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과천프로젝트 2023》, 음악-드로잉으로 연결된 ‘원형정원’
《MMCA 과천프로젝트 2023》, 음악-드로잉으로 연결된 ‘원형정원’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11.0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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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CA과천 ‘원형구역’, 11.15~24.10.20
‘연결’ 키워드…정승현, 수연ㆍ엄유정 참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을 작품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프로젝트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과천관의 숨겨진 명소, 원형정원과 옥상 일대를 드로잉과 음악으로 만나는 《MMCA 과천프로젝트 2023: 연결》을 15일부터 내년 10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수연, 초록의 시간, 2023, 29.7x21cm, 모눈종이에 색연필
▲수연, 초록의 시간, 2023, 29.7x21cm, 모눈종이에 색연필 (사진=MMCA 제공)

MMCA 과천프로젝트(MMCA Gwacheon Project)는 국립현대미술관이 2020년부터 과천관 특화 및 야외 공간 활성화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중장기 공간재생 프로젝트다. 2026년 과천관 개관 4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고 미술관을 재생해, 예술적 경험의 무대를 곳곳에 펼쳐나가고 있다.

올해는 3층 옥상정원, 2층 원형정원과 동그라미 쉼터 등 세 공간으로 이뤄진 ‘원형구역’을 대상으로 《MMCA 과천프로젝트 2023: 연결》을 개최한다. 과천관의 숨겨진 명소인 2, 3층 정원 일대는 내ㆍ외부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관람객에게 전시 관람과는 다른 휴식과 사유의 공간을 제공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연결’을 키워드로 과천관 원형구역의 건축적 특색과 활용성을 재해석한 드로잉과 음악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세 공간에 연결성을 부여하고 관객들이 다층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의 활성화를 시도했다. 야외 원형정원을 둘러싼 내부 공간인 ‘동그라미 쉼터’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제작된 수연, 엄유정의 드로잉 60여 점을 전시하며, 정승현이 구성한 14곡의 음악 재생목록(플레이리스트)을 감상할 수 있다.

▲엄유정, 자주달개비, 2023, 40x30cm, 종이에 아크릴릭 잉크
▲엄유정, 자주달개비, 2023, 40x30cm, 종이에 아크릴릭 잉크 (사진=MMCA 제공)

영화 음악 작곡가로 활동하는 정승현은 미술관의 원형정원과 옥상 일대를 정신적 쉼을 얻는 공간으로 재해석해 이곳과 어울리는 14곡의 재생목록을 꾸렸다. 정승현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시작, 태동, 힘, 성장, 정화, 회귀’ 순으로 구성된 재생목록 중 ‘시작’<0>(2023) 과 ‘회귀’<Vitality>(2023) 2곡을 작곡했다. 나머지 12곡은 동시대 음악가의 음악에서 선별해 재생 목록으로 구성했다.

정승현은 미술관에서 받은 영감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렬한 주제나 이미지를 지닌 곡보다는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정신적 ‘쉼’이 가능한 음악이 필요하다고 봤다. 천오백 곡 이상 탐색하며 타악기 같은 큰 볼륨이 필요한 악기는 배제하고, 장조곡 위주로 선택한다거나, 앰비언트 효과를 고려하는 등 나름의 기준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MMCA 과천프로젝트 2023: 연결》 전시 전경 (사진=MMCA 제공)

작가로 활동하는 수연과 엄유정은 미술관의 원형정원, 옥상정원 일대의 건축 구조물의 특수성을 발견하고, 그 속에 자라나고 있는 200여 종의 식물들과 계절의 풍경을 드로잉으로 재해석했다.

수연은 모눈종이를 이루는 작은 칸에 정원의 식물과 가시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바람의 에너지 등을 담아 상상의 영역을 넓힌다. 국내 미술관 건축의 표준을 제시했던 과천관을 방문하는 길부터 건물의 외형과 특수한 조건에 조성된 정원 구조를 중점으로 한 드로잉 작업을 선보인다. 엄유정은 오일 스틱과 아크릴 잉크를 활용한 드로잉을 통해 흑백에 가까운 무채색으로 식물의 순간을 묘사한다. 세밀화처럼 재현적이라기보다 대상을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재해석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정원의 식재 중 댕강 나무, 털댕강 나무, 큰바늘꽃, 쇠뜨기, 좀작살 나무를 관찰해 드로잉을 선보인다.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려 하는 순간과 같이 식물의 작은 움직임과 성장의 순간을 표현해 사계절의 정원을 입체적으로 사유해 볼 수 있게 한다.

▲《MMCA 과천프로젝트 2023: 연결》 전시 전경 (사진=MMCA 제공)

관람객들은 《MMCA 과천프로젝트 2023: 연결》을 통해 원형구역을 하나로 ‘연결’한 음악과 드로잉을 감상하며, 정원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적 정보를 공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연, 엄유정의 드로잉을 수록한 아트북은 동그라미 쉼터에서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으며, 과천 아트숍 및 서울관 MMCA 미술책방에서 구매 가능하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음악 재생목록은 동그라미 쉼터뿐만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 공식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Korea)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