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어린이세상, 국내 최초 ‘어린이헌장비’ 이전 제안
대구어린이세상, 국내 최초 ‘어린이헌장비’ 이전 제안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10.27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달성토성 복원사업으로 방치 우려…“어린이헌장비 제자리 찾아야”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개관 40주년을 맞이한 대구어린이세상이, 내달 15일 열리는 개관 기념 행사에서 국내 최초의 어린이헌장비를 달성공원에서 대구어린이세상 경내로 이전할 것을 제안한다. 이번 제안은 달성공원의 토성복원사업을 계기로 공원내 많은 기념물들이 새로운 곳으로 옮겨져야한다는 여론에 부응함과 동시에, 대구의 어린이문화 기념물을 한 곳에 모은다는 의미가 있다.

▲달성공원에 자리한 국내 최초 어린이헌장비

대구의 어린이헌장비는 제36회 어린이날인 1958년 5월5일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헌장비로, 어린이의 권리와 존엄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조형물이다. 어린이 헌장 초안을 만든 아동문학가 마해송이 제안했고, 당시 제2군 사령관이던 최영희 장군이 일을 맡았으며, 대구아동문학회와 언론계가 도왔다. 

지금의 어린이헌장비는 허물어 지기도 했지만, 헌장의 조문이 늘어난 관계로, 1970년 5월 5일, 당시 김수학시장의 주도로 다시 조성한 것이며, 전국의 지자체들이 부러워 마지않는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가 달성공원 동물원의 수성구 삼덕동 이전, 달성토성복원계획을 발표하면서 어린이헌장비는 갈 곳을 알 수 없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대구어린이세상은 대구어린이회관의 40년 역사를 이어온 곳으로, 시민들의 성금으로 마련되었다. 대구는 어린이헌장비의 건립을 계기로 매우 다양한 ‘어린이문화’를 키워온 귀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 이름을 바꿔 새롭게 문을 연 대구어린이세상도 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오는 11월 15일 개관 40주년 행사에서 어린이헌장비가 대구어린이세상 경내에 옮겨진다면, 어린이문화의 상징물들이 집적되는 효과도 커질 뿐 아니라, 40년전에 세워진 ‘어린이회관 개관기념비’와 함께 지역어린이문화에 관한 시민들의 인지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어린이세상 관장 김정학은 “대구어린이세상은 대구어린이회관 40년의 역사를 이어온 곳으로,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동심 가득한 공간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며 “어린이헌장비의 이전 제안이 결실을 맺으면 대구의 어린이문화는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