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방혜자 화백 추모기획전 《인연因緣_빛의 세계로 떠나다》
故방혜자 화백 추모기획전 《인연因緣_빛의 세계로 떠나다》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11.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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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미술관, 12월 31일까지
내면의 깊은 빛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방혜자를 기억하며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지난해 작고한 故방혜자 화백의 1주기 맞아 추모전이 열린다. 영은미술관은 故방혜자 화백 추모기획전 《인연因緣_빛의 세계로 떠나다》를 오는 12월 31일까지 개최한다.

▲ 우주의 빛, ∅225.5cm, 부직포에 천연염색, 2002 (사진=영은미술관 제공)
▲ 우주의 빛, ∅225.5cm, 부직포에 천연염색, 2002 (사진=영은미술관 제공)

故방 화백은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해왔고, 2002년 영은창작스튜디오 2기로 입주해 2011년부터는 YAMP 작가로서, 2022년 영면(永眠)에 들기까지 20여년을 영은과 함께 했다. 프랑스에서 부고 소식이 들려온 2022년은 COVID-19로 여전히 국가 간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영은미술관은 평생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예술에 헌신한 삶을 살았던 예술가를 어떻게 보내드려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이에 영은미술관은 故방혜자 화백의 스튜디오 앞에 소박한 추모공간을 마련해 49일간 운영했다. 그리고 2023년 가을 1주기를 맞아 추모기획전을 개최한다.

故방혜자 화백은 영은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로 활동하는 동안 미술관에서 3번의 개인전을 열고, 11번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또한,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 음악회, 전통 무용 공연 등 다수의 예술 활동에 참여했다. 그 중 2002년의 《동방의 숨결》展에서는 당시 영은미술관 큐레이터의 제안으로 평면 부직포 작품을 원통형으로 설치해 새로운 보여주기 방식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이는 방 화백의 작품 세계를 넓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물성과 빛, 181 x199cm, 무직천에 천연채색, 2011
▲ 물성과 빛, 181 x199cm, 무직천에 천연채색, 2011  (사진=영은미술관 제공)

결과적으로 작가의 마지막 개인전이었던 2019년 《빛에서 빛으로》 전시에서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고딕양식의 걸작 샤르트르 대성당 종교 참사회의실에 새롭게 설치되는 4개의 작품 중 하나를 소규모로 선보이기도 했다. 북쪽 제1창에 설치될 <빛의 탄생>을 실제 크기의 반으로 제작해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故방혜자 화백의 60여년의 예술과 그간의 활동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기획된 자리다. 전시는 영은미술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미술관은 영은과 故방혜자 화백의 20여년 인연因緣을 미술전시로서 관람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시각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말한다.

▲ 영은미술관 제1전시장 전경
▲ 영은미술관 제1전시장 전경  (사진=영은미술관 제공)

그 인연을 시각화하기 위해 미술관은 먼저 故방 화백이 평생에 걸쳐 마음을 나누었던 인연들에게 이번전시의 기획의도를 알리고, 짧은 글로서 방 화백을 회고해 주기를 요청했다. 영은창작스튜디오의 전ㆍ현 입주작가, 영은미술관의 전ㆍ현 학예원,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에게 3차례에 걸쳐 공문으로서 에세이를 요청했고, 많은 이들이 글과 함께 자료를 보내줬다. 이와 함께 방화백의 전시와 전시연계프로그램(교육, 음악회, 무용 공연 등)을 글과 이미지로서 정리해서 전시장에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추모기획전은 전시장을 찾는 모든 이들이 내면의 깊은 빛을 추구하여 작업으로 승화시킨 수행자 같은 예술가, “방혜자”를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자리다. 미술관은 “故방혜자 화백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예술과 글, 그리고 각각의 인연因緣과 사연이 담긴 이번 전시가 저마다의 기억을 회고(回顧)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