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태평양 미술관 3곳 모여⋯서울시립미술관 《우리가 모여 산을 이루는 이야기》
아시아 태평양 미술관 3곳 모여⋯서울시립미술관 《우리가 모여 산을 이루는 이야기》
  • 김연신 기자
  • 승인 2023.12.08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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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에 주목⋯서울시립미술관 ꞏ싱가포르미술관 ꞏ퀸즐랜드주립미술관 세 기관 협력
31팀 참여, 작품 69점 전시⋯동시대 미술관 역할 강조
지난 7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서울문화투데이 김연신 기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미술관 세 곳의 작품이 서울에 모인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지난 7일, '공유'의 가치에 주목하며, 싱가포르미술관, 퀸즐랜드주립미술관과 협력 전시를 열었다. 지난 7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31팀이 총 69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미래, 〈히스테리, 엘레강스, 카타르시스 섬들〉, Mire Lee, Hysteria, Elegance, Catharsis_ the islands,2017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이미래, 〈히스테리, 엘레강스, 카타르시스 섬들〉, Mire Lee, Hysteria, Elegance, Catharsis_ the islands, 2017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이번 전시는 세 미술관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3개년 소장품 프로젝트의 첫 번째 프로그램이다. 전시 제목의 '산'은 '관계'와 '공동의 지식'을 의미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공유'라는 의제를 실천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에서 소장품은 공유의 도구 및 촉매제로 기능하며 '공유의 장으로서 동시대 미술관의 역할'을 강조한다. '사랑하기', '추상하기와 침묵하기', '번역하기', '섬하기' 등 실천의 행위를 주제로 군집을 형성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아만다 헹, 〈대화를 합시다〉, Amanda Heng, Let’s Chat, 1996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아만다 헹, 〈대화를 합시다〉, Amanda Heng, Let’s Chat, 1996 (사진=서울시립미술관)

동시대 미술에 주목하는 만큼 퍼포먼스 작품들이 눈에 띈다. 아만다 헹의 <대화를 합시다>는 둥근 테이블에 앉아 '콩나물 다듬기'라는 일상적인 행위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퍼포먼스다. 작가와 참여자들이 대화를 나누며, 과거 싱가포르 여성들이 자연스레 유대를 형성하던 풍경을 재현한다. 

아만다 헹은 주로 국가와 개인의 정체성, 집단 기억과 사회적 관계, 젠더 정치와 싱가포르 사회의 문제를 탐구해왔다. 이 작품은 편안한 환경에서 개인사와 공통의 사회사를 연결하며, 하나의 문화를 공유하는 공동체가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히만 청, 〈기하학에 관한 단편 소설〉, Heman Chong, A Short Story About Geometry, 2009
히만 청, 〈기하학에 관한 단편 소설〉, Heman Chong, A Short Story About Geometry, 2009

히만 청의 <기하학에 관한 단편 소설>은 작가가 쓴 단편 소설을 암기하는 퍼포먼스다. 미술관 어딘가에서 긴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이 발견된다면 이 퍼포먼스를 수행 중일 수 있다. 전달자는 참여자에게 전달자가 500단어 길이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참여자가 암기해야만 퍼포먼스는 끝이 난다. 

퍼포먼스는 다량의 정보가 넘치고 대량으로 출판되는 현대 사회에서 구전으로 전달하는 이야기의 의미를 탐구하게 한다. 작가가 제안한 방식은 더디고 번거롭지만, 지식과 정보의 전수를 넘어서 이야기 공유를 통한 친밀감과 유대감을 추구하고자 한다.  

홍미선, 〈Code 10〉, Hong Misun, Code 10, 1994 (사진=서울시립미술관)
홍미선, 〈Code 10〉, Hong Misun, Code 10, 1994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전시는 공유의 실천을 주제로 삼은 만큼 관객 참여에도 중점을 뒀다. 8일에는 세 기관의 큐레이터와 출판 프로젝트 에디터들이 대화를 나누는 <공공 미팅>이 열린다. 임정수 작가의 퍼포먼스 <그 몸뚱어리는 이미 그림자를 잃었습니다>도 준비했다.

9일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마련된다. 참여 작가인 디 하딩과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손혜민, 유소윤)이 참석한다.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며, 도슨팅 앱을 통해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관람 일정과 상세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참여 작가는 다음과 같다. ▲강은엽 ▲구수현 ▲김범 ▲김홍석 ▲김신록 & 김홍석 ▲키리 달레나 ▲파이어룰 달마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손혜민, 유소윤) ▲마이클 리 ▲무제 프로젝트(장은하, 텡옌후이, 루하 피피타) ▲리웬 ▲림차이추엔 ▲안젤리카 메시티 ▲보니타 엘리 ▲이우환 ▲이미래 ▲이이란 ▲히만 청 ▲히만 청 & 르네 스탈 ▲탕다우 ▲게리 로스 파스트라나 & 조이 둘레이 & 임정수 ▲파트타임스위트 ▲브라이언 푸아타 ▲에밀리 플로이드 ▲디 하딩 ▲함양아 ▲아만다 헹 ▲홍명섭 ▲홍미선 ▲홍이현숙 ▲Sasa