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누구나 한 번쯤 만났던 워너브러더스의 세계로, 《워너브러더스 100주년 셀러브레이션》展
[현장스케치] 누구나 한 번쯤 만났던 워너브러더스의 세계로, 《워너브러더스 100주년 셀러브레이션》展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3.11.17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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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이야기에 찬사를”
DDP 뮤지엄 전시 1관, 11.18~24.3.31
워너브러더스 작품 상상케 하나, 포토존 위주 전시 아쉬움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배트맨 시리즈, DC 코믹스, 루니 툰, 해리포터 시리즈 등 누구나 한 번쯤은 워너브러더스의 작품을 만나봤을 것이다. 전세계를 사로잡는 대중문화의 한 줄기를 담당해온 워너브러더스가 탄생 100주년을 맞이했다.

▲《워너브러더스 100주년 셀러브레이션》 전시장 초입에서 만날 수 있는 워너브러더스 영화 편집본 상영 공간 ⓒ서울문화투데이

이를 기념해 100년이라는 위대한 여정이 담긴 셀러브레이션이 전시로 공개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오는 18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개최된다. 전시 입장료는 성인(만 19세~64세) 20,000원, 어린이/청소년(만7세~18세 이하) 15,000원이다. 전시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며, 입장 마감 시간은 오후 7시다.

‘워너브러더스’는 앨버트, 샘, 잭 워너 형제가 1923년에 설립해 올해 100주년을 맞이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이며, 영화 제작뿐만 아니라 TV프로그램, 게임과 음악, 상품까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모든 분야를 섭렵하고 있다. 특히 워너브러더스 영화는 <루니 툰>, <DC코믹스> 등 애니메이션부터, 전 세계 신드롬을 일으킨 판타지 <해리포터>의 실사 영화 시리즈까지 장르를 불문한 수많은 명작들을 탄생시켰다.

▲워너브러더스의 연대기를 볼 수 있는 전시 공간 (사진=지앤씨미디어 제공)

이번 전시는 ‘워너브러더스’의 10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하며, 지난 한 세기동안 창조해낸 모든 이야기에 찬사를 보내는 자리로 꾸려졌다. 전시 1관 내부에서는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며, 100년 동안 방대한 역사를 써온 워너브러더스의 지난 여정을 보여주는 시네마존과 연대기, 스튜디오의 상징인 워터타워를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이후의 전시장은 워너브러더스의 부흥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콘텐츠들이 창작의 매 과정을 상상할 수 있는 구성으로 소개된다.

작가의 방, 의상디자이너 실, 소품실, 차고, 특수효과 실, 애니메이션 파트 등으로 구성된 전시 공간에서는 <해리포터>, <배트맨 시리즈>, 드라마 <프렌즈> 등의 소품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특수효과를 보여주는 섹션에선 매트릭스의 코드로 가득 찬 방을 경험해볼 수 있다. 마치, 관람자가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번 전시는 ‘워너브러더스’와 공식 협업(DDP, 지앤씨미디어)으로 처음 개최되는 국내 셀러브레이션으로, 100주년 기념 스페셜 프리미엄 굿즈 증정 행사도 열린다. 방문객들은 제비뽑기를 통해 총 100주년 기념 프리미엄 굿즈를 받아볼 수 있다.

▲의상공간 섹션에 전시된 영화 의상 및 피규어 전시품 (사진=지앤씨미디어 제공)

전시 초입에선 이번 전시가 던지는 희망과 응원 가득한 메시지 “세상의 모든 이야기에 찬사를”이 은은하게 전달된다. 이어서 만나볼 수 있는 워너브라더스의 영화 편집본은 우리가 한 번쯤 만났던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스티븐 킹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공포 영화의 명작이라고 손꼽히는 『샤이닝』부터, DC코믹스 시리즈의 ‘배트맨’과 ‘조커’의 모습은 워너브러더스가 만들었던 무한한 이야기의 세계를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언제나 우리의 곁에 서 있을 것만 같은 영웅 ‘슈퍼맨’과 ‘원더우먼’의 모습도, 영화를 통해 희망을 생각했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이어서 펼쳐지는 워너브러더스의 연대기와, 워너브러더스의 상징과도 같은 워터타워의 모형은 한 브랜드가 걸어온 100년이라는 시간의 깊이를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캘리포니아 버뱅크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의 워터타워는 1927년 스튜디오 내 소방시설로 건설돼 현재까지 워너브러더스의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이후 전시 공간에선 워너브러더스에서 제작한 다양한 작품들의 소품과 그것들을 연상케하는 드로잉, 피규어 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마치 관람객들이 영화 속 공간에 들어선 듯 구성된 포토존에서는 다양한 사진을 남겨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영화 <매트릭스>를 주제로 구현된 전시 공간 (사진=지앤씨미디어 제공)

하지만, 실제 촬영에서 활용된 소품도 아니고, 단순히 영화의 한 장면을 상상하게끔 연출된 공간들에서 워너브러더스가 쌓아온 100년이라는 시간의 깊이를 만나볼 수 없을 것 같다. 워너브러더스가 만든 작품을 즐기고 화면 안에서만 볼 수 있었던 소품과 공간들을 직접 만나보고, 그 안에서 관람객들이 좀 더 입체적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전시의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전시 후반부에서는 내년 1월 개봉예정인,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리퀄 영화 『웡카』를 느껴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가 준비 돼있다.

▲영화 『웡카』 개봉 기념 미디어아트 전시 공간 ⓒ서울문화투데이

여러 명작을 만들고, 상업 영화에 있어서 새로운 변화를 선도해왔던 워너브러더스 역사를 만나보기엔 전시가 입체적이지 않다. 특히 <매트릭스>나 <해리포터>를 주제로 꾸며진 공간들이 단순히 영화의 한 소재를 구현한 것에 끝나서 아쉬움이 남는다.

100년이라는 역사 속 만들어진 워너브러더스의 콘텐츠로 이뤄진 전시는 한국의 중년층과 2030세대를 아우르고, 애니메이션 요소로 어린이도 즐겁게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념, 축하 등의 의미인 ‘셀러브레이션’이 전시에 잘 담겨있는지는 관람객들이 판단할 영역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