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지리지’에 담긴 조선의 가마터를 만나본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담긴 조선의 가마터를 만나본다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11.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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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분청문화박물관 《분청을 기록하고 기억하다》展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공동 기획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조선에서 생산한 도자기의 자취를 따라 가보는 전시가 기획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유은식)는 고흥군(군수 공영민) 분청문화박물관과 공동으로 내년 11월 30일까지 고흥분청문화박물관 한국의 분청사기실에서 《분청을 기록하고 기억하다》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전라도지역 자기소도기소 추정위치 (사진=문화재청 제공)
▲전라도지역 자기소도기소 추정위치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 전시는 『세종장헌대왕실록(이하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된 도자기 생산 시설의 위치를 현재의 기술로 추정해 공개하는 특별한 자리다. 『세종장헌대왕실록(이하 ‘세종실록’)』 지리지는 『조선왕조실록』 중 하나로, 당시 전국 8도의 행정, 문화, 군사 등을 상세하게 기록한 ‘지리지’가 유일하게 부록으로 첨부돼 임진왜란 이전 시기 경제와 관련된 풍부한 정보를 전해주고 있는 유산이다.

전시에선 전라도 지역 자기소와 도기소 70개소에 대해 문헌, 고지도, 지명 등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문화유산 공간정보 시스템(GIS)에 등록된 현재의 288개 가마터를 정밀 지표조사해, 당시의 자기소·도기소 41개소의 위치를 추정한 내용을 공개한다.

▲나주목 영광군 구수동 자기소-‘내섬(內贍)’명 분청사기
▲나주목 영광군 구수동 자기소-‘내섬(內贍)’명 분청사기 (사진=문화재청 제공)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세종실록지리지의 편찬과정과 자기소·도기소에 대한 기록을 소개하고, 청자와 백자의 가교로써 분청사기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2부에서는 조선시대 초기의 지방 행정구역인 나주목, 장흥도호부, 전주부, 남원도호부 등 현재의 광주광역시ㆍ전라남북도 지역 33개 시ㆍ군의 자기소ㆍ도기소에 대한 조사ㆍ연구 성과를 정리해 소개했다.

더불어, 남원도호부 아산리 자기소(임실 학정리 가마터)와 나주목 영광군 구수동 자기소(영광 길용리 가마터) 출토 ‘내섬(內贍)’명 분청사기, 순창군 심화곡 자기소(순창 심초리 가마터) 출토 ‘순창(淳昌)’명 분청사기 등이 전시된다. 특히, 관청의 이름인 ‘내섬(內贍)’과 지역명인 ‘순창(淳昌)’이 새겨진 이들 분청사기는 당시 해당 출토지역에 각각 중앙관청과 지방관아로 자기를 납품하던 가마터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자료로,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으로만 남아있던 자기 생산 시설의 흔적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순창군 심화곡 자기소_‘순창(淳昌)’명 분청사기
▲순창군 심화곡 자기소-‘순창(淳昌)’명 분청사기 (사진=문화재청 제공)

3부에서는 전라도 지역의 자기소ㆍ도기소로 추정되는 가마터 41개소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했고, 출토된 자기 편을 각각의 위치에 전시해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전국에 산재한 분청사기 가마터가 매장문화유산과 기록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재조명 받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