 향하자'라는 의미의 시각화인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 아이덴티티 (사진=공진원 제공)

이일상 속 녹아있는 ‘공공디자인’ 주목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은 주제전시, 토론회, 체험행사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주제전시는 올해 페스티벌의 가치를 좀 더 명확하게 보여주는 자리다. 올해 주제전시는 부산 F1963 석천홀에서 20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된다. 전시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 : 우리가 꿈꾸는 보통의 일상>이라는 제목으로 준비됐다. 권정민 계원예대 교수, 한정희 前디뮤지엄 부관장의 공동 큐레이팅으로 완성됐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 노인, 장애인부터 비장애인까지 모두가 즐겁게 공공디자인을 체험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관객 친화형 전시로, 우리 삶의 품격을 높이는 공공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게끔 준비됐다.

한 큐레이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공공디자인을 만나고, 공공디자인이 제공하고 있는 편의를 누리면서 그것이 ‘공공디자인’인지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전시는 우리의 일상 속에 녹아있던 공공디자인을 주목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시민들이 공공디자인을 인식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공공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알아갈 수 있는 자리로 기획했다”라고 전시를 소개했다.

우리의 일상을 무대로 하고 있는 전시인 만큼, 집 밖을 나가서 만나게 되는 사회적 공간들이 전시장 그 자체로 작용한다. 전시는 집, 동네, 학교, 일터, 가게(편의시설), 대중교통이라는 6개의 일상 공간을 섹션으로 선보인다. 각 공간마다 기관, 지자체, 민간 단위에서 시도됐던 공공디자인의 사례를 선보인다. ‘집과 커뮤니티’라는 주제의 섹션 1은 인지다양성을 고려한, 컬러유니버셜 디자인을 소개한다. 섹션 2 ‘동네’에선, 연령과 장애유무, 종의 다양성을 모두 고려한 공원, 놀이터, 체육시설 등 속 공공디자인 사례를 선보인다.

▲주제전시 <모두를 위한 디자인 : 우리가 꿈꾸는 보통의 일상> 섹션 3에서 선보이는 '시각장애인용 3D프린팅 교재-한경국립대학교 UD꿈공장' (사진=공진원 제공)

섹션 3 ‘교육 환경’은 교실의 공간을 선보이며 장애ㆍ비장애 학생 모두에게 평등하고 안전한 학습환경을 제공하는 공공디자인을 소개한다. 이 섹션은 교실로 설정된 공간 안에서 관람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참여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관람객들이 직접 공공디자인 안에서 시간을 보내며,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느껴볼 수 있는 구성이다.

섹션 4 ‘업무공간’은 공공디자인이 적용된 일터를 소개한다. 비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이 함께 근무하는 기업 <베어베터>와 일과 쉼의 균형을 담고 있는 새로운 업무 공간인 <부산 워케이션>의 사례를 선보인다. 섹션 5 ‘보통의 가게’는 각자가 필요한 물건을 얻으러 가는 일상적인 공간 ‘가게’를 공공디자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마지막 섹션 6 ‘대중교통과 귀갓길’에선 안전하고 편안한 귀가를 위해 장애인, 어린이, 고령자 등 모든 이용자를 고려한 다양한 대중교통 사례 소개해본다.

한 큐레이터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 우리가 꿈꾸는 보통의 일상’이라는 제목이 선명한 의미를 전달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보통의 일상’이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들에겐 꿈을 꿔야하는 일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고, 공공디자인이 그 꿈을 이뤄주고 있다는 뜻을 담고 싶었다”라며 전시 소개를 마무리했다.

주제 전시 이외에 ‘공공디자인’에 대한 담론을 나눌수 있는 토론회도 열린다. 24일 부산 아스티 호텔에서는 “장벽이 없는 삶,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인천시, 산림청, 삼화페인트, SK텔레콤 등 국내 공공기관 및 기업 등 15개 단체 담당자가 참석해,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의 정책과 사업을 발표하고 심층 토론한다.

부산을 거점으로 두고 있지만, 전국 각지에서 펼쳐질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은 서울, 경기, 충청, 전라, 제주 등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친환경 농부시장 마르쉐(부산 F1963, 서울 성수), 대한민국건축문화제(문화역서울284), 어반스케쳐스 서울(Urban Sketchers Seoul)과 함께하는 도시 스케치(부산시민공원, 서울숲), 학술대회(문화역서울284) 등 다채로운 참여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12일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좌측부터)한정희 큐레이터 대표, 백진경 공공디자인페스티벌 2023 조직위원장 ⓒ서울문화투데이

계속 나아가야 하는 ‘공공디자인’

공공디자인은 상업디자인과 달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현안 속 문제를 ‘디자인’의 영역으로 해결해나가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점점 더 선한 가치가 다수가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하고 있다. 그런 지점에서 공공디자인은 즉각적인 해결이나 선명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은 아니다. 우리 삶 속 녹아있는 ‘공공디자인’을 알리고 ‘공공디자인’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를 공유하면서, 서서히 국민 의식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하고 있다.

간담회 중 한 취재진은 공공디자인 우수 사례를 선보이는 전시를 통해서, 어떻게 관람객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공공디자인이 지향하는 가치를 전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런 공공디자인을 하고 있으니 와서 감상하길 바란다는 전시 방법의 효용성을 물었다. 이에 장 원장은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나누고 국민들의 의식 저변을 서서히 변화시키는 것에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의 방점이 찍힌다고 말했다.

▲2023 공공디자인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북아현동경사형엘리베이터 (사진=공진원 제공)
▲2023 공공디자인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북아현동경사형엘리베이터 (사진=공진원 제공)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을 서서히 변화시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떻게 보면 공공디자인의 또 다음 단계를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수 있는 것이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의 역할일 텐데,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는 공공디자인 사례 소개에서 그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지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 일상에서 아주 낯설었던 ‘공공디자인’이라는 영역이 점점 확산되고 전국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본다. 또 다음 번의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이 기대되는 이유다.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은 부산광역시 및 전국 공공디자인 거점 165곳에서 20일부터 29일 간 개최된다. 전국 공공디자인 주요 거점으로는 부산 수영구 ‘F1963’,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울산 ‘울산도서관’, 경기 포천시 ‘국립수목원 숲이오래 키즈아카데미’, 전라 진안군 ‘마령 활력 센터’ 등이 있다.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이 펼쳐질 장소와 보다 자세한 행사 사항은 웹사이트 (https://publicdesign.kr/festival)를 통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