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맞은 국립무용단 <묵향>, 4년 만에 해오름극장 공연
10주년 맞은 국립무용단 <묵향>, 4년 만에 해오름극장 공연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3.11.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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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17,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국립무용단 전 단원 출연…14·15일, 16·17일 출연진 상이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2013년 초연 이후 10년간 10개국에서 43회 공연하며 꾸준히 완성도를 쌓아온 국립무용단 대표 레퍼토리 <묵향>이 내달 14일 10주년 기념 공연을 선보인다. 

▲국립무용단 <묵향>, 3장 난초 공연 장면 ⓒ국립극장
▲국립무용단 <묵향>, 3장 난초 공연 장면 ⓒ국립극장

<묵향>은 정갈한 선비정신을 사군자를 상징하는 매·난·국·죽에 담아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낸 작품이다. 윤성주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고(故) 최현의 ‘군자무’에서 영감받아 안무하고, 간결한 양식미로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온 정구호 연출이 세련된 무대미학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무용·의상·음악 등 작품을 이루는 요소는 최대한 전통 양식을 유지하면서, 극도로 세련된 무대 미학으로 동시대 한국춤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렸다 평가받았다. 한국춤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제시한 <묵향>은 관객과 평단의 호평에 힘입어 초연 6개월 만에 재공연했으며, 이듬해 세계 무대까지 진출하는 등 단숨에 국립무용단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한국무용으로서는 이례적으로 10년간 장기공연을 이어온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겸비한 작품이기도 하다. 

일본·홍콩·프랑스·덴마크·헝가리·세르비아 등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공연하며 전통의 세계화를 이끈 성공적 사례로도 손꼽힌다. 최근에는 캐나다(국립예술센터)·미국(존 에프 케네디센터)을 찾아 북미 관객과 평단의 환호 속에 한국무용 한류에 앞장서는 <묵향>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묵향>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서무와 종무는 먹향을 품은 백색과 흑색으로, 2~5장은 사계절을 상징하는 매화·난초·국화·대나무를 화려한 색채로 표현한다. 무대를 압도하는 강렬한 색감과 세련된 비주얼은 매 순간 한 폭의 그림을 보는듯한 명장면을 탄생시킨다. 한국춤의 미학을 응축한 안무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지나친 감정표현도 없이,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호흡으로 정중동의 미학을 표현한다. 

▲국립무용단 <묵향>, 4장 국화 공연 장면 ⓒ국립극장

안무가 윤성주는 “작품의 핵심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길고 짧은 호흡, 치맛자락 아래로 언뜻 스치듯 보이는 내밀한 버선발의 움직임이다”라며 “디테일한 움직임의 자취에서 한국춤 고유의 색과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관람 포인트를 소개했다. 특히 우아한 산조와 정가 선율에 맞춰 화폭 위로 번지는 먹과 같은 무용수들의 유려한 춤사위를 따라가다 보면 과거 선비들의 멋과 여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연출가 정구호는 “<묵향>은 국립무용단의 귀중한 자산인 ‘전통춤’ 혹은 ‘한국춤’이 지닌 무한한 깊이와 품격을 보여주는 작품이다”라며 “한국춤의 뿌리와 핵심을 추출해 현대적으로 표현했기에, 가장 진화된 전통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무용단 <묵향>은 내달 12일부터 1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며, 17일 공연 종료 후에는 10년을 함께한 제작진·출연진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가 예정되어 있다. 15일과 16일에는 무용수 사인회가 마련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