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근의 얼씨구 한국음악과 문화]국립충청국악원 설립의 단초, 충남 서산의 문화예술자원 중고제
[주재근의 얼씨구 한국음악과 문화]국립충청국악원 설립의 단초, 충남 서산의 문화예술자원 중고제
  • 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 승인 2023.11.2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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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주재근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그 지역이 갖고 있는 역사·문화·자연의 고유성과 잠재성, 활용성이 무엇인지를 먼저 찾는 것이 중요”

“서산시에서 수십년간 활발하게 중고제를 활용하는 이면에는 국립국악원 유치를 위한 것임은 시관계자와 의회, 문화계 인사들 모두 공감하고 있으며, 서산시에는 진정 중고제 및 내포제를 활용하여 중장기적으로 서산시의 고유문화예술자산과 관광과 연계한 기반 구축이 되어야”

유네스코(UNESCO)에서 인류가 보존하고 계승해야 할 가치가 있는 세계무형문화유산 종목으로 판소리를 선정하게 된 데에는 오랜 역사성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이다. 수백년 동안 판소리 예술가와 후원자, 애호가들이 판소리의 사설을 넓히고 음악적 깊이를 더해가며 오늘날까지도 한국 민속음악의 대표적 성악장르로 남아 있다.

문화산업으로 산업 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오늘날 그 지역이 갖고 있는 역사·문화·자연의 고유성과 잠재성, 활용성이 무엇인지를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충청지역에서도 중고제와 관련한 학술적 접근 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 활용방안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충청남도 서산시의 중고제 관련 인물로 심정순(1873~1937)에 이은 심재덕·심매향·심상건·심화영으로 이어지는 등 서산시는 중고제 명가문을 이룬 곳이다. 또한, 고수관(1764~1843), 방만춘(1825~?), 김봉문(1876~1930)등이 서산 지역 판소리 명창으로 알려져 있다. 서산시에는 심정순의 생가와 심재덕이 운영하던 낙원식당, 심정순 기념비가 세워져있으며, 고수관의 생가터와 기념공원, 자진사랑가 노래비, 기념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서산시의 시도무형문화재로 박첨지놀이(제26호, 2000년 1월11일 지정), 승무((제27호, 2000년 1월11일 지정) 만 지정되어 있다. 서산시의 문화예술자원인 중고제에 대한 보존과 전승에 대한 문화재 지정 없어 서산시와 충남도의 문화유산정책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2020년 5월 서산시의회(의장 임재관) 이수의 의원이 대표발의한 ‘중고제 판소리 보존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상정되어 있다. 조례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제3조에는 “시장은 중고제의 복원·계승 및 관련 유적의 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중고제와 관련한 연구 및 조사 ▲중고제의 전승 및 대중화를 위한 행사나 공연 ▲그 밖에 시장이 목적달성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중고제 관련 사업에 대해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산시의회 이수의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가충순, 이경화, 조동식, 최일 의원등 4명이 공동발의안‘서산시 중고제 판소리 보존 및 지원에 관한 조례’는 2020년 9월 14일 본회의에 상정되어 가결되었으며 9월 25일 공포되었다. 「서산시 중고제 판소리 보존 및 지원에 관한 조례」는 충청권 지자체 가운데 지역문화예술자산인 중고제 보존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였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2020년 4월, 서산시와 서산시문화도시사업단에서는 중고제 대중화 캠페인 일환으로‘서산의 중고제 명창들’CD를 제작해 유관 기관 및 단체에 무상 배포하였다. 한편 서산시와 사업단은 2019년부터 문화예술과 중고제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모이는 ‘풍류살롱’을 매달 개최하고, 이 달의 중고제 명창을 통해 서산의 대표적인 명창들을 선정해(6월 심정순, 7월 심상건, 8월 방진관, 9월 심매향, 10월 심화영) 포스터 및 SNS를 통해 소개하는 등 중고제 대중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판소리 중고제와 서산 출신의 중고제 명창 알리기에 노력해 왔다.

서산시에서 수십년간 활발하게 중고제를 활용하는 이면에는 국립국악원 유치를 위한 것임은 시관계자와 의회, 문화계 인사들 모두 공감하고 있다. 그동안 타 지자체에서 국립국악원 유치를 위한 지역 문화자산 활용과 예술인등을 이용하였으나 국립국악원 유치를 포기함에 따라 급속하게 문화예술 열기가 떨어진 사례를 여러 볼 수 있었다. 이에 서산시에는 진정 중고제 및 내포제를 활용하여 중장기적으로 서산시의 고유문화예술자산과 관광과 연계한 기반 구축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